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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안보란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만 한다.
지난 12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다.”며 “대남 부문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내세웠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하여 북한의 핵 미사일 위험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취임 초부터 “응징이 곧 억제”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단지 말에 그치지 않고 지난 6일과 7일 서해의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포격을 가한데 이어, 대한민국도 이에 질세라 지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화력 훈련으로 맞불을 놨다.
이렇게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지만 위기관리를 위한 노력보다는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여 대치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남북, 북미 간의 대화 채널이 이미 오래전부터 단절되었고, 군사 핫라인 등도 부재한 상태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나라들도 위기 중재를 위한 노력보다는 자신들의 문제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내·외부적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에서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보듯이 전쟁은 쉽게 끝나지도 않고 막대한 피해를 낳는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지정학적으로 주변 강대국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더 큰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안보란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만 한다. 그렇기에 정부는 현재의 대립 구도를 타파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함에도 강경한 발언과 군사 훈련 등으로 긴장을 강화시키며, 전 문재인 정부 탓만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가짜평화 주장이었다.”며 비판하고 국방력 건설에 소홀했다고 비난한다. 이에 야당은 여당에 대해 경쟁하듯 서로를 자극하고 적대시하며 불신과 반복이 더욱 깊어지게 하고 있다며 비난한다. 서로 상대방 탓만 하고 있는 것이다.
전 정부의 인사들은 사이좋던 남북 관계를 현 정부가 망가뜨렸다고 하고 있지만 이미 남북 관계는 2019년부터 악화되었다. 여당은 국방력 건설의 소홀을 주장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군비 증강은 역대 최고였다. 정부 출범 시인 2017년에 세계 12위로 평가받던 군사력이 2021년 6위로 상승했으니 말이다. 2019년 이후 남북 관계의 악화도 대북 제제의 유지, 비핵화 촉진 등의 문제에 있어 문재인 정부가 진전된 안을 내놓지 못함으로써 기인한 측면이 크다.
서로 크게 다를 것도 없는 정책을 갖고 상대방을 비난만 하는 것은 진영논리로 북한과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전 정부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이 아니라 냉정하게 평가하고 그로부터 대안을 내 놓아야 하지만 현 정부는 그럴 의지가 없어 보인다.
2019년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의 회담 때까지만 해도 북한은 북미 관계 정상화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회담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나면서 북한은 북미, 남북 관계에서 적대관계에서 평화단계로의 미련을 접고 제재를 풀기 위한 노력도 접은 듯 보인다. 신냉전이라는 상황(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대립 격화)에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교 노선을 변화시켰다. 이미 완성되었다고 하는 핵 무장을 통해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 위기 돌파를 위해 자력갱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정보가 차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 잘은 알 수 없으나 TV 프로그램 ‘북한은 지금’ 등에서 단편적으로 얻는 정보에서도 경공업 발전과 농업 생산력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전의 북한과는 다른 새로운 북한이다. 북한은 한민족이라는 개념을 폐기하고 서로 다른 국가임을 내세우고 있고, 핵 무장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한반도 비핵화는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이렇게 변화된 상황이지만 한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대화가 가능할 리 없다.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전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핵화가 아닌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지금 남북 모두에게 필요한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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