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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든 휴일이든, 주민들의 건강지킴이[횡성 in] 송은영 봉덕보건진료소장
이창조 기자 | 승인 2014.10.06|(0호)



 횡성군은 모두 8곳의 ‘의료취약지역’에 보건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공중보건의, 즉 의사가 파견되어 있는 보건지소(면소재지 위치)와 달리, 보건진료소는 간호사 출신의 진료소장 1인이 1차 진료와 응급처치, 만성병환자 관리, 투약 등을 맡아 하는 곳이다. 간호사 경력 27년에 이르는 송은영 소장은 올해로 7년째 청일면의 봉덕진료소를 지키고 있다.
 “횡성에는 한 군데서 20년, 30년 된 진료소장님들도 계셔요. 지역주민과 매우 밀착되어 있어서 가정사까지도 다 알게 돼요.” 그래서인지 진료소를 찾는 주민들은 ‘아픈 곳’ 이야기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근황도 서로 나누곤 한다. 보건진료소장들은 2년 전부터 별정직공무원에서 일반직공무원으로 신분이 전환됐는데, 이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의 순환근무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주민들 상당수는 진료소장의 이동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죽을 때까지 여기 지켜”라고 말하는 어르신도 있다고 송 소장은 전했다.
 기자가 봉덕보건진료소를 찾은 9월 하순의 어느 날. 피부가려움을 호소하러 진료소에 온 여성 주민이 있었다. 도토리를 주우러 산에 갔다가 가려움증이 생긴 것이다. 송 소장은 찾아온 주민에게 말한다. “오늘은 유난히 ‘도토리 환자’가 많았어요. 산에 사는 애들(다람쥐 등을 의미)도 좀 먹게 내버려두지!” 치통이 심해 찾아온 여성주민과 고혈압 약을 타러 온 50대 남성까지 30분 사이 세 명의 주민이 잇따라 진료소를 찾았는데 이들은 모두 용무만 간단히 보고 간 것이 아니라 진료소장과 담소를 나누고 돌아갔다.

대체인력 없는 진료소,
휴가도 외출도 모두 부담스러워

 보건진료소의 업무는 진료소장 혼자서 도맡아 한다. 대체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이나 회의, 방문보건활동 등으로 외부에 나가야 할 때는 진료소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송 소장은 휴가를 내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최근 송 소장은 하루 병가를 냈다. 그런데, 그날 하루의 휴가를 위해, 앞뒤로 5일치 예약환자들에게 모두 일일이 상황을 설명하는 전화를 했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이 간혹 정해진 날짜보다 늦거나 미리 진료소를 찾아오기 때문이다. 송 소장은 올해 사흘, 작년에는 이틀 휴가를 사용했다고 한다. 다달이 챙겨야 할 여성휴가는 아예 건너뛰었다.
 송 소장은 진료소 사택에 거주하다 보니 정해진 근무시간도 없어지곤 한다. 봉덕진료소에서 간호실습을 했던 송호대생은 지난 4월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렇게 소개했다. “우리 어르신들은 조밥만 드시면 일찌감치 나오십니다. 한 할머님이 ‘나 약타러 왔시유. 약 좀 줘요’ 하면 소장님은 ‘진료시간도 아닌데 왜 이렇게 빨리 오셨을까. 저 이제 아침 먹고 있는데, 못살아. 얼른 들어오셔’하곤 일이 시작된다”고.
 송은영 소장은 “동료직원 없이 혼자 일하다보니 혼자 가슴앓이 하고 삭히는 경우가 많은데, 진료소의 일들은 진료소장밖에 모를 거에요”라고 했다.
 공무원으로서 가장 오지인 곳에서 근무하면서 민원을 제일 많이 받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주민들 한명 한명을 속속들이 챙겨야 하는 곳이 보건진료소다.
 10월부터는 봉덕진료소에서 진행하는 보건서비스가 한 가지 더 늘어났다. 원격진료가 이곳에도 도입되는 것이다. 만성질환으로 약 처방을 받는 환자들이 굳이 보건지소까지 가지 않고도 거주지 근처 진료소에서 화상면담을 통해 처방을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이미 횡성의 소사, 하대진료소는 모범적인 원격진료사업으로 이름을 내고 있다.
 2주간의 실습을 통해 보건진료소를 몸소 체험했던 간호학과 실습생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어보자. “읍내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라 병원가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주민들 평균연령이 60세, 70세 사이기 때문에 건강관리가 어려운 것이 시골의 현실이더라구요. 이곳에 출근하면서 시골의 보건진료소가 어르신들에겐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 청일면 봉덕진료소 전경
▲ 송 소장의 수첩 속에는 환자별 데이터와 약속들이 빼곡하게 체크되고 있다. 예방접종일자, 각종 약을 타가야 하는 날짜 등을 미리 전화로 알리는 것도 송 소장이 하는 일이다.(왼쪽) 환자를 진료중인 송은영 진료소장(오른쪽)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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