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에서 유권자를 토끼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인들은 유권자를 성향에 따라 지지층을 집토끼, 무관심층과 반대·비토(거부)층을 산토끼로 분류하고 권력을 잡기 위해 경쟁자보다 한 마리라도 더 많은 집토끼를 확보하고 관리하는 데 전력을 기울입니다.
횡성에서 집토끼를 우리에 넣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집토끼를 확보하려면 토끼들에게 밥(이익)을 잘 줘야 하는데 요즘 횡성의 토끼들은 밥맛도 까다롭고 사소한(?) 일로 삐져 집도 잘 나가기 때문입니다. 조태진 군수 이후 연임에 성공하거나 온전히 임기를 마친 군수들이 없었다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왜 집토끼 몰이가 힘들어졌을까요...
우선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지역토호라 불리는 배부른 거대토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토끼들은 민선군수 시대 출범 이후 역대 군수들이 나눠주는 맛있는 이권과 자리를 독과점하면서 힘을 키워 집주인의 눈치나 주인이 주는 밥에 굳이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제는 도리어 권력관계가 역전돼 군수나 군수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힘센 이들 거대토끼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경입니다. 토끼우리의 주인이 바뀌어도 거대토끼들은 언제나 자기 자리(기득권)를 차지하고 누구의 집토끼가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토끼우리의 주인은 군수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라는 거죠.
이해관계에 밝고 개성 강한 토끼들이 늘면서 집토끼와 산토끼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과거 토끼들은 밥을 주면 말도 잘 듣고 의리(?)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유력 정치인들은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를 통해 집토끼와 산토끼를 구분하고 비교적 손쉽게 집토끼 몰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치 빠르고 개성 강한 지금의 토끼들은 웬만해서는 토끼 우리에 들어가려 하지 않고, 들어간다 해도 밥맛도 없고 배짱이 맞지 않으면 바로 뛰쳐나옵니다. 집토끼라 해도 언제든 산토끼가 될 수 있어 집토끼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거죠.
지역 정치 상황을 잘 아는 주민들은 집토끼라고 안심을 하다 재선에 실패한 경우가 장신상 군수라고 합니다. 이들이 전하는 얘기에 따르면 장 군수가 재선을 위해 임기 막판 산토끼 잡기에 열을 올리자, 집토끼들이 아우성을 쳤고 이런 집토끼들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장 군수는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신이 애써 몰아온 집토끼들이 우리를 나갈 거라는 예상을 전혀 하지 않은 거죠. 실제로 장 군수 선거 캠프에서는 접전이지만 적어도 1천 표 차이로 승리를 할 거라 판단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 500여 표의 근소한 차이로 김명기 군수의 승리였습니다. 결국 산토끼 잡으려는 장 군수를 보고 ‘빈정 상한(?)’ 집토끼들이 대거 가출한 것이 선거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겁니다.
이제는 내토끼를 만들 때...
“집토끼, 산토끼 그게 뭐가 중요해. 중요한 건 내토끼지” 어느 지역정치인이 한 말입니다.이 정치인이 말한 내토끼는 기존 산토끼나 집토끼 다른 횡성에선 신개념(?) 토끼입니다. 산토끼와 집토끼가 현실적 이해관계의 정도에 따라 분류된다면 내토끼는 동지적 관계의 강도 결정됩니다. 한 마디로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 내토끼가 만들어진다는 거죠.
정치인을 신뢰하는 내토끼는 정치인들에게는 꿈의 토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열성적인 지지 기반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내토끼를 만드는 것은 그만큼 어렵습니다. 신뢰를 받는 만큼 신뢰받을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영악해지는 일반 토끼들과 힘센 거대토끼들의 틈바구니에서 횡성군수 노릇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입니다. 집토끼 몰이로 군수가 되겠다는 구태의연한 인식에서 벗어나 내토끼의 힘으로 군수 노릇 제대로 하는 지도자가 등장하길 바랍니다. 그래야 횡성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이제는 내토끼를 만들 때입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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