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적이고 위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혈사태 등 큰 불상사가 없이 끝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로 인한 정치 사회적 혼란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됩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면에는 보수와 진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북한 공산 세력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복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사회적 변화를 잘 수용하지 못하고 독재 시대의 색깔론을 다시 꺼내어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적으로 몰고 있는 일부 보수 극우세력들의 퇴행적 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기존의 가치와 법체계를 존중하고 안정적이면서 점진적으로 사회개혁을 추구하는 진정한 보수의 모습은 절대 아니지요.
기존 체제의 부조리를 자각하고 개혁에 앞장서려는 진보도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세력을 적으로 간주하고 존재를 부정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참된 진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진영논리에 빠져 서로를 적대시하고 다른 견해나 주장을 배척하는 현재의 보수와 진보는 진정한 보수나 진보의 모습이라 할 수 없으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가 누적돼 표출된 것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였습니다. 불행한 일이지요.
횡성에 보수와 진보는 있나...
횡성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입니다. 박근혜 탄핵으로 보수 세력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치러진 2017년 대선 때도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한 곳입니다. 그렇다면 횡성의 보수는 어떤 모습일까요?
불행히도 자칭 보수라는 사람 중에 많은 이들은 참된 보수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지금은 덜하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 지지자나 진보적 성향의 사람들을 향해 횡성의 자칭 보수들은 ‘빨갱이’이라고 칭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군용기 소음에 민감한 어느 주민이 군용기 소음 문제 개선을 위해 나섰다가 “국가 안보는 어떻하라고”라며 그 주민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빨갱이’로 모는 사람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는 태극기부대 또한 많이 있습니다. 사회변화에 역행하는 반공 보수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반대 세력을 억누르고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만 골몰하는 사람들을 참보수라 할 수는 없겠지요.
횡성의 진보 또한 비슷합니다. 횡성의 진보를 보수 카르텔에 진입하지 못한 낙오자들의 집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애초에는 보수였는데 기득권 집단에 들어가지 못해 무늬만 진보로 변신했다는 거죠. 횡성의 진보세력 중에 진보의 정체성을 가진 찐 진보가 드문 이유이기 합니다.
이 때문에 횡성에서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고 논쟁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그냥 한정된 자리와 이권을 놓고 경쟁하는 패거리들에 불과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는 진정한 보수와 진보의 길을 찾아야 할 때...
무늬만 보수와 진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패거리 다툼을 벌이는 것이 횡성의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어느 사회든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릅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진정한 보수와 진보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윤 대통령의 위헌적이고 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진영 간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횡성 또한 이런 상황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고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제는 진정한 보수와 진보의 길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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