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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보정(시인, 수필가, 시낭송가) |
동짓날 밤눈이 내린다
나들이 나왔던 산짐승 길이 막혀
어느 바위틈에서 새우잠을 잘 것만 같은 밤
12시가 다 되어 길에서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엄마, 사랑하는 맘 한시라도 잊으면 안 돼.”
눈방울 섞여 범벅이 되었는지
마디마디 눈물소리를 낸다
문득, 허기진 산짐승 마냥 어지러운 빈혈,
핸드폰 잡은 채
나도 눈길에 선다.
눈물의 의미를 눈물로 위로 받으려
하늘을 본다
“사랑”이란 두음절
에미 가슴 속 못을 후벼판다
사랑이 고픈 아들아,
“가슴을 펴라 더 넓게 펴라”
에미의 못은 깊이 녹슨 채로 놔두자
그래야, 오늘같이 눈오는 밤,
피돌기 되어 서로를
따뜻하게 하리라.
바로 눈앞 고속도로, 네가 나아가야 할 길
가로등 불빛을 가르며 쏟아지는 눈발은
불탄 소나무를 하얀 붕대로 감싸 듯
너와 나의 상처를...
하얗게하얗게 친친 감싸주려고
하얀 천을 내리고, 또, 내린다.
최보정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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