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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칼럼] 국제 플라스틱 협약 부산 회의를 바라보며...
태준호 기자 | 승인 2024.12.04|(306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플라스틱 문제는 국경을 넘는 문제이다. 부산 회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광범위한 공론화 장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컴퓨터를 비롯하여 자동차, 냉장고, TV 등 다양한 모습으로 이용되고 있는 플라스틱은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히트상품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소재이다. 플라스틱이 처음 개발된 이유는 당구공의 재료로 쓰이던 코끼리 상아를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나름대로 환경적인 관점에서 발명되었다. 발명 이후 160여 년이 지난 현재 플라스틱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UN이 지목한 전 지구적 위기인 기후 위기·환경오염·생물다양성 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최근 20년 동안 연평균 36%라는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40년에는 2020년 대비 70%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폐기물 발생량 역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OECD가 2022년 발표한 ‘세계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플라스틱의 69%는 매립 혹은 소각 처리되고, 단 9%만이 재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 22%는 버려지고 있는데 해양으로 흘러 들어가 해양 쓰레기가 되고 있다. 분리배출 등을 통해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환상이다. 환경을 생각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 노력을 하는 개인들을 볼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 폭증하는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은 어렵다.

대부분이 석유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이 된다. 버려진 후 소각하면 다이옥신 등 치명적인 대기 오염을 발생시키며, 매립을 하면 썩지 않고 토양오염의 원인이 된다. 바다로 흘러들어 동물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조각 나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다시 우리 삶을 위협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23일부터 부산에서 국제 플라스틱 협약 회의(INC5)가 열린다. 이 회의는 2022년에 열린 ‘UN 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자고 만장일치로 결의한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협상하며 협약문을 만들고 있다. 이번 회의는 그 마지막 회의이다. 그간 네 번의 회의가 열렸지만 서로 다른 이해관계 속에서 합의가 도출된 결과는 별로 없다. 어느 정도 플라스틱 생산을 감축하고 규제할 것인지, 비용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필수적 주제에 대해 아무것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산유국 등 일부 정부 대표들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석유화학 산업 기업들이 로비스트 등을 고용하여 적극적으로 반대한 결과이다. 대한민국 정부도 대표단을 꾸려 회의에 참석하고 있으나 궁극적인 해결책인 생산 절감이 아니라 폐기물 처리에 집중된 의견을 내고 석유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번 회의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위기는 인정하지만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 것인지 의견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구상 가장 거대한 소비 국가 중 하나인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트럼프는 이 문제를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 회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이번 회의를 통해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광범위한 공론화 장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가 어느 한 국가에서 해결될 수 없듯이 플라스틱 문제 또한 국경을 넘는 문제이므로 일국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전 지구적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할 이유이다. 이번 회의에 대한민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지 알 수 없으나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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