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4일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민주공화국의 질서를 파괴하려 했던 대통령 윤석열의 파면을 결정했습니다.
이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낭독한 결정문의 요지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습니다.
헌재는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하여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가 있는데, 이를 위반하여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려 했던 위헌 위법한 계엄령 선포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헌재는 “피청구인의 법 위반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파면 결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국민의 신임과 민주공화국의 정신을 배반한 통치자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를 잘 알 수 있는 명판결이었죠.
민주공화국이 지향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민주공화국이 지향하는 것은 사회구성원 간의 다양성의 존중과 공존번영입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과 차이의 인정입니다.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다수의 의견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지만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는 거죠. 공화국의 정신은 사회구성원 간 갈등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소화하고 공존번영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가장 기초적인 민주시민으로서의 교양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내란 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이러한 민주공화국의 정신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다른 상대를 배제하고 없애려고만 하기 때문이죠.
헌재가 윤석열 탄핵 결정문 전문 맨 앞에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문장을 넣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는 민주공화국의 정신을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광장에서 보여준 윤석열 탄핵 찬반을 둘러싼 분열과 증오, 대립의 문제를 극복해야 할 때입니다. 계엄 사태 이후 광장에서 표출되었던 “내란수괴 윤석열이 미워서”. “범죄자 이재명이 두려워서”라는 특정인을 향한 규정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이 나갈 방향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만 현실은 광장에서의 분열과 대립이 지속되고 지역에서도 그 여파가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 정치인들은 헌재의 윤석열 탄핵 기각을 굳세게 믿고(?) 이를 주민들에게 설파했다고 합니다. 나이 많은 지역 어르신들도 여전히 윤석열의 대통령 파면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고 하죠. 반면 윤석열 탄핵을 당연한 결과라고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두 민주공화국에서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해야 ‘대한국민’이 될 수 있어...
헌재의 윤석열 탄핵 인용을 바라보는 지역 구성원들의 다양한 평가를 서로 존중하고 차이를 좁혀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서 우리가 바로 설 수 있고 헌재가 강조한 ‘대한국민’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또 한 번 탄핵의 강을 건너 자랑스러운 ‘대한국민’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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