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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9월 3일, 기획재정부 분리를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재정경제부로 바뀌고, 예산 기능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신설되는 기획예산처로 이관됩니다.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이 분리되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재경부와 예산처를 통합한 이후 17년 만입니다. 다시 노무현 정부 시절의 정부조직 형태로 돌아가는 셈입니다.
문재인 정부 때에는 조직개편이 없었기 때문에 이전 정부조직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검찰과 기재부가 동시에 개편되는 큰 변화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만시지탄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조직개편이 이루어졌다면, ‘기재부 독재’라는 논란과 혼란도 없었을 것입니다. 선출된 국정 최고지도자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군림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재정건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주장은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보여준 기재부의 행태로 인해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IMF 시기의 5배에 이르는 세수 감소를 초래하며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설득하는 정권에는 강하고, 무서운 정권에는 약한 관료조직은 어떤 이유로든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몇 가지 우려도 있습니다.
우선, 개편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정책 혼란과 부처 간 갈등이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힙니다. 정당성 확보, 기능 조정의 명확성, 부처 간 협력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금융이 빠진 재정경제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둘째, 대통령이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 정책조정 기능을 수행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정책조정 기능을 맡은 총리실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조정이 아니라 ‘옥상옥’에 머무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재정경제부가 공공기관 운영 기능을 통해 일정한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재정 규모는 중앙정부와 맞먹거나 그보다 클 정도이므로, 대통령의 의지가 있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셋째, 디테일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조직을 분리해도 지금처럼 모든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협의·조정 권한을 유지한다면, 결국 예산실을 예산처라는 이름으로 승격시킨 것에 불과합니다. ‘톱다운(top-down)’, 즉 ‘총액배분 자율편성’이라는 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디테일은 시행령과 업무배분 단계에서 정교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지금도 예산실은 톱다운을 해왔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스스로의 착각입니다. 부처 공무원들과 국회 모두 동의하지 않는 그들만의 주장입니다. 매년 신규예산이 1% 이하에 머무는 현실은 신규예산 편성에만 지나치게 신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효율적인 운영을 내세우며 모든 기능을 통합했던 김영삼 정부의 재정경제원이 IMF 외환위기를 불러왔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반면, 경제기획원이나 기획예산처 같은 기획부서 체제가 비효율을 초래했다는 근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국가 발전의 시기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더 많습니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이 국가의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고, 미래를 위한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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