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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의 아이들 (23) 횡성 청소년오케스트라 1기단원들애국가 연주로 기자를 감동시키다
이창조 기자 | 승인 2014.07.06|(0호)

횡성군에 청소년교향악단이 만들어졌다. 초등학생 31명, 중학생 15명, 고등학생 11명 등 모두 57명의 초중고생 연주자들이 횡성군청소년교향악단 1기 단원으로 뽑혔다.
 

▲ 집중! 또 집중이다. 오디션 진행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참여자들

 


 오케스트라 단원을 뽑기 위한 오디션은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됐다. 같은 날 진행된 인재육성관 선발시험에도 참가하는 학생들을 배려해 오전에는 횡성고등학교에서, 오후에는 횡성교육지원청 2층 강당에서 각각 오디션이 열렸다. 오디션장에선 응시자들뿐 아니라 자녀들을 응원하기 위해 온 부모들에게서도 긴장의 호흡이 들려왔다.  앞 순번에 배치돼 일찌감치 오디션을 마친 김수인(횡성초 3년) 양은 자신의 순서가 끝난 뒤에도 열심히 참가자들의 연주를 경청했다. 바이올린을 배운지 3년되었다는 수인양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중했다. 휴식시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눠봤다.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고 싶은 이유가 뭐에요.
 = 음악을 하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피아노학원 다니면서 배우다 보니까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오카리나를 배우게 됐어요. 하다 보니까 사람들 앞에서 음악하고 싶고 더 큰 무대에서 음악하고 싶어졌어요.(이날 수인 양은 바이올린 연주자로 참가했다.)
 - 오디션 오기 전에 뭐했어요.
 = 아침에 영월에 갔다가 왔는데 밥 먹으면 늦을 거 같아서 밥도 안 먹었어요.(오디션 시간은 오후 2시였다.) 아침에 ‘어떤 옷 입고 갈까.’ 많이 고민했어요.
 - 오늘 뭐 연주한 거에요. 잘 한 거 같아요.
 = 자이츠협주곡 2번 3악장이에요.(과문한 기자로선 알 리 없는 곡명이다.) 오늘 잘 한 것 같고 만족스러워요. 근데 안 붙을 거 같은데 붙으면 좋겠어요. 저보다 잘하는 언니오빠들이 너무 많아요.
 수인 양은 1차 연습모임에서 다시 만났다. 이제 수인 양은 어엿한 ‘오케스트라 단원’이 다.

탄성 불러온 고학년들의 연주실력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열 살 터울 가까운 학생들이 참가하다 보니, 실력의 차이도 조금씩 눈에 띤다. 연주경력이 긴 중고생들의 연주 때는 탄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노혜성(민사고) 양의 연주가 끝나자 사회자는 “이 언니는 고등학생이니까 기죽지 말라”며 다른 참가자들을 다독일 정도. 혜성 양은 7년째 바이올린을 연주해 왔다고 했다. 혜성 양은 학교 내에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있지만, 좀 더 폭넓게 활동하고 싶어서 오디션에 참여했다고 한다.
 “교내 오케스트라는 지도 선생님 없이 학생들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곳에 와서 전문 음악선생님 통해 지도받아보고 싶어요.”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다들 경험과 실력을 갖춘 건 아니었다. 관악 파트에 지원한 장준이(횡성고 2년) 군은 악기를 잡은 지 1년도 안 된 초보연주자다. 그러면서도 오디션 통과를 자신했다.
 “취미삼아 시작했는데요, 오케스트라 통해서 실력을 늘리고 싶어서 참가했어요. 저 합격할 것 같아요. 왜냐면 바순은 저 하나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오디션이 끝나고 모두 57명의 단원이 선발됐다. 악기별로는 바이올린(26명), 첼로(8명), 비올라(1명), 콘트라베이스(1명) 등 현악파트에 36명, 플루트(9명), 클라리넷(4명)과 바순, 튜바, 트럼본(각 1명) 등 관악 파트에 16명, 그리고 피아노 3명과 타악기연주자 2명이다.

 

 

 

▲ 휴식시간을 맞아 긴장이 풀린 듯 밝게 웃는 김수인 양(횡성초3년). 가장 저학년의 참가자이기도 하다.

 

 

▲ “탈락할 것 같아요. 작년에 시작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 잘해요. 실수 없이 잘한 건 좋아요. 넓은 무대에서 하는 건 처음인데, 실력 비교도 해보고 싶었어요.” 전승건(둔내중2년, 플루트)
▲ 최저학년 참가자이자 최단신으로 보이는 박찬승(횡성초3년, 바이올린)군이 초집중의 정성으로 ‘사냥꾼의 합창’을 연주하고 있다.
▲ 이번 오디션의 유일한 바순 연주자였던 장준이 군(횡성고2년). 자신의 예상대로 합격했다.
▲ 에구, 또 틀렸네...” 잔뜩 긴장한 진연우(횡성초4년) 군이 멋쩍은 표정을 지어가며 바이올린연주를 이어가고 있다.
▲ 1년 쉬었는데 다시 시작했어요. 오디션 괜찮았던 거 같아요”전소희(둔내고1년, 첼로)


6월 14일 횡성교육지원청에서 진행됐던 오디션, 그리고 합격자 발표 이후 6월 21일 진행된 첫 연습모임에 참여한 어린 연주자들의 모습을 따라가 봤다.

 

 

▲ 연습 첫 날, 관악파트의 단원들이 지휘자에게 온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마에스트로 도광선(횡성고) 선생님

 

 

 



합격자발표 후 사흘 뒤인 주말(21일) 오후 청소년교향악단의 첫 번째 연주모임이 소집됐다. 장소는 횡성문화예술회관 1층의 소공연장. 정규단원들 외에 전문 강사진 10여명과 참관하러 온 학부모들까지 들어선 작은 공간은 소곤거림과 분주한 시선들로 빽빽했다.
정식 연습에 들어가기 앞서 손평 강원도횡성교육지원청 교육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여러분들이 횡성의 문화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횡성을 예술의 도시로 만들어가도록 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꿈과 재주를 이루도록 열심히 해주세요.” 지휘를 맡은 도광선(횡성고 음악교사) 선생님도 덕담을 던졌다. “이 자리가 서로의 선물보따리를 나눠주는 시간, 서로의 소리를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악기연주가 아직 서툰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교향악단 운영에는 많은 전문 강사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교육청에 따르면, 모두 14명의 강사가 파트별로 학생들을 지도하게 된다. 이날 관악 파트를 지도하기 위해 온 설용빈(서울대 기악과2년, 트럼본 전공) 강사는 “전반적으로 횡성고 관악부 연주자들의 실력이 탄탄하고 기본기가 있다”며 “저도 가르치면서 배우는 게 크기 때문에 이렇게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 서툴고 어색한 새내기 단원들
산만하던 공연장에 지휘봉이 움직이기 시작됐다. 긴장감이 다시 올라오는 가운데, 새내기 연주자들에겐 모든 게 낯설고 익숙하지가 않다. 특히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과 지휘자에게 집중하는 일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자~ 여기 바라봐야지!” “발을 자꾸 움직이면 안 되지!” 지휘자 선생님으로부터 연이은 ‘지적’이 나온다. 오로지 지휘자의 ‘손’과 ‘눈빛’만 바라보며 이해해야 하는 ‘소리 없는 소통’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연습을 마친 뒤 도광선 지휘자가 말했다. “첫 시간인데 이렇게 잘 해줘서 감사해요.”
이날 연습한 곡은 <애국가>와 <묵념곡>. 다양한 악기들이 애국가의 첫 소리를 맞추는 데에만 몇 차례의 시도를 해야 했다. 그러더니 소리의 질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따로 노는 듯하던 각각의 소리들이 어느새 하나의 조화로운 음색으로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평소 감동을 느껴본 적 없던 애국가 연주가 그렇게도 ‘감동적’으로 들릴 수 있다니! 지면이라서 그 ‘소리’를 직접 전달할 수 없다는 게 유감이지만, 기자의 인생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었다.

 

▲ 노혜성(민사고2년)양은 바이올린 파트의 연주자들 가운데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도 무거워 보인다.

 

▲ 이효림(사진 뒤쪽, 성북초 5년, 첼로) 양은 “학교 말고 다른 곳에서도 (연주)해보고 싶었는데, 어려운 곡을 하게 될 것 같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도 “열심히 어떤 곡이든 다 하고 싶다”고 했다.
▲ 서있기에도 공간이 부족한 소공연장. 보다 원활한 연습을 위해 대공연장으로의 이동이 필요해보인다.


이날 연습장에 들어와 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아쉬워 한 점은 소공연장이 너무 비좁다는 것. 때마침 한규호 군수가 당선자 신분으로 공연장을 찾아 왔다. 소공연장 외에 대공연장도 연습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청소년교향악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문화예술회관에서 연습에 매진하게 된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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