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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주(한의학박사. 이현주한의원장) |
-거름이 지나치면 섶만 무성하고 열매가 달리지 않는 것처럼 햄버거나 인스턴트식품과 같은 고열량의 식품들은 살은 찌게 만들 수 있지만 사람의 생명력, 면역력을 기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해가 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인간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는 정기신혈(精氣神血)의 네 가지로 봅니다. 동의보감이전의 의서에서 각각의 구성요소들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다루기는 했지만 동의보감에 와서야 비로소 네 가지 구성요소들을 하나로 묶어 설명하게 됩니다. 정은 생명의 근본이 되는 것이고, 기는 생명의 근본인 정이 분화하여 사람의 형체를 갖출 수 있게 해주는 동력이 되고, 신은 정신작용을 총괄하는 것이며, 혈은 혈액을 포함한 육체를 의미합니다.
기분이 좋고 나쁨은 사회환경이나 경험을 통해 체득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인 것이고, 그러한 기분을 잘 다스리는 것은 신이 하는 일입니다. 신은 역사적인 개념이요 사회적인 개념이면서 도덕적 가치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혈이 사람의 몸이라면 정은 그러한 몸이 생겨난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나무가 혈이라면 그 씨앗이 정에 해당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지난 글에서 기와 혈의 관계를 간략하게 설명했었는데, 이번에는 생명력의 근본이 되는 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려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정위신본(精爲身本-정은 인체의 근본이다), 정위지보(精爲至寶-정은 지극한 보배이다), 정의비밀(精宜秘密-정은 마땅히 잘 간직해야 한다)이라고 해서 정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기존내사불가간(正氣存內邪不可干) 즉, ‘정기가 몸속에 있으면 사기(질병)가 침범할 수 없다’라고 해서 내 몸이 건강하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달리 말하면 모든 질병의 근본 원인은 정기가 약해진 것 즉, 몸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인데, 정기는 정 속에 저장된 것입니다. 정은 무한한 것이 아니라 생명활동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 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육체적인 노동이나 혹은 정신적인 노동을 함으로써 정을 소모하게 되면 그 부족해진 정의 보충은 음식으로 하게 됩니다. 실질적으로 정을 보충하는 유일한 방법은 먹는 것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정은 오직 담담한 맛 즉, 오곡과 같은 곡류를 먹었을 때 생겨나는 것이지 소위 고량진미라고 하는 기름진 음식에서는 생겨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섭생이 중요함을 한의학에서는 몇 천 년 전부터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체격은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체력은 예전만 못하다고 합니다. 거름이 지나치면 섶만 무성하고 열매가 달리지 않는 것처럼 햄버거나 인스턴트식품과 같은 고열량의 식품들은 살은 찌게 만들 수 있지만 사람의 생명력, 면역력을 기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해가 됩니다.
베이비붐세대의 남성들의 경우 그 아버지 대에 비해 정액 속의 정자수가 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베이비붐세대 아빠의 아들들은 어떨까요.
어렸을 적 밥상 위엔 간장과 고추장 때론 된장이 반드시 올라왔었습니다. 거기에 김치와 나물 된장찌개나 막장찌개 혹은 국정도가 전부였지만 들판에서 하루 종일 뛰어 놀 만큼 에너지가 넘쳐났었는데 그보다 훨씬 많은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먹고 사는 젊은 사람들에게서 패기나 열정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다시 예전처럼 우리의 전통음식들을 밥상에 올려놓는 것은 어떨까요.
한의학박사, 이현주한의원장 chamhop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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