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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살림연구소장 정창수 |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기획재정부(기재부) 개혁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이러한 논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4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7명의 국회의원(신정훈, 위성곤, 정일영, 오기형, 황명선, 김영환, 채현일)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나라살리연구소가 주관하는 「기재부 개혁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1960년대 개발연대의 틀에 머물러 있는 대한민국 재정거버넌스 개혁의 필요성을 논의하고, 기획재정부의 권한과 역할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토론회에는 공동주최 의원 외에도 임광현 의원(더불어민주당, 기재위)과 차규근 의원(조국혁신당, 기재위)도 참여해 국회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재원 부경대 교수(전 한국지방재정학회장)가 ‘차세대 재정거버넌스 혁신과제’를 주제로 발제했으며, 정성호 한국정부회계학회장, 오영민 동국대 교수, 라영재 前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 김승현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장 그리고 제가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기재부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재조정하는 것
발제를 맡은 이재원 교수는 “기획재정부가 정책기획, 예산, 재정, 조세, 공공기관 관리를 모두 독점하게 되면서 과도한 권한 집중으로 정책 조정에 한계가 발생하고, 부처 간 자율성과 전문성도 제약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재정 권한의 분산과 국회의 역할 강화를 포함한 종합적인 개편을 제안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정성호 회장은 개편이 불가피하다면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의 분리 및 법제처 통합 방안을, 오영민 교수는 기획·분석 기능 강화와 국민참여예산제 확대, 인사 교류를 통한 전문성 제고를 주장했습니다. 라영재 전 소장은 기재부의 권한 집중이 견제와 균형을 약화시킨다고 우려하며, 민주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직 분리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김승현 팀장은 예산 기능과 경제정책 기능의 분리는 연계성과 통제력 향상을 위해 종합적 판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재부 개혁 분리가 시작
현재 기재부가 기획이 아닌 정부 예산의 팽창을 막는 '관리'의 역할에 더 치중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재부 독재’라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기재부를 총괄 설계자 중심의 기획부처로 전환하는 등 국가재정 거버넌스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세가지 원칙을 주장합니다.
첫째, 조직과 업무를 같이 조정해야합니다. 단순히 조직만을 분리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협의 조정이라는 이름 아래 하향식(Top-down)과 상향식(Bottom-up) 의사결정을 모두 행사한다면, 단지 자리를 늘리는데 그칠 수 있습니다.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업무의 성격에 따라 조직을 구분해야 합니다.
둘째, 강화할 기능은 더욱 강화해야합니다. 규제 완화 정책에서중요한 것은 강화할 규제와 폐지해야할 규제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재부 개혁의 목적은 단순한 약화가 아니라, 정책 설계를 담당할 기획 기능을 강화하는데 있습니다.
셋째, 분권을 강화해야합니다. 지방 분권은 물론이고, 분야별 분권도 강화해야합니다. 참여정부에서 과학기술부총리를 만들고 연구개발(R&D) 예타를 분리하는 등 혁신을 했기 때문에 그나마 지난 20년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와 같은 제도적 분권이 각 분야의 전문성을 살리는 핵심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개혁해야할 과제는 많습니다.
또한 얼마전 정일영 의원실 주최로 경제부처 개편 토론회에도 토론자로 참여했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저는 하나를 더 주문했습니다.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왜 기재부 개혁을 추진하지 못했을까요? 야당 시절에는 개혁을 주장하다가도, 막상 정권을 잡으면 막상 정권을 잡으면 기재부라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부처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설득 당하고 유혹에 빠진 것입니다.
마치 감사원이 하나인 것, 검찰의 기소권이 하나인 것처럼 편리하다는 생각을 한것입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통제되지 않는 특정부처 관료 권력의 강화였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구체적인 논의과정이 중요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유혹에 빠지지 않고 혁신하는 시작은 일단 분리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나라살림연구소장 정창수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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