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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어사진미 대한민국 최고의 쌀이 되다.
곽기웅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 | 승인 2025.10.14|(326호)
곽기웅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
kkw3047@korea.kr

지난 7월 7일, 매우 기쁜 소식을 받았다. 바로 횡성어사품조합공동사업법인에서 생산한 횡성쌀인 어사진미가 2025년 팔도 농협쌀 대표브랜드 평가에서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시상식은 쌀의 날인 8월 18일에 수원에 있는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있었다. 전국에는 107개의 농협 쌀 브랜드가 있는데, 그 가운데 어사진미가 1등을 차지한 것이다.
농협은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일반 소비자가 이용하는 판매처에서 무작위로 쌀을 구입해 평가를 진행했다.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식품R&D연구소가 단백질 등 11개 항목에 대해 품종 및 품위 평가를 1차로 실시하고, 2차로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식미평가를 통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1차 평가의 품종 검사는 고품질 품종 여부와 품종 혼입을 평가한 것이고, 품위 평가는 쌀의 수분, 단백질, 완전립, 이물질, 병해충 피해립, 싸라기 등을 사람의 눈과 정밀 분석 기계에 의한 점수로 평가하였다. 전체 107개 브랜드 쌀을 1차 평가하여 성적이 우수한 상위 8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국식품연구원에서 2차 평가하였다.
2차 평가는 잘 훈련된 전문 평가단 30명이 밥의 향, 외관, 맛 등 총14항목을 2번에 걸쳐 블라인드 평가를 하였다. 횡성쌀 어사진미로 지은 밥이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밥으로 선정되었다. 함께 선정된 농협쌀 브랜드는 경기도 이천농협의 임금님표 이천쌀, 충북 청주시의 청원통합 RPC 왕의 밥상, 충남 당진시 당진해나루통합RPC의 해나루쌀, 전북 군산시 회현농협의 옥토진미, 전남 해남군 옥천농협의 한눈에반한쌀, 경북 구미시 구미통합RPC의 일선정품, 경남 합천군 합천연합RPC의 수려한합천 등이다.
좋은 쌀 즉, 밥 맛이 좋은 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쌀 품질을 결정하는 요인은 벼를 재배하는 과정부터 수확하여 도정하고 유통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게 되며, 밥맛에 미치는 요인은 물, 밥솥, 밥 짓는 사람 등이다.

어사진미

쌀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쌀 또는 밥맛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인 중에서도 벼를 재배하는 단계에서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이야기한다. 재배 과정의 요인을 살펴보면 벼 품종, 일조 시간, 온도, 토양, 비료 주는 양, 물 관리, 병해충, 수확 시기와 방법 등이 있으며, 그중에서 품종과 비료량,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어사진미가 경기미나 호남 평야지의 쌀보다 우수하게 평가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최고 품질 등급의 벼 품종인 삼광벼를 심었다는 것과 벼 꽃이 피는 8월 중순부터 벼가 익어가는 9월까지의 날씨가 매우 양호했다는 것 그리고 농업인들의 농토 배양 기술, 알맞은 비료 주기, 적기 병해충 방제와 벼 베기가 어우러져 이룬 결과이다. 또한 횡성군 관내 농협인 횡성농협, 동횡성농협, 안흥농협, 둔내농협, 공근농협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세운 “횡성어사품조합공동사업법인”의 벼 수매, 건조, 저장 그리고 도정 기술이 더해졌다.
이중에서 쌀 품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요인은 품질 좋은 벼 품종을 재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횡성쌀 어사진미의 벼 품종이 대안벼에서 삼광벼로 바뀐 것은 2013년이다. 우리나라는 가난과 배고픔을 벗어나기 위해 벼 우량 품종 육종과 재배 기술 개발사업을 1960년대부터 시작하여 현재는 세계 최고의 품종 육종 기술과 벼 재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케냐, 가나 등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 23개국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벼 재배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삼광벼는 세계 최고의 벼 품종 육성기관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2004년에 개발을 완료한 최고 품질 등급의 벼 품종이다. 2012년 이전까지 횡성군 벼 품종은 대안벼였는데, 대안벼의 키는 76㎝로 작아 소 먹이용 볏짚량이 적고, 벼 생산량도 단보당 511㎏으로 많지 않아 소득이 적다는 농업인의 의견이 많았다.

이에 횡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2007년부터 대안벼를 대체할 벼 품종 발굴에 나섰다. 중만생종이면서 최고 품질 쌀 품종을 대상으로 벼 품종 비교포를 농업기술센터 시험포장과 횡성읍, 우천면 등에 설치하여 운영한 결과 2011년 삼광벼를 최종 선발하였다. 선발된 자료를 바탕으로 2012년 횡성군청 농정과에서 쌀 전업농, 농업경영인 등이 참여한 “횡성군 벼 품종 갱신위원회”를 개최하여 횡성쌀 어사진미의 품종을 대안벼에서 삼광벼로 갱신하기로 결정하고, 2013년부터 3년에 걸쳐 바꾸기로 하였다.
삼광벼로 벼 품종이 바뀌면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삼광벼를 재배해 본 농업인이 적었고, 삼광벼는 대안벼보다 키가 12㎝ 커서 쓰러짐에 약하다는 것, 그리고 일시에 많은 양의 종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삼광벼에 비료를 많이 주면 쓰러진다”는 삼광벼 품종의 특성을 알리는 새해농업인실용교육, 현수막 게첨, 전단지 배포를 실시하였고, 토양 분석, 토양 개량제 보급, 입상 규산질 비료와 도복 방지제를 공급하여 농업인들이 삼광벼 재배 기술을 터득하도록 하였다. 또한 기존 이삭거름 주는 시기를 7월 20일에서 벼의 4~5번째 마디가 자라는 시기를 지난 7월 말로 변경하여 벼가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였다. 가을 태풍이 횡성군을 지나가면 논에 벼가 쓰러진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벼가 꺾여진 마디가 4번, 5번이다. 벼 쓰러짐 정도에 강하게 만들려면 4번 마디와 5번 마디의 길이를 합쳐서 10㎝ 이하로 길러야 한다. 그래서 4, 5번 마디가 다 자란 후에 비료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삼광벼 비료 주는 시기를 7월 말로 바꾸었다.
삼광벼로 품종을 갱신한 후 횡성군의 쌀 생산단수는 2011년 476㎏이었던 것이 2018년에는 대략 10% 증가한 527㎏이었고, 이후 520㎏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농협중앙회 양곡사업부에서 매년 실시하는 쌀 품질검사에서 2014년 전국 1위, 2019년 2위, 2022년도 대표 브랜드 우수상을 차지하기도 하였으며, 홍콩·미국 등에 수출되었다.

횡성읍 마산리

두 번째로 쌀 품질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인은 기상인데, 특히 온도와 해 비치는 시간이 중요하다. 나는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의문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쌀을 생산하는 고장인 경기도 이천시와 여주시, 그리고 횡성군이 같은 위도에 걸쳐 있고 토양을 이루는 모암도 화강암으로 같지만 생산되는 쌀에 대한 인식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는 점이었다.
경기미가 남도쌀보다 좋다고 하는 것은 벼가 익어가는 시기의 온도가 알맞기 때문이다. 벼 꽃이 피어 수정이 이루어진 시점부터 수확할 때까지의 적산온도가 1,200℃가 필요한데, 일수로는 대략 55~57일이 지나야 한다. 벼 꽃은 아침 9시부터 벌어지기 시작하여 11시경에 끝나게 되며, 이때 알맞은 낮 온도는 25~30℃이고 밤 온도는 20℃인데, 횡성군에서 삼광벼가 개화하는 시기인 8월 중순경 온도가 이와 유사하다. 특히 식미에 미치는 영향은 벼 이삭이 나오는 출수기부터 수확할 때까지 전체 기간의 온도보다는 출수한 날로부터 30일까지의 평균 온도가 크게 작용한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이때의 평균 온도는 22℃가 알맞다고 한다. 그리고 등숙 기간 중 해 비치는 시간이 부족하면 벼 알이 충실하게 여물지 못하고 단백질 함량이 많아져 밥맛이 저하된다. 해에 따라 쌀의 품질은 달라지는데, 가을에 비가 적게 오고 일조시간이 많은 해에 생산된 쌀이 훨씬 맛있다. 즉 8월 말부터 9월까지 낮에는 해가 쨍쨍 비추게 되면 벼의 영양분을 만드는 광합성량이 늘어나고, 광합성 산물이 전류하여 저장하는 밤에는 온도가 낮아지면 저장되는 양도 많아진다. 만약 밤 온도가 높으면 벼의 호흡량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 호흡을 하기 위해서는 광합성에서 만든 영양분을 에너지 원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벼가 익어가는 가을 밤의 온도가 높게 되면 벼가 충실하게 익지 못해 품질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이런 원인으로 오랜 옛날부터 경기미가 타 지역산보다 좋은 쌀로 평가받아 왔다.
세 번째는 쌀의 단백질 함량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쌀에서 군내가 난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군내의 원인은 쌀에 함유된 단백질이 변질하면서 나는 냄새를 말한다. 그리고 좋은 술을 빚기 위해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거나 수십 번까지 도정하는 이유는 단백질 함량을 줄이기 위해 실시한다. 쌀 외부에 주로 분포되어 있는 단백질은 사람에게 필수 영양소이지만, 쌀에 있어서는 함량이 적을수록 맛있는 쌀로 평가된다. 이 단백질 함량은 비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벼농사에서 비료를 적게 시비하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에서는 어사진미 품질 관리를 위해 매년 수확 전 단백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질소질 비료 감축에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쌀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이 있는데 각각의 요인들마다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삼광벼 이후의 품종을 선발하기 위해 삼광2호 등 새로운 품종을 심어 수확한 뒤 1년간 보관하면서 쌀 품질을 평가해 오고 있는데, 아직 삼광벼를 대체할 품종은 찾지 못했지만 연구는 계속 추진할 것이다. 그리고 횡성군 벼농사에서는 벼만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볏짚까지 모두 소 먹이로 이용함에 따라 벼 생육에 반드시 필요한 규산의 함량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똥 등 퇴비 시용, 볏짚 썰어 넣기, 규산 시비 등 농토 배양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깨씨무늬병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효율적인 방제 방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올해 팔도 농협쌀 대표브랜드 평가에서 대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앞으로도 고품질 어사진미를 생산을 위해 농업인, 행정, 농협이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

곽기웅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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