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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세입자 울린 양심불량 가족전세보증금 먹튀, 횡성지역 10가구 이상 피해입어
아들은 원주 모 보험회사 우수계약사원... 돈도 없고 직업도 없다 주장
이창조 기자 | 승인 2014.07.06|(0호)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지역사회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던 세입자들이 결국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에 해결을 요청했다.
 고아무개 씨 가족 소유의 다가구주택(횡성읍 북천리 소재)에 거주했던 A씨 등 세입자들은 지난 6월초 고 씨와 그의 아들 ㄷ씨, 부인 장 씨 등을 사기 혐의로 횡성경찰서에 고소했다. 세입자들이 거주했던 다가구주택은, 2000년에 고 씨 부부가 농협대출(최종 5억2천만원)의 담보로 제공해 근저당권이 설정된 건물이었다.

<표> 임대계약 피해자와 피해규모

피해자

보증금

(단위:만원)

피해액

(단위:만원)

계약시기

계약당사자

거주 건물(보증금 환수내역)

A

2,700

2,700

2011. 6.

고 씨(아들)

북천리 다가구주택

B

2,500

2,500

2012.4.

고 씨(아들)

북천리

C

2,200

2,200

2010. 4.

장씨(어머니)

북천리

D

2,700

2,700

2011. 4.

고씨(아들)

북천리

E

1,300

500

2011. 5월

고씨(아들)

북천리(경매배당 800만원)

F

1,700

900

2012. 5

고씨(아들)

북천리(경매배당 800만원)

G

1,500

700

2012.10.

고씨(아들)

북천리(경매배당 800만원)

H

1,500

1,500

2011. 3.

고씨(아들)

북천리

I

1,000

-

2011.

고씨(아들)

읍상리 구옥

(포크레인 가압류후 돌려받음)

J

1,100

100

2009. 2.

고 씨(아들)

북천리/읍상리(2014. 5월 고씨(아버지)로부터 1000만원 돌려받음)

총액

17,100

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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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씨 부부가 14년이 되도록 채무를 갚지 못하면서 경매절차를 통해 올해 4월 18일 제3자에게 매각됐다. 세입자들 중 보증금 2천만원 이하였던 E씨 등 세 명만이 800만원씩의 경매배당금을 받았을 뿐, 나머지 세입자들은 한푼의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자 중에는 기초생활수급권자가 세 명이나 되는 등 모두가 서민들이다. (<횡성희망신문> 5월 26일자 참조) 
 세입자들이 “의도된 사기”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부모를 대신해 계약대리인으로 나섰던 고씨의 아들 ㄷ씨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아들 ㄷ씨가 의도적으로 전세계약을 유도한 뒤, 보증금을 들고튀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례가 확인된 열 가구의 세입자 가운데 아홉 가구가 아들 ㄷ씨와 계약서를 작성했다. 특히 피해자 B씨 등은 “경매개시결정이 임박한 시점인데도 아들 ㄷ씨가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전세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분명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부모인 고 씨 부부가 모르는 전세계약이 맺어진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 D씨는 “빚진 건 아무 것도 아니라느니 큰아버지가 축협조합장이라느니 건물도 다 고쳐줄 수 있다느니 했는데 좋은 차 타고 다녀서 부잣집 아들 같아서 믿었다”면서 “가족들의 일련의 행위가 처음부터 사기였다”고 주장했다.
 취재과정에서 고 씨 가족과의 임대계약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더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동네 사람’이라는 이유로 부동산중개인 없이 아들 ㄷ씨와 계약을 맺었던 H씨는 “2011년 11월 5일까지 입금하겠다”는 서면약속까지 받았지만 지금껏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I씨는 읍상리에 위치한 고 씨 소유 주택에 살았다가 보증금을 못 받아 고생을 했다. I씨는 고 씨 소유의 포크레인과 트럭에 가압류를 신청한 뒤에야 겨우 보증금을 돌려받았다.
 J씨는 2011년 2월 전세계약이 끝났지만 지난 5월초에야 전세금의 일부를 되돌려받은 경우다. 장애가 있는 J씨를 대신해 계약을 맡았던 동생에 따르면 “집 계약할 때 (아들 ㄷ씨가) 그랜저 끌고 왔는데 돈(보증금) 내줄 수 없으니까 고 씨소유의 다른 주택으로 이사가라”고 했다고 한다. 보증금을 못받은 J씨가 이사간 고 씨의 또다른 주택에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현재 J씨 외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
 변제해야할 금액을 “1억2천”으로 기억하고 있는 ‘아들 ㄷ씨’는 “돈이 있어야 갚죠”라며 변제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삼척에 거주한다며 “마땅한 직업도 없고 월 50만원도 못 번다”고 말했지만, 신뢰할 수 없는 주장으로 보인다. ㄷ씨는 현재 원주의 한 고층아파트에 살고 있고 원주 모 보험회사에서 영업직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엔 ‘우수보험계약사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ㄷ씨의 아버지 고 씨는 “나를 이렇게 (언론을 비롯해서) 망가뜨려 놓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항변했다. 북천리 주택의 법적 소유주는 부인이고, 계약을 하고 돌아다닌 것은 아들이어서 자신은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농협에서 대출받은 돈에 대해서도 “소를 샀는데 그것도 그놈(아들)이 (뭐해달라 뭐해달라 하면서) 다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 차례 “자식을 잘못 키운 탓”이라고 말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고 씨는 “아내와 10년 전에 헤어졌고 이미 가정관계가 파탄났다”고 주장하지만, 부부가 조곡리나 유현리의 거주지에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증언들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에 입주했던 피해자 F씨는 “아들이 계약금을 가져간 뒤에 부부가 찾아와서는 잔금은 자기들한테 달라고 했다. 그래서 조곡리에 가보니 두 사람이 있었고, 거기서 잔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조곡리와 유현리의 고씨 부부 부동산은 모두 경매로 타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갔지만, 고 씨는 여전히 조곡리 창고를 작업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편, 아들 ㄷ씨는 형사고소를 당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경찰로부터 통지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고소했다고 하자 “내가 다 (돈을) 쓴 것도 아닌데”라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취재가 시작되고 고소인들의 문의가 있던 날, 횡성경찰서는 피고소인 고 씨가족들에게 관련사실을 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경찰관은 “아들에게 출석을 요구했는데 (출석)하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개인들 간에 종종 발생하는 채무관계 다툼이긴 하나, 피해자의 숫자가 너무나 많다. 피해가 발생한 과정과 이후 해결과정을 보면 고 씨가족의 억울하다는 주장도 변제능력이 없다는 주장도 신뢰하기 힘들다.
 지역사회 내의 최소 10가구 이상, 그것도 돈없는 서민들이 피해자인 만큼 지역민 다수가 세입자들의 딱한 처지를 동정하고 고 씨 가족의 비양심적인 처사를 비난하고 있지만 고 씨 가족 누구도 ‘사과’나 ‘양해’의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고 씨가족의 양심과 인정에 호소하던 피해자들이 결국 ‘공권력’을 통한 ‘단죄’를 요청하게 된 이유다.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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