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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지금은 균형 잡힌 외교가 필요한 시대이다. 젤렌스키의 굴욕은 힘없는 약자의 균형 잃은 외교가 초래한 불행한 단면이다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보며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말싸움을 벌였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굴욕을 당하는 장면이 그대로 생중계된 것이다. 사실 이번 단 하나의 의제였던 광물 협상안은 미국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언론에 유출된 안에서는 미국은 공동 투자 기금에 5천억 달러를 투입하라고 우크라이나에 요구하며, 미국이 자원 수익의 50%와 향후 제3자에게 부여되는 모든 신규 채굴권의 경제적 가치의 50%를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반대급부가 되어야 할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안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안이었음에도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면박을 당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협상카드가 존재하지 않는 약소국에 대한 강대국의 대응은 이런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2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종전 협상을 시작했다.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물론 이해관계자인 유럽도 배제한 협상으로 당사자는 배제한 채 당사자의 운명을 결정지으려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 회담 결렬로 유럽 국가들은 그들이 영웅이라 떠받들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나섰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미국에 3일 만에 백기 투항하는 것으로 막을 내리며 미국의 입맛대로 종전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정책을 내놓는 듯 보이지만 실제 매우 냉정한 정치인으로 실제로 미국의 이익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의 최대 적을 어느 국가로 보냐고 물으면 대부분 중국을 떠올릴 것이고, 미국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관세·반도체 등 많은 영역에서 미국은 중국을 향해 날 선 칼을 들이대고 있다. 미국의 최대 목적은 중국을 고립시켜야 하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1970년대 소련을 고립시키기 위해 중국과의 동맹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던 미국으로서는 이를 역으로 설계해 중국을 고립시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 협상을 통해 러시아가 중국의 영향권에서 더 멀어지기를 바란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트럼프는 푸틴과 기꺼이 협상하려 한다.
문제는 이러한 세계 질서의 변화가 대한민국에 미치는 영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04년 이후 20여 년간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다. 2024년 기준 대중국 교역 규모는 2,729억 달러로, 2위인 미국의 1,999억 달러보다 730억 달러가 많다. 1위와 2위 교역국이 총성 없는 전쟁 상태인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입장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일방의 편을 들었을 때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인 대한민국에 미치는 타격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인데 요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에서 나오는 미국에 대한 찬양과 중국에 대한 혐오 발언들은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내란의 우두머리인 윤석열이 자신의 범죄 사실을 흐리게 하는 수단으로서, 일부 반중 분위기를 진영 논리로 변질시키려는 의도가 그 본질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결국 우크라이나가 외교에서 균형을 갖추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서방의 편을 들었기에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균형 잡힌 외교가 필요한 지금 탄핵 반대 세력들은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젤렌스키의 굴욕은 냉정한 세계 질서에서 어느 일방을 편들었을 경우 이해관계에 의해 결국 토사구팽될 수밖에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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