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국가적 강릉비상사태...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졌습니다. 전국서 소방차 71대와 군부대 물탱크차량 141대 등 수백 대의 차량에 독도 경비함까지 출동하는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에 준하는 동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국의 지자체와 기업들은 수십만 통의 생수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퇴직소방관들까지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이 고된 경쟁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모두 하나가 되는 일종의 거룩한 의식 혹은 축제가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 됨을 통해 서로에 대한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일시적인 행사입니다.
결국은 지역문제-반전, 돈이 있었다.
이번 강릉 사건이 더 크게 부각된 것은 대통령의 방문과 시장의 무책임한 모습 때문입니다. 제한급수를 실시하는 것을 제안하니까 비가 올 거라는 말로 대답한 사건은 전국적으로 충격을 준 어이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인접한 속초 양양은 멀쩡한데 강릉만 재난상황이 된 것은 안일한 가뭄대책 때문입니다. 기후변화 시대에 홍수나 가뭄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변수가 아니라 언제나 있는 상수입니다.
똑같이 가뭄을 수십 년간 겪어온 인접지역이 지하댐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가뭄에도 끄떡없이 대응하고 워터밤 같은 축제를 열기도 한 것입니다. 불과 수십km의 거리에서 물 재난과 물축제가 동시에 열리는 기이한 현상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이럴 때 행정이 하는 해명은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우선 특수성입니다. 하지만 똑같이 비가 적게 왔기 때문에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둘째, 예산과 조직입니다. 예산과 조직도 지자체들은 유사합니다. 셋째, 중앙정부 지원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중앙정부 지원을 요구하다 정확한 사업조차 파악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전국민적인 망신을 당했습니다.
반전-돈이 있다.
반전이 있습니다. 강릉시장은 대통령에게 예산이 부족하다고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강릉시에는 돈이 있습니다. 강릉시 2024년 결산을 보면 잉여금이 3,542억원입니다. 세입 1조 8,709억원에 세출이 1조 5,166억원입니다. 이중 편성했지만 못 쓴 돈인 이월액이 2,258억 원이고, 아예 편성조차 되지 않은 순세계잉여금이 1,117억원입니다. 무려 쓴 돈의 26%가 남아 있습니다. 이 돈은 특별한 일이 없다면 대부분 강릉시의 계좌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정치와 정책 그리고 능력
문제는 행정의 일관성입니다. 단체장이 바뀌면 기존에 하던 일들을 대부분 중단시킵니다. 물론 중단시켜야 할 일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부분이 정치 논리나 이념에 얽힌 것이 아닌 문제에까지 전임과 구별하려는 데서 이런 일들이 벌어집니다.
이번에도 전임 시장 때 관련 기관과 함께 진행되던 도암댐 활용 정책을 중단시키는 등 대책이 아니라 방해 정책을 편 결과가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능력입니다. 능력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고 추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임자와의 차별 그리고 정치적인 프레임까지 가지고 있으며,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시장만 바꾸면 될까...
그래서 민주주의 강점이 있습니다. 시장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긴장을 하게 됩니다. 다만 한 정당이 오래 독점하다 보니 긴장도가 떨어졌을 겁니다. 문제는 시장이 바뀌어도 여전히 문제는 남습니다. 최악은 면하겠지만 모두에게 던져진 숙제가 많습니다.
우선 기후변화가 뉴노멀이 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국가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지역적인 대책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 지역발전계획이나 도시계획에 기후변화를 중요한 상수로 놓고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둘째, 예산편성에서도 탄소인지예산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예산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사업과 중립적인 사업, 감소시키는 사업을 구분하여 지역 안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합니다.
셋째, 상수도 정책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 상수도는 만성 적자 문제가 심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엄청난 돈과 전기를 사용하여 만드는 상수도는 식수입니다. 하지만 이를 직접 먹는 사람은 2%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화장실과 부엌, 세탁기에서 사용합니다. 먹는 물은 대부분 생수(사실 살아 있지 않습니다)와 정수기를 사용합니다.
저는 공무원들을 믿습니다. 먹을 수 있는 물을 돈을 들여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먹지 않고 식수가 아닌 용수로만 사용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수백 배 비싼 생수를 마시면서 세금으로 만든 물은 낭비합니다. 재사용을 늘리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고, 꼭 식수가 아니어도 되는 물은 재사용이나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기후변화도 대응하고, 재정도 절감하고, 시민들의 생활비도 절감합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