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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인사’라지만...민선8기, 6개월 동안 5급이상 보직 변경만 13회...주민 위한 양질의 창의적 업무 기대 힘들어
조만회 | 승인 2024.01.21|(286호)

잦은 보직변경, ...업무 전문성, 조직 안정성 저해, 민원인 불편 초래
인사 불만은 청렴도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나

재임 2년도 되지 않은 공무원 전보 발령은 지방공무원법 위반

 

“부서장의 전문성과 조직 안정을 위해서는 5급 이상은 최소한 1년의 임기는 보장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늘고 있다”
횡성군청 한 공무원은 5급 이상 부서장의 잦은 변경을 우려했다.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5번의 횡성군 인사에서 5급 이상 공무원이 현 직위 재임 기간을 1년도 못 채우고 전보된 경우가 총 13번인 것으로 나타났다.

Y 과장의 경우 지난해 7월 1일 자로 전보된 지 2개월 만에 자리를 옮겼다. Y 과장과 자리를 맞바꾼 L 과장도 4개월 만에 강원도로 파견됐다. K 과장의 경우 지난해 7월 1자 인사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한 지 6개월 만에 세종시로 파견됐다. 6개월 단위로 두 번이나 자리를 옮긴 과장도 있었다. 업무파악하자마자 타 부서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심지어 민선8기가 출범한 이후 재임 1개월 만에 타 부서 과장으로 옮겨간 경우도 있었다.

횡성군청 전경

현 직위 재임 2년도 되지 않은 공무원을 전보 발령하는 것은 지방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 지방공무원법 임용령 제27조 ①항 "임용권자는 소속 공무원을 해당 직위에 임용한 날부터 2년의 필수보직 기간이 지나야 다른 직위에 전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 규정 위반을 따지기 이전에 사무관 이상에 대한 잦은 보직 변경은 인사권자가 결정한 지난 인사가 잘못됐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여서 군정 운영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한편 부서장에 대한 잦은 인사는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 조직의 안정성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하는 것은 물론 업무 공백으로 인한 민원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횡성군의 A 공무원은 "현 직위에 보직 기간을 2년으로 규정한 지방공무원법 임용령이 왜 존재하겠느냐"며 "업무를 익혀서 일할 만한 시기가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인데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른 직위로 이동하면 주민을 위한 양질의 창의적 업무는 기대할 수도 없으니 행정적 손실은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사무관 이상만이 아니라 6급 팀장 이하의 자리 이동이 잦다 보면 언제 옮길지 모르는 데 현 직위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려는 공무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업무의 안정성과 전문성 등을 감안해서 지방공무법도 2년이란 필수보직기간을 보장하려는 것일 터인데 인사권자의 ‘내 맘대로’ 인사를 수긍하는 공무원은 없을 것이다"라고 횡성군의 잦은 보직 변경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주민들도 공무원의 잦은 보직 변경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재직 6개월 후, 길어야 1년 재직 후 다른 부서로 옮기기가 반복되면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주민 행정 서비스가 나올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주민 P 씨는 "민원 때문에 군청을 방문하면 담당 직원이 자주 바뀌거나 팀장과 과장이 한꺼번에 바뀌면 민원 내용을 다시 전부 설명해야 하는 등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읍면장의 잦은 변경도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명의 면장이 6개월 만에 정년퇴임하는 면의 주민 일각에서는 “일 년에 2번이나 면장이 바뀌게 되는데 이래서야 우리 면의 발전을 위한 정책이나 사업을 제대로 고민하고 펼칠 수 있겠느냐. 6개월짜리 면장 임명은 우리 면을 홀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불만스러워했다. 또다른 주민은 “퇴임면장 챙기기 관행을 무시할 수도 없는데 6개월 만에 또 면장이 정년퇴임하게 되는 것도 솔직히 부담된다”고 했다.

횡성군 공무원의 잦은 보직 변경에 대한 공무원과 주민들의 불만은 국민권익위 2023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 반영됐다. 공무원과 주민이 평가하는 청렴체감도 평가항목 중 공무원은 인사 위반이, 주민들은 공무원의 소극행정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잦은 보직 변경에 따른 인사의 난맥상과 질 낮은 행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횡성군과 주민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인사 규정 준수, 실질적인 인사위원회 권한 강화, 논공행상과 연고에 따른 인사 배격 등의 인사 혁신을 통해 주민과 공직자 모두의 불만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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