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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칼럼]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를 보며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승인 2025.09.21|(325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이라는 도식을 버리고 무엇이 이 사회의 평화와 공존을 가져올지에 대한 좀 더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중국의 9월 3일 전승절 기념식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뜨겁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올라 중국의 열병식을 참관한 것을 보며 북한·중국·러시아의 결속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랐다. 이번 기념식에 인도의 모디 총리를 비롯한 20여 명의 외교 정상들이 참여해 미국의 관세 폭탄을 비롯한 경제 제재에 어떤 대응이 나올지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이들만큼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중국은 미국을 의식한 듯 북중러 3국 정상이 회담을 연출하는 것은 피했지만, 앞으로 한미일에 맞선 북중러의 결속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힘을 얻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의 열병식을 칭찬했지만 바로 중국의 한 화학업체에 대해 제재를 내리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어쨌든 북중러의 이러한 밀착은 지정학적인 위치나 정치·경제적으로 대한민국에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에 좀 더 세밀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

북한은 그간 이재명 정부의 대북 화해 노력에 대해 전혀 관심도 가지지 않고, 이번 열병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냉담한 태도를 유지하는 듯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미련을 버린 듯하다. 지난 2018년도 이후의 북미 대화 실패 이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버리고 중국과 러시아에 치중해 왔다. 특히 202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시 그들의 군사전략 악화를 보고, 러시아 파병을 통해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맺은 이후 그 방향성은 더욱 강화되었다. 파병에 대한 댓가로 러시아와는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서방 경제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경제 개선을 위해 중국과의 교역을 확대하고, 중국이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 이에 미국이나 대한민국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 속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며 양국의 관계가 강화되었다. 러시아의 대외 무역에서 중국의 비중은 2021년 18%에서 2023년 33%로 증가했고 이는 더욱 확장 중이다. 중국은 러시아에서 에너지와 원자재를 수입하며, 전쟁에 필요한 필수적인 것들을 수출하고 있다.

이렇듯 북중러의 이해관계 속에서 그들의 밀착이 강화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이에 대응해 한미일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북중러의 밀착을 과도하게 해석해 그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한미일 동맹의 수준을 강화한다면 대한민국으로서는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이러한 대결 구도가 가져올 외교적·경제적 손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사실 북중러가 밀착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이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측면도 많다. 러시아는 중국이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에서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일본의 핵무기 개발을 자극할까 염려하고,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여정에 러시아와의 협력이 불리한 평판 리스크로 작용할까 걱정한다. 북한의 경우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가 있다 보니 3국 협력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두만강 유역의 개발 계획이 지지부진하고, 그들 사이의 공동 군사훈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한미일이 정상회담, 외교장관회담, 국방장관회담 등 고위급 회의체가 상시 운영됨에 반해 북중러는 어떠한 3자 회담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이들의 연대는 아직 불확실성에 있음에도 이를 과잉 해석하여 대응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정부는 한미원자력 협정의 개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농축 우라늄 생산을 통해 핵무장에 한 발 더 다가가려 하고 있고, 한미동맹의 현대화라는 기조 속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논의하고 있다. 물론 이재명 정부는 어느 정도 선 긋기를 하는 모양새이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군사동맹의 방향을 중국 견제와 봉쇄 쪽으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이 커진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제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태도를 취할 수 없다는 발언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미 한미 조선업 협력(마스가 프로젝트)에서 나타나듯 미국의 해군력 확장 전략에 일조하고 있다. 미국의 해군력 확장은 결국 중국 봉쇄를 목표로 한 것이고, 이는 중국과 심각한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이라는 도식을 버리고 무엇이 이 사회의 평화와 공존을 가져올지에 대한 좀 더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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