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 요즘 횡성 공직사회 일부에서 ‘퇴직하면 정치할 건가’라는 농담조의 말이 돌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말이 돌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죠. 얼마 전까지 군청에서 국장, 과장, 면장으로 근무했던 세 명의 사람들이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특정 정당의 옷을 입고 선거 유세 현장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게 됐으니까요.
이들이 정당에 가입하고 선거운동에 나선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누구나 정치적 자유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선거운동에 나선 이들 퇴직 공무원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들 중 두 사람은 지난해 있었던 ‘명퇴를 조건으로 한 사무관 승진 각서 파동’의 당사자들이기 때문이죠. 그때 각서 파동으로 인해 횡성군 공직사회는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임명권자인 군수는 배려하고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상처받았습니다, 공직사회 내에서는 “사무관이 되려면 각서를 써야 하냐” “사무관 중에서 누가 각서를 쓰고 승진했을까?”라는 자조 섞인 말들이 돌며 공직사회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았죠. 공직사회에 신뢰의 위기가 온 것이었습니다.
결국 각서 파동의 주인공들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불명예스러운 명퇴(?)를 하고 공직사회를 떠났습니다. 그런 그들이 갑자기 이번 대선 유세 현장에 등장한 것을 두고, 공직사회 내에서는 참담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대체로 공직사회를 흔들어 놓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는 반응이죠.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수에 대한 반감으로 대선 이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자신들을 몰아낸(?) 군수를 떨어뜨리기 위해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는, 그럴듯한 분석도 내놓고 있죠.
그러다 보니 정치에 뜻을 두고 퇴직한 모 국장이 ‘의문의 일패’(?)를 당했습니다. 전직 고위공무원 세 사람이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정상적으로 명퇴를 신청하고 선거판에 뛰어든 모 국장 또한 도매금으로 함께 이미지를 구기는 꼴이 되었으니 말이죠.
이런 모습...한덕수를 떠올리게 만드네요
정치를 하기 위해 정당 옷을 입고 대선판에 뛰어든 횡성군 퇴직 공무원들의 이런 모습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사퇴한 한덕수 전 총리를 떠오르게 만듭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시작된 조기 대선과 혼란한 국정을 관리해야 할 책무가 있는 한덕수 총리가 국민의힘 ‘친윤’ 그룹의 비정상적인 옹립 방식으로 대선 후보로 출마하려 했던 것은 공직자로서 명예롭지도, 정당하지도 않은 행위였습니다.
대선 출마 이후 한덕수 총리가 보여준 모습은 더욱 그를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치열한 후보 경선을 통해 최종 승자가 된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은 정당 역사상 초유의 ‘한밤의 강제 후보 교체 쿠데타’라는 사건을 일으켜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행위를 자행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덕수 총리의 시도는 하루도 지나기 전에 국민의힘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좌절됐죠.
국민의힘 주류세력인 친윤 그룹의 전폭적 지원과 반민주적 방식의 강제 후보 교체를 통해 대선 후보가 되고자 했던 그를 국민의힘 당원들이 거부했던 거죠. 공직 사퇴 과정도 아름답지 못했는데, ‘날로(?)’ 대선 후보가 되고자 했던 그의 모습을 당원들이 용납하지 않았던 거죠.
결국 한덕수 전 총리는 그가 50년간 쌓아온 공직자로서의 경력과 명예를 한순간에 다 까먹고 정치인으로서 시작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국민의 따가운 시선 속에 초라하게 퇴장하게 됐습니다.
공직자들...정치를 시작하기 전에 자기 모습을 돌아보길
횡성의 공직자 중에 정치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김명기 군수를 제외한 전임 군수들은 모두 횡성군 공무원 출신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적어도 각서 파동의 주인공들처럼 공직사회에 상처를 주면서 퇴직하지는 않았습니다. 최소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자격(?)은 갖춘 것이죠. 그 때문에 공무원 출신의 전임 군수들은 한결같이 공직 경험을 내세워 주민들에게 지지를 당당히 호소하고 군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각서 파동의 주인공들이 왜 어떤 목적으로 정치를 시작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년 지선에 군의원으로 출마할 거라는 얘기들이 돌고는 있습니다.
자당 출신 군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이들을 입당시켜 굳이 대선판에서 선거운동을 시킨 국민의힘도 딱해 보입니다. 이들을 향한 공직사회와 주민들의 부정적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아서죠.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후보 강제 교체를 통해 한덕수를 옹립하려 했던 친윤들의 모습과 너무 닮았습니다.
정치는 표를 먹고 사는 것입니다. 유권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죠. 유권자의 마음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정치를 한다면 유권자들은 표로 심판을 할 것입니다.
정치를 하고 싶은 횡성의 공직자들은 정치를 시작하기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공직생활을 했는지 자신을 돌아보길 바랍니다. 적어도 한덕수는 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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