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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칼럼] 광복절 특사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승인 2025.09.06|(324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사면 결정이 국민의 법 감정과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차후 객관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현재의 논란을 안고 간다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광복절 특별 사면을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사면이 이루어졌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현 사회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필요한 조치였다는 것인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하락하고 이를 둘러싼 비판은 더욱 확대되는 것을 보면 이번 사면이 국론 통합이 아니라 국론 분열을 키웠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번 사면 대상에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의원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컸던 정치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인물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이를 정쟁의 한 수단으로 삼아, 여당을 공격하고 있다. 조국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돼 약 7개월 정도만 복역했다. 윤미향 전 의원은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었다. 물론 검찰이 이들에게만 원칙적인(?) 잣대로 수사를 했던 것은 명백하다. 조국의 경우 그와 비슷한 위치에 있었던 자들 대부분이 비슷한 부정을 저질렀는데 유독 그에게만 죄를 물었던 측면이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과 함께 각종 비리를 저지른 자들이 함께 사면되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송언석은 “최악의 정치사면”이라며 이번 사면을 비판했지만, 그가 사면을 요청한 홍문종, 심학봉, 정창민도 이번 사면에 포함되었다. 홍문종은 집안이 소유한 사학재단인 경민학원에서 교비 57억 원을 비롯해 횡령 등 액수가 총 70억 원이 넘는 범죄자이다. 심학봉은 지역구 업체에게 뇌물을 받았고, 정창민 역시 용인시장 시절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7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이다. 이들 외에도 SK 최신원은 회사돈 560억 원을 횡령·배임한 죄로 수감 중이었고, 삼성의 장충기는 이재용의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해 최순실 등에게 뇌물을 주는 등 뇌물공여와 횡령 협의로 징역을 살았던 자이다.

사면된 자들의 이런 면면을 보면 이번 광복절 사면이 정치권과 경제계의 이해관계에서 흥정의 대상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면이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않게 이루어졌지만,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인 송언석과 국민의힘은 이번 사면을 비판할 명분이 없다. 오히려 그들도 공범이다.

사면권이 정치권에서 흥정의 대상이 되다 보니 사면은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작년 2월 윤석열 정부의 설 특별사면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자마자 사면하면 사법제도가 왜 필요한가?”라면서 사면권 남용을 비판한 적이 있다. 그는 “그냥 유무죄 판단과 형 집행 여부도 대통령이 다 알아서 (판단)하면 되지 않는가. 이런 것을 바로 군주국가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왕정국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었는데, 이번 특별사면으로 자신이 비판하던 것과 같은 논리로 비판받고 있다.

사면권은 군주제의 산물이다. 8세기 영국 웨섹스의 왕 이네는 서양에서 처음으로 왕에게 사면권이 있다는 것을 법으로 만들어 남겼다. 왕정국가에서 왕은 행정은 물론 사법권까지 장악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법이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형식적으로는 행정부나 입법부와 철저히 독립되어 있다.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마음껏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전 말대로 대한민국은 왕정국가가 아니다.

그렇기에 사면권은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만 한다. 특별사면이 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하지만 행사 과정에서 공정해야만 한다.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된 이번 특별사면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번 결정이 국민의 법 감정과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 차후 객관적 기준을 세워 사면권을 최소화하고 이에 의해 사면이 이루어지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현재의 논란을 안고 간다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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