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현주(한의학박사. 이현주한의원장) |
사람의 욕망은 무한정 눌러 가두어 놓을 수도 없고, 혹 가두어 놓는다고 해도
언젠가 밖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마음속에 꼭꼭 눌러만 놓은 것이 있다면 이참에 밖으로 내보내주시면 어떨까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이젠 너무 지겹다!’라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 것입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광고문구처럼 때로는 굴레와도 같은 현실에서 떠나고픈 마음만큼은 가지고 있겠지만 말 그대로 실천하며 사는 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성격과 체질 그리고 건강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화를 내는 것은 작은 것이라 사람을 크게 상하게 하지 않지만 화를 쌓아놓으면 분노가 되어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탄성계수가 매우 낮은 검은색 고무줄은 조금만 잡아당겨도 뚝 끊어지기 때문에 잡아당기는 손을 아프게 하지 않지만 탄성계수가 아주 높은 노란색 고무줄은 어지간히 당겨서는 끊어지지 않지만 끊어지게 되면 잡고 있던 양손을 몹시 아프게 합니다. 사람의 욕망은 무한정 눌러 가두어 놓을 수도 없고, 혹 가두어 놓는다고 해도 언젠가 밖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두 번의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첫 번째 경험은 남자는 남자로서 여자는 여자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접어드는 사춘기인데 이때는 신체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 때문에 누구나 그 변화를 인식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도 신체변화와 더불어 나타나는 극심한 정신의 변화를 긍정적인 방향이든 부정적인 방향이든 비교적 잘 받아주고 인정해줍니다.
두 번째는 반대로 남자 혹은 여자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는 변화를 겪습니다. 갱년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데 여성들의 경우 폐경과 같은 눈에 띄는 육체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인지하고 대응해갑니다. 그러나 남성들의 경우 외형의 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기능의 변화도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내가 갱년기.’라는 생각조차 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봄날의 따뜻함이 겨울의 추운 것을 뒤로하고 새 생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가을날의 따뜻함은 여름철의 무성함을 뒤로하고 다가올 추운 겨울을 예고하고 위로하는 따뜻함인 것처럼 사춘기의 변화는 때로는 격정적인 반응들과 심하면 가출과 같은 커다란 일탈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하나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 일뿐입니다. 봄날의 꽃샘추위는 가혹해 보여도 결코 다가오는 여름을 막지는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칠 줄 모르고 쏟아 붓는 장마를 겪어야 강물이 깨끗해지고, 천둥과 번개를 내리치면서 거센 비바람을 몰고 오는 태풍을 겪어야 풍성한 가을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때론 일탈이 필요합니다.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제 남편은 얼마나 자상하고 나를 사랑했었는지 결혼해서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고, 남편이 큰소리를 내는 법도 없었으며, 설거지며 청소와 같은 집안일도 항상 웃으면서 해주었었는데 이렇게 젊은 나이에 암으로 돌아가실 줄은 몰랐습니다.”라고 말하던 젊은 미망인이 떠오릅니다. 사람이 어떻게 화 한번 안내고, 부부가 어떻게 싸움한 번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혹 화나는 것, 하고 싶은 잔소리를 참아내느라 속이 썩어서 그것이 암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어떤가. 혹은 여러분의 남편은 어떤가 한 번쯤 점검해 보시고 마음속에 꼭꼭 눌러만 놓은 것이 있다면 이참에 밖으로 내보내주고, 이젠 정말 한 번 떠나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현주 한의사 chamhope@hanmail.net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