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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저축, 내 몸을 위한 저축이현주 한의사의 세상살이진맥
이현주한의학박사 | 승인 2014.10.06|(0호)

 

 

▲ 이현주 (한의학 박사. 이현주한의원장)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질병을 만들고(血盛氣虛) 지나치게 일을 많이 하는 것(血虛氣盛)도 질병이 찾아오게 합니다.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듯, 일도 내일을 위해서 남겨두자는 마음으로 하면 건강을 해치는 일이 드물어집니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을 ‘음양의 조화가 깨진 상태’라고 합니다. 음은 정적인 것, 양은 동적인 것, 음은 물, 양은 불에 비유하여 설명하곤 하는데 사람의 몸에서는 심장이 양을 대표하고, 신장은 음을 대표합니다. 심장에서 체온유지에 필요한 혈액을 온 몸에 공급해주고, 신장은 그러한 심장의 기능이 지나치게 항진되어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도록 제어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심장과 신장의 이러한 관계가 깨지면 질병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기혈의 조화가 깨진 것’을 질병상태라고도 합니다. 혈은 음에 해당하는 것으로 혈액을 포함한 우리 몸 전체를 말하는 것이고 가만히 있는 몸을 움직이게 해주는 힘이 양에 해당하는 기입니다.
 ‘자네 오늘 혈색이 좋지 않은데 무슨 일이 있는가.’ ‘오늘은 부장님 기분이 썩 좋지 않으신 것 같으니 복잡한 일 처리는 내일로 미루는 것이 나을 것 같아’라고 할 때 보듯 혈색은 육체적인 부분의 건강함을 살피는 것이고, 기분을 살피는 것은 사람이 장차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함입니다.
 그렇다면 기혈의 조화가 깨진 것은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키는 180cm 몸무게는 80kg인 젊은 남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천성이 게으르기 짝이 없어서 먹고 눕기만 좋아합니다. 그 건장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뒤뜰에 김장독 묻을 구덩이 하나 파려고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살은 더 찌게 될 것이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질환들이 곧 찾아오게 되고, 몸무게가 증가한 반면 근육의 힘은 약해져서 허리의 통증, 무릎의 통증과 같은 관절들의 질병이 하나 둘씩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혈은 왕성한데 기가 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인 것입니다.
 키는 155cm 몸무게는 43kg인 젊은 아가씨가 있습니다. 얼마나 부지런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욕심도 많은지 새벽에 눈떠서 늦은 밤에 잠들 때까지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책상 위에 먼지 하나 올라와 있는 것조차 한 순간도 용납을 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서 밤새워 일을 하기도 합니다.
 혈은 약한데 기가 강한 사람입니다. 젊어서는 기혈이 왕성하기 때문에 조금 무리를 한다고 해도 몸이 버텨줄 수 있지만 이런 생활을 중년이 넘어서도 지속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게 몸속에서는 오장육부가 하나 둘씩 고장나기 시작합니다. 두통, 경추추간판탈출로 인한 목 부위의 통증, 어깨근육뭉침으로 인한 불편함, 소화불량, 변비 등등 신경성질환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게 됩니다. 옛말처럼 ‘뼈골 다 빠졌네’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하고 싶게 만들고, 또 하는 일을 꾸준하게 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기와 실제로 행동에 나서야 하는 혈(육체)이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질병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는 것이 노일과다(勞逸過多)입니다.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질병을 만들고(血盛氣虛) 지나치게 일을 많이 하는 것(血虛氣盛)도 질병이 찾아오게 합니다.
야근, 특근수당이 탐나고, 보너스도 받고 싶다고 해서 무리하지 마시고, 내 몸이 할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일지 잘 판단해보고 일을 하셔야 합니다. 월급을 받으면 한 번에 다 쓰지 않고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듯, 일도 내일을 위해서 남겨두자는 마음으로 하면 건강을 해치는 일이 드물어집니다. 

 

이현주한의학박사  chamhop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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