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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칼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한 희생양 농업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승인 2025.11.11|(328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농업 부문은 대통령이 후보 당시 공약했던 것마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농업을 홀대하는 정책이 지속될지 궁금해진다.

 

아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막판 관세 협상에 나섰던 방미단은 핵심 쟁점에서는 아직 입장이 팽팽하다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와있다며 말을 아꼈다.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의 투자·운용 방식과 수익 배분 등을 놓고 여전히 이견이 있는 상황일 것이다.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고, 그렇다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담하게 될 25%의 관세도 부담되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듯하다.

그 돌파구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미국산 콩(대두) 수입 확대이다.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구윤철 부총리가 “미국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에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릴 것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협상 과정 중이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하면서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협상 결과를 발표할 때 쌀·소고기 등의 농축산물 수입 개방은 없다고 못을 박았었다. 시민사회의 반대 등을 내세워 국내 시장 개방은 불가하다고 한 것인데, 이를 재검토한다고 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반대급부를 얻어내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지난 5월부터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 중 하나로 미국산 콩 수입을 중단함으로써 콩 가격이 하락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기반인 농민층의 지지를 잃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은 미국산 콩의 최대 수입국으로 연간 3천만 톤 이상을 구매해 왔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의 약한 고리 중 하나가 된 미국산 콩 수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을 것이다.

2019년에서 2023년 5년간 콩 식량자급률은 29%에 불과한데, 사료로 공급되는 것까지 포함하면 7.4%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콩을 전략 작물로 지정하고 자급률을 2027년 43.5%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었다. 그런데 이번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국산 콩 생산량은 2021년 11만 톤에서 2024년 15만 5천 톤으로 1.4 배 중가 했지만, 국산 콩 소비 비중은 2023년 34.3%에서 2024년 30.5%로 3.8% 감소했다. 정부의 정책으로 생산은 늘었지만, 소비 비중은 감소해 가격 하락으로 농가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산 콩 수입을 늘리는 것은 가뜩이나 취약한 콩 생산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어쨌든 이번 아펙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상황이고, 콩 문제가 이들 사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콩 수입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풀려나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쌀·소고기·사과·콩 등 품목만 바꿔가며 추가개방 가능성을 계속 언급했다는 것이다. 협상단에게는 25%의 관세를 어떻게든 낮추는 것만이 중요하고, 그 속에서 고통받을 농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 협상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지도 않는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아니면 말고’ 식으로 간을 보고 있다. 그러니 만약 시장이 개방된다면 그것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이나 보호 대책 등이 논의될 공간마저 없다.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니 그저 입 닥치고 있으란 말이다. 특히 농업 부문에서는 이번에도 희생을 강요당할 가능성이 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리티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 10명 중 8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3천 5백 달러 대미 투자 선불 요구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정부의 대응 전략으로는 원칙을 지키되 부분적 양보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조건부 협상’ 전략이 33.7%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조건부 협상’을 지지한다고 해서 이를 정부 맘대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회담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피해가 가는 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세밀히 만들어 가는 절차가 없다면 희생될 부문의 강한 저항을 맞이할 것이다. 특히 농업 부문은 대통령이 후보 당시 공약했던 것마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농업을 홀대하는 정책이 지속될지 궁금해진다.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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