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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는 성공할까
태준호 기자 | 승인 2024.02.06|(287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 아닌 그 당의 이념인 강령을 내놓고 그 강령을 실현하기 위한 공약을 제시해야 성공할 수 있다

4월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대결이 극한으로 치달아 닫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의 발전보다는 총선에서 표의 유불리만을 따지다 보니 8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구구조차 획정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여야의 대립에 더해 당 내부의 대립도 심화되고 있다. 여야 모두 전 당 대표가 탈당하여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이질적인 집단이지만 선거의 승리를 위해 ‘제3지대 정책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그들 간의 연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새로운 정당의 창당은 반길 일이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보면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외하고는 양당 정치에 신물을 느끼고 있다. 소선거구제 하에서 사표 심리로 인하여 제3세력에 대한 선택이 어려운 점과 유권자들이 지역이나 세대 차이에 의해 극명하게 갈려진다는 점 등에 의해 표면화되지 않고 있을 수는 있으나 주변의 많은 사람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 동감한다.

유럽의 정치 지형을 보면 다당제하에서 어느 하나의 정당만으로 정권을 유지할 수 없어 연정을 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연정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양당이 서로 나눠 먹기를 하니 이런 배려가 없다. 오직 지지층에 기대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정당화하는 한 치 양보도 없는 정치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당이 출현하고 캐스팅보트를 쥘 정도의 세력을 형성한다면 분명 대한민국 정치의 발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정반대로 이들의 탈당과 창당을 바라보면 씁쓸할 뿐이다. 이들은 ‘제3지대’라는 새로운 표현을 하며 기존 정치를 벗어나 새로운 개혁정치를 한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의 내용이 무엇인가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다. ‘65세 이상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폐지’ 등 자신의 지지층이 좋아할 만한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단발적일 뿐이다. 하나의 정당이 정당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당의 이념인 강령을 내놓고 그 강령을 실현하기 위한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이러한 절차가 불과 몇 개월 안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이러한 정치적 목표 없이 인기 있을 것 같은 몇몇 공약만을 내세우는 것은 그들의 한계를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제3지대’로 뭉친다고 하는 이들은 기존에 자신들이 머물던 정당도, 생각하는 지향점도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뭉치는 것은 현재의 거대 양 당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당선에만 관심이 있을 뿐 정치의 변화 즉 선거제도 개혁, 나아가 대한민국 정치의 개혁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솔직히 말해 이들이 자신의 정당을 박차고 나간 이유는 이번 총선에서 공천받기 어려운 사정이 있어서가 아닌가?

현재 양당의 국회의원 나눠 먹기를 없애기 위해서 다당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다당제는 이념적으로 새로울 것 없는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 아닌, 강령에 의해 명확하게 표현된 정당을 설립하고 그 정당에 투표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현재의 소선거구제하에서는 그것을 바랄 수 없다. 1등만이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는 현재의 선거구제에서는 과반 이상 유권자의 표가 사표가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했음에도 3분의 2의 의석을 가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몇 표 차이로 당락이 엇갈리는 수많은 선거구가 존재할 것이고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는 표는 사표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방법밖에 없다.

처음으로 돌아가 대한민국 국회는 아직까지 선거구를 어떻게 획정할지, 비례대표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회의원 수를 250석으로 줄여야 한다고 떠들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이를 결정할 국회의원들이 오로지 재선 등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충실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것이 개혁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문제는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폐지하고 그들이 사회에 봉사하게 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출마 예상자들은 지역과 세대, 색깔을 갈라치기를 하고 ‘나 아니면 누구를 찍을 건데!’ 하며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새로운 정치는 가능할까?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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