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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만의 자산, 농촌만의 매력으로 발길을 끄는 곳들-개나리마을 과 오음산캠프연중기획 찾아가고 싶은 곳, 여행하고 싶은 곳 횡성 - ⑤ 시골체험과 시골밥상
이창조 기자 | 승인 2014.11.03|(0호)
 횡성은 농촌이다. 도시와 대비되는 시골이다. 그래서 도시인들이 누리기 힘든 자연과 경험,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자산을 관광자원으로 만들어보려는 대표적인 시도가 ‘농촌체험마을’들이다. 횡성에는 10여개의 마을들이 각각 시골에서만 맛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도시인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편집자 주>
개나리마을 재방문 비율 90% 이상의 비결은
횡성군 갑천면 대관대리의 <개나리마을>도 여러 ‘농촌체험마을’들 중의 하나다. ‘개나리가 많이 피는 곳’인 줄로 예상했었는데, ‘굴에서 개가 나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개나리마을은 연못과 숲, 골짜기 등 마을을 둘러싼 자연환경을 ‘대표상품’으로 내세운다. 연못에서 두꺼비와 맹꽁이를 관찰할 수 있고, 특히 30년 가까이 사람의 접근이 차단됐었던 마을 골짜기를 곧 개방해 방문객들에게 ‘훼손되지 않은 생태계’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을 자랑으로 삼는다. 거기다 고목을 이용한 목공예와 농사체험, 농특산물의 제공 등이 개나리마을에서 내놓는 ‘메뉴’들이다.
그런데 ‘자연과 생태’, ‘영농’, ‘먹거리’ 등은 다른 농촌체험마을에서도 접할 수 있는 메뉴다. 차별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데, 김학종 개나리마을 사무장은 “그런 체험만으로는 여기 안 와요. 전국에 (체험할만한 곳이) 여기뿐이겠어요.”라고 했다. 그렇다면 재작년에 3000명, 작년에 5000명, 그리고 ‘세월호 사고’ 여파로 학생들의 단체여행이 많이 줄었던 올해에도 2000명 가량이 개나리마을을 방문했다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특별한 비결이 있는 걸까.
첫째는 ‘세일즈맨 정신’이 보인다. 김학종 사무장은 개인적으로 유통업에 종사했던 경험 덕에,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 대해선 ‘철저하게 인연을 유지’한다고 했다. “마을사업도 일반 회사운영과 다를 바가 없다”는 김학종 사무장은 연말이면 연하장을 보내고 가까운 곳은 직접 찾아가 인사를 건네고 오는 것이 몸에 배어 있다. 그러한 정성과 부지런함을 통해서 전국 곳곳에 산재한 회사나 단체, 동아리들의 모임, 각급 학교의 단체여행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왔다. 김 사무장은 “재방문 비율이 90% 이상”이라며 “겨울에는 여러 가족들이 팀을 이루어 함께 놀러오곤 한다”고 했다.
둘째는 ‘네트워킹’이다. 개나리마을을 방문한 사람들을 다른 마을 혹은 다른 지역의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 등과 연계시키는 것이다. 김 사무장은 “1사1촌 자매결연을 하고 찾아오는 회사원들이 숙박은 이곳에서 하지만 어답산을 등산하고 횡성온천에서 목욕을 즐기며, 아침 해장국은 갑천면에 가서 먹는다”며 “지역의 자원을 다 활용하면 그게 모두 우리(개나리마을) 것이 되는 셈”이라고 했다. 김 사무장은 횡성온천, 강원숯가마, 글로리아허브농장 등 인근의 관광지를 이용하려는 방문객들에겐 할인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우리 마을에 온 사람을 다른 마을로 보내는 것을 주저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김 사무장의 시야는 갑천면 일대를 넘어서, 횡성군 전체, 나아가 강원도의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장되어 있다. “방문객들이 ‘개나리마을 가보니까 볼 게 없네’ 하고 말면 그걸로 끝이 난다. 하지만, 동해 바다를 방문하도록 프로그램을 짜게 되면, ‘개나리마을 가니까 동해바다도 볼 수 있고 너무 좋더라’ 하는 식으로 방문객들의 기억에 남게 된다”고 했다.


▲ 개나리마을에서 고구마를 캐는 어린이 방문객들(왼쪽 위). 개나리마을은 각급 학교 학생들의 단체방문을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오른쪽 위). 개나리마을은 가공사업을 겸하고 있다. 앞으로 기름을 이용한 ‘마사지체험’도 개발할 예정이다(왼쪽 아래). 10월 23일 강원도청 농정국장을 비롯한 도 관계자들이 개나리마을의 운영현황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다. 보이는 것은 간이수영장(오른쪽 아래).

오음산캠프 시골밥상의 특별한 힘
시골의 매력 포인트 가운데 또 하나를 꼽자면, ‘밥상’이다. 요즘말로 가장 ‘핫’한(관심이 뜨거운) TV예능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삼시세끼-자급자족 유기농라이프>(티비엔, 연출 나영석)인데, 강원도 정선의 한 시골집에서 출연자들이 ‘세끼 밥해먹는 생활’을 카메라에 담는다. 밥상을 차리기 위해 필요한 노동(수수 베기, 염소젖 짜기, 텃밭 채소 뜯기, 닭장에서 계란 줍기 등)과 차려진 밥상, 그 과정에서 오고가는 대화를 보여주는 게 프로그램의 전부인데, 그 인기가 심상치 않다.
‘세끼’ 밥상에 오르는 것은 수수밥과 달래된장국, 시금치 계란말이, 가지볶음, 깍두기, 풋고추와 쌈채소 등 평범한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그 밥상은 ‘특별’해 보인다. 올해 3월 공근면 어둔리에서 문을 연 <오음산 산야초밥상>은 그러한 ‘시골밥상의 특별함’을 제공하려는 곳이다. 이 식당에서 제공하는 메뉴는 하나뿐이다. 1인당 1만5000원짜리인 ‘산야초밥상’. 다만, ‘야생초밥상’(봄), ‘열매밥상’(여름), ‘버섯밥상’(가을), ‘나물밥상’(겨울) 등으로 계절에 따라 식재료와 음식이 바뀔 따름이다.
 한봉기 오음산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사람들이 시골에 가면 뭘 먹고 싶어 할까 생각해 봤는데, 그건 마을의 부녀회 어머니들이 해주는 밥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산야초밥상에 올라가는 식재료는 인근에서 채취되거나 경작되는 것들이 먼저다. 어둔리를 내려보는 오음산에서 채취한 고들빼기와 밤, 도토리, 은행, 버섯. 텃밭에서 키운 돼지감자, 고구마, 채소들이 주된 식재료다. 기자가 방문하던 날, 산야초밥상에는 손두부, 비지전과 김치전, 도토리묵, 더덕무침, 왕고들빼기 무침, 백김치, 돼지고기 수육, 그리고 비비추·샐러리·초석잠·산초·돼지감자·브로콜리 등의 종류별 장아찌와 산야초소스를 곁들인 채소 샐러드가 올라왔다. 주식으로는 토종 밤, 은행, 완두콩, 흑미, 현미찹쌀과 백미를 섞은 돌솥밥이, 후식으로는 누룽지와 고구마, 밤, 땅콩, 수정과가 제공됐다. 마실거리로 나온 것은 도라지와 수세미를 함께 달인 ‘차’였다. 개업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의 ‘맛집 후기’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번 다녀간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찾아오기도 한다는데, 한봉기 대표가 직접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설명해 주고, 식후에도 서너시간씩 쉬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손님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었던 듯하다.
<산야초밥상>을 운영하는 오음산 영농조합법인은 ‘시골스러운 밥상’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체험’과 ‘농산물 판매’로까지 사업을 연결하고 있다. 식당에서 10여분 걸어 올라가면 ‘농촌교육농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음산캠프체험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장아찌, 식초, 수세미·돼지감자차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고, 체험을 마친 뒤에는 필요한 농산물을 구매하기도 한다.
어린이 방문객들은 산과 들을 뛰어다니거나 강정을 만드는 등, 체험과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오음산 산야초밥상>은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농가맛집 사업’의 횡성 2호점에 해당한다. 횡성 1호점은 청일면에서 더덕영양밥을 메뉴로 하는 <윤가이가>이며, 조만간 둔내면에 산약채정식을 메뉴로 하는 3호점이 오픈할 예정이다. 오음산 영농조합법인은 얼마 전 6차산업 예비인증사업자로도 선정됐다. 농업(1차, 농산물판매)과 가공(2차, 차, 식초, 소스 등), 서비스업(3차, 음식, 체험)을 연결하는 사업체로서의 성장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개나리마을과 오음산캠프의 운영자들은 공통된 이야기를 했다. “오는 사람도 즐거워야 하지만, 일하는 사람도 즐거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농촌·시골의 매력 중 최고의 매력은 ‘사람’, 그리고 ‘사람들이 주는 즐거운 기운’일 것이기 때문이다.


▲ <오음산 산야초밥상>의 입구. 최대 40여명 정도가 한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규모다(첫번째). 어느 정도 맛보기가 끝나면 돌솥밥이 제공된다(두번째). 공근면 공근리의 수세미 밭(.). 산야초밥상에서 제공하는 수세미차와 오음산캠프가 제조하는 설거지용 수세미의 원료가 모두 이곳에서 자란다. 방문객들이 직접 수세미를 따기도 한다(세번째). 오음산캠프체험장은 폐교가 된 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다. 공근면 공근리에서 운영되던 <꿈꾸는풍뎅이>가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네번째).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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