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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이윤보다는 사람이 먼저인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경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사고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떼와의 충돌을 뜻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만으로 각종 안전장치가 모두 멈출 가능성이 낮으며,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참사의 첫 번째 원인이 된 ‘버드 스트라이크’ 이후 모종의 연쇄 작용으로 주력 엔진 두 개가 모두 손상되고 그에 따라 전원 공급 자체가 끊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조종사의 운행 실수가 있지 않은 한 엔진 두 개 중 하나만 손상되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같은 일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비행기 자체에는 결함이 없다고 발표했다. 참사가 정비 불량 등 자신들의 문제가 아닌 외부의 문제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참사를 외부 원인만으로 돌리기 어렵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월평균 여객기 운항 시간은 418시간으로 국내 6개 항공사 중 가장 길었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355시간은 물론 다른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 371시간과도 큰 차이가 난다. 또 사고 여객기의 경우 사고 직전 이틀 동안 태국 등 외국을 포함하여 공항 8곳을 13차례나 운행했다. 물론 모든 인과관계가 파악되지 않았지만 저비용 항공사 승무원들의 장시간 비행과 과로, 촘촘한 운행으로 인한 기체 정비 시간 부족 등이 사고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주항공 여객기와 별개로 사고 피해의 규모를 키운 결정적 요인 중 하나인 무안국제공항의 시설과 운영상의 문제이다. 특히 언론에서 주목하는 것은 활주로 끝에 있었던 콘크리트 둔덕 문제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둔덕이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공항시설법 세부 지침(2022년 시행)이나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에 따르면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함이 드러났다. 짧은 활주로도 문제였다. 무안국제공항은 처음부터 활주로와 로컬라이저 사이의 안전 구역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안전 규정을 위배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계속되는 지적과 대형 항공기 취항을 위해 2015년부터 활주로를 400m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2023년 완공이 목표였던 계획과 달리 공사는 2025년으로 미뤄졌다. 이유는 예산 부족 때문이었다.
참사의 초기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버드 스트라이크’도 문제이다. 무안국제공항에서 최근 6년간 ‘버드 스트라이크’는 10차례나 발생했으나 탐지 레이더와 열화상 탐지기 등의 장비는 없었다. 조류 퇴치 인원은 4명에 불과했다. 그마저 3조 2교대로 근무하는데 사고 당일은 주말이어서 단 한 명이 78만 평 규모의 부지에서 퇴치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 사법 기관의 책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이다. 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해도 원인을 제거하는 비용보다 그 처벌 수위가 낮기에 이러한 참사가 반복되는 것이다.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도 마찬가지이다. 애경그룹은 사망자만 1만 4천여 명으로 추산되는 가습기 살균제 책임자 중 하나이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 법적 소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애경그룹은 아직도 처벌받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들을 비호하는 세력이 다수 존재한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자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인 이상민은 애경그룹의 사외이사를 장관 임명 전까지 지냈고, 민정수석 김주현은 김앤장 변호사 시절에 제주항공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올해까지 지냈다.
세월호 참사·이태원 참사가 터졌을 때 다시는 이 사회에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돈보다는 사람이 중요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정부는 책임자를 최소화하고, 처벌을 피하는 데에만 중점을 둘 뿐 안전망 확보에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단지 말뿐이다.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윤보다는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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