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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찾아가고 싶은 곳, 여행하고 싶은 곳 횡성① 길의 유혹
이창조 기자 | 승인 2014.08.04|(0호)


횡성은 ‘한우’로 유명하다. 거기다 찐빵, 더덕, 토마토축제 등 다양한 먹을거리 축제를 열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자 하지만,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해 먹거리 축제와 관광산업 연계가 잘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선5기 때의 코스모스축제도 횡성만의 특징 있는 볼거리를 만들어보려던 시도였는데,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사람들에게 ‘찾아가고 싶은 곳-횡성’이 되려면, 다양한 아이디어와 노력이 결집될 필요가 있다. 그 아이디어들을 하나하나 모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걷고 싶은 거리, 문화·역사·삶이 생동하는 거리를 만들자
양조장 거리 … 그게 뭐에요.
횡성군 문화부서 공무원도 몰라
안내판도 없어

 “횡성 옛 양조장 거리, 예술거리로 탈바꿈”(2013. 3. 17. 연합뉴스), “미술, 낙후된 옛 양조장 거리에 마법을 입히다”(2013. 3. 22. 내일신문). “횡성 옛 양조장 골목 ‘문화거리’ 재탄생”(2013. 3. 18. 강원도민일보). 이상은 2013년 3월 언론보도의 헤드라인들이다.
 ‘찬사’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양조장 거리가 지금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양조장 거리’는 횡성읍 읍상리 우체국 아래편 입구부터 미진식당, 동아한의원, 남산식당, 횡성시장 공용화장실로 이어지는 골목길(삼일로)로, 담벼락 안쪽이 양조장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 2013년 완성당시의 백로상(왼쪽)과 최근의 백로상(오른쪽) 작품 일부가 계속 훼손되자 아예 보수를 포기한 상태다.

▲ 2013년 완성당시의 백로상(왼쪽)과 최근의 백로상(오른쪽) 작품 일부가 계속 훼손되자 아예 보수를 포기한 상태다.


이곳에 변화가 생긴 건, 미술인들이 정부공모사업을 통해 작업한 ‘2012 마을미술프로젝트’에 의해서였다. 횡성군이 먼저 기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미술인들의 제안에 동의하고 정부지원을 받게 되면서 골목 안에 다양한 작품들을 설치하게 된 것이다.
 골목 한복판에 서서 여행가방을 들고 앞을 내다보는 ‘백로’의 조각상은 ‘횡성의 역사와 꿈’이라는 이 프로젝트의 주제를 상징한다.
&작업에 참여했던 정대교 작가는 “횡성의 군조(群鳥)인 백로가 청정지역 횡성을 여행하는 과정을 나타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공용화장실의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타일그림들은 횡성지역의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참여한 공동작품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거리가 새롭게 조성된 뒤로 1년4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양조장 거리를 찾은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횡성군민들도 달라진 양조장 거리를 걸어봤을까. 횡성군민들이 양조장거리를 알고는 있을까.
 정말 ‘역사와 미술이 접목된 문화의 거리로, 예술의 거리로 재탄생’한 것일까. 양조장 폐업 후 적막했던 거리가 이제는 생기를 되찾았을까.
 갖가지 궁금증에 대해, 몇 가지 ‘단서’가 해답을 주는 듯하다.
 ‘양조장 거리’는 항상 ‘주차중인 차’들로 비좁다. ‘걷는 사람들’ 대신 ‘차’들이 거리의 주인공인 듯하다. 그곳에 문화의 거리가 있다는 걸 알리는 이정표나 안내판은 보이지 않는다. 군데군데 작품도 훼손됐다. 

 시계와 꽃 등 여러 상징물을 가지고 여행을 시작했던 ‘백로상’에겐 이제 트렁크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지난 가을 한 차례 보수작업이 진행됐지만, 작품은 또다시 훼손됐다. 보수작업을 맡았던 정대교 작가는 “군에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하면 좋겠지만,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 주차된 차가 가로막고 있는 양조장 거리사진 위). 이 거리의 벽 안을 들여다보면 곤충들을 관찰(사진아래)할 수 있지만 이를 아는 횡성주민도 관광객도 많지 않다. (사진=마을미술프로젝트 사이트)


▲ 아래사진/ 양조장거리에 조성된 작품들(출처=마을미술프로젝트)



 양조장 거리에 설치된 작품의 사후관리를 맡은 부서는 횡성군 도시행정과. 도시행정과의 업무는 이른바 ‘하드웨어’를 물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횡성군에는 ‘양조장 거리’라는 상품을 홍보하거나 기획하는, 이른바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업무나 부서가 없다. 한마디로 ‘정책’이 없는 상황이다.
 횡성군 관광과 문화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의 한 공무원은 양조장 거리가 뭐냐고 되묻기도 했다.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예정”이라며 “횡성시장과 인접한 대상지의 특성을 살려 문화의 거리 조성을 통한 유동인구 유입 등 거리의 활성화를 기대한다”던 1년 전 횡성군의 포부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껏 투자하고 조성해 놓은 노력들이 아무런 가치도 빛도 발하지 못할까 우려를 낳는다. 주민들의 반응은 나뉜다.
 “거리가 바뀌고 나서 도움된 건 아무것도 없다”는 냉소적 의견이 있는가 하면, “보기에도 좋고 맘에 든다”는 환영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 상태로는 ‘사장’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작품에 참여했던 작가의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정상기 작가는 양조장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래시장과 양조장을 연결하는 것”을 구상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횡성군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양조장 거리’는 실패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커져버렸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횡성의 역사와 각종 테마를 결합하면서 활성화시키면 충분한 볼거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한편에서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길’을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것은 몇 년 사이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다. 횡성군도 관광자원 개발 등의 취지로 1읍면 1대표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읍면마다 특색있는 길을 만들어 관광객은 물론, 횡성군민들이 ‘걷는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 상황에서 양조장 거리는 횡성인들에게 한 가지 숙제임에 틀림없다. 이대로 ‘실패’를 인정하고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콘텐츠를 결합해 성공작으로 변모시킬 것인지 중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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