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전국의 군 단위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에서 횡성이 탈락했습니다. 참 아쉬운 결과죠. 이번 공모에 선정된 지자체는 횡성처럼 소멸위기에 처한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7개 군이었습니다. 충북을 제외하고 광역 단위로 보면 전국에서 골고루 선정된 거죠.
이번에 선정된 7곳은 시범사업으로 앞으로 2년간 해당 지역주민들이 월 15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받게 되는데 4인 가족이라면 매월 60만 원을 지급받는 셈입니다.
특히 전남 신안과 경북 영양은 군비 전액 부담 5만 원을 더해 월 20만 원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합니다. 탈락한 횡성 주민에게는 참 부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번 신청의 경우 광역단체장의 소속 정당에 따라 신청률에 온도차가 있었다고 합니다. 기본소득이 이재명의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만큼, 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인 경기 전북 전남의 경우 인구 감소 지역 25개 군 중 23개 군이 신청해 92%의 높은 신청률을 기록한 반면, 단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시도(대구, 인천, 강원, 충북, 경북, 경남)는 총 44개 군 중 26개 군이 신청해 59%에 그쳤다고 합니다. 특히 강원과 영남 지역 국민의힘 소속 도지사들이 기본소득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던 만큼 사업을 신청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군수가 국힘 소속인 횡성군이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신청을 한 것은, 참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을 거라 봅니다.
횡성이 처한 상황 볼 때... 기본소득 문제 정쟁의 대상인가
이번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정부가 인구감소, 고령화로 인한 농어촌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사업이라고 합니다. 이 정책은 소멸 위험이 큰 농어촌 지역에 남아 지역 지킴이 역할을 해온 주민의 공익적 기여에 대한 보상이자, 소비 지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 수단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입니다.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횡성은 당연히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지역이 돼야 합니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령인구 비율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강원도의 고령인구 비율은 25.4%로, 한 해 전보다 1.4%P 증가했습니다. 시군별로는 횡성군이 36.8%로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았고, 영월군 35.8%, 평창군 35.1%, 정선군 34.9% 등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에 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정선군보다 횡성군의 고령화 비율이 더 높고 소멸 위험성도 더 크다는 것이죠.
그런데 횡성이 기본소득 공모에 탈락한 것은 왜일까요. 탈락의 뒷담화를 들어보면, 대게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는 거죠. 한 마디로 이재명 정부의 핵심 정책이라 국힘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강원도에서 소멸 위기가 가장 높은 횡성이 소멸 위기 해법을 놓고, 정쟁의 대상인 된 거죠.
기본소득 정책과 같은 정치적 논쟁은 항상 민생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횡성군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신청에 대해 침묵했던 작금의 지역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민생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유불리를 우선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심한 모습이죠.
이제는 지역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지역정치가 지역을 외면하고 지역의 소멸 위기를 방치하면 지방자치의 의미가 사라집니다. 공허한 이념과 진영논리에 매몰돼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길로 가는 것은 정말 아니죠.
이번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탈락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 지역의 소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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