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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칼럼] 부자들의 세금은 왜 깎아주려 하나
태준호 기자 | 승인 2024.07.08 17:51|(297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하는 것이 현재의 사회 위기를 초래했다고 진단한다면 감세 논의는 전면 폐기돼야 한다.

상속세와 종합부동산세 인하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16일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은 외국에 비해 상속세 최고 세율은 50%로 매우 높다며 “OECD 평균이 26%로 추산되기 때문에 일단 30% 내외까지 인하가 필요하다.”고 하고, 종부세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메이저 언론과 대통령실도 징벌적 과세라며 동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내에서 감세에 대한 기조는 변함없었지만, 물꼬를 튼 것은 더불어민주당이었다. 논의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 5월 박찬대 원내대표의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 발언이다. 논란이 커지자 개인 의견이라며 잠시 물러섰으나, 고민정 최고의원이 종부세 폐지를 언급하며 거들었고, 임광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속세 완화를 주장했다. 국회의원이 대부분 부자의 범주에 속하다 보니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부자들의 세금 인하에 관해서는 한마음이 되어 있는 것이다.

국세통계포털의 종부세 결정 현황에서 보면 2022년도 1백 2십여만 명에 대해 6조 7천억 원이, 상속세는 56조 원의 상속재산에 대해 13조 원의 세금이 부과되었다. 상속세의 경우에는 해마다 편차가 크지만 연간 1만∼2만 명의 부자들만이 내는 세금이다. 종부세의 경우 2023년도에는 납부자를 7십 8만여 명을 줄여 61.4%가 감소했고, 결정세액도 2조 5천억 원이 줄었다. 공시가의 조정 등을 통해 이미 많은 감세가 이루어졌음에도 다시금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소수의 부자가 이 정도의 세금마저도 내기 싫어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주식시장을 위해 주식으로 돈을 벌어도 세금은 내지 말아야 한다며 “수익이 발생하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을 깨버리고 있다. 세금 중 비중이 가장 큰 것은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 등이다. 대다수 서민에게 부과되는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서민들의 실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고, 전 국민 중 불과 1%도 부담하지 않는 세금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종부세 부담을 낮추려면 당연히 보유세를 높이는 중장기적 정책도 같이 논의해야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조세의 원칙 중 공공성의 원칙이 있다. 조세는 국민경제와 국민 생활 전체의 조화로운 발전이라는 공공복리의 실현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수익이 많은 곳에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저소득자에게 복지의 형태로 부여하여 부의 재분배 기능을 담당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부자들만 감세한다는 것은 이 원칙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총지출이 줄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으므로 부자들에게 줄어든 세금은 당연하게도 누군가는 내야 한다. 기업들을 우대해 주기 위해 법인세에 대해서도 감세 논의가 있는 지금 이는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될 건물도, 상속세를 낼 상속재산도 없고,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리지도 못하는 대다수 서민에게 책임이 전가될 것이다. 고가의 주택을 가졌거나 거액의 상속을 받은 사람들이 앉은 자리에서 수억 원의 자산이 불어난 상황에서 내는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집값 폭등으로 피해를 본 전세 사기 피해자나 물가 인상으로 실질임금이 줄어든 서민들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청이 예산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경찰의 초과근로시간 중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지정하며 공무원들에게 정당한 대가조차 주지 않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서민들만의 몫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이 국가 위기라며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저출산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하며,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책으로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기본 전제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미래 사회에 대한 확신이다. 부자들의 세금은 감면해 주고, 높은 물가 인상과 낮은 급여로 인해 내 집 하나 마련할 수 없는 상실감과 불안한 복지정책의 사회에서 어떤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정말 현재의 사회를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다면 현재의 감세 논의는 전면 폐기되어야 한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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