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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대미협상 과정에서 서민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협상의 결과를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고 서민들에게 끼칠 영향을 분석해 지원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고 밝힌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었다. 이재명 대통령 자신이 탄핵 사유라며 버틸 것처럼 말했지만 결국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었다. 처음부터 미국이 요구했던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분할 투자하고 반대급부로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받은 것 이외에 미국의 일방적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불균등 합의였음에도,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은 합리적인 협상이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애초에 목표로 했던 통화스와프도 맺지 못했고, EU와 달리 투자 주체도 기업이 아니라 정부라서 공적자금이 투여되기 때문에 국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무엇이 최선의 결과였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협상이 마무리되었다고 하지만 반도체 관세가 합의된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이 시장을 100% 개방하기로 했다는 등 미국 상무장관의 발언 등을 볼 때 정부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아직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가 정리된 설명자료인 ‘조인트 팩트시트’가 완성되지 않아 전체를 알 수 없지만, 이번 협상이 잘못된 협상이라는 점은 여지가 없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대 성과라며 이재명 정부를 옹호했지만, 국민의힘은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간 굴욕 외교라고 비판하며,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 비준 동의를 받으려면 국내 산업 보완대책, 재원 조달 방안 등을 제출해야 해서 다시 한번 이 문제에 대해 경제·사회적으로 논의하는 틀을 가질 수 있기에 필요한 절차로 보인다. 다만 지난 국민의힘 정부에서 대통령 권한 대행 체제였음에도 관세협상에 재빨리 응했던 점을 보면 단지 현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한 비판일 뿐 제대로 된 대책 마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쨌든 이번 협상으로 대한민국은 막대한 경제적 비용 지출은 물론 핵 추진 잠수함 건조 등을 포함한 국방비 증액으로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책임을 감수해야만 한다.
정부는 2,000억 달러를 10년간 분할 투자해야 하는데, 이는 연간 200억 달러로 대한민국이 조달할 수 있는 최대의 외환을 모두 미국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한 국내 투자 위축과 외환보유 문제에 따른 국제 신용도 등 대한민국 경제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막대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투자처 선정에서 실질적 권한을 가질 수 있다고 하지만 이조차 불투명해 막대한 공적자금을 안전장치 없이 미국에 위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조선업 부문에서의 투자 등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미국 투자는 국내 투자 감소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결국 국내 제조업 부문 고용 축소 등으로 내수 기반이 취약해지고 지역 경제가 침체되는 과정을 거쳐 지역의 소상공인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에 대한 합의도 문제다. 군사 강국, 자주국방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비용은 만만치 않다. 한미 당국 모두 동의하듯이 핵 추진 잠수함의 제도화와 건조, 그리고 전력화에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그런데 이는 대한민국의 자체적 능력보다는 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미국의 정치적 변수(선거 등을 동화 권력 지형의 변화)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미국이 요구하는 군사비 증액, 무기 구입 등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물론 이 외에도 동북아 국가 간 군비경쟁은 격화되고 군사적 긴장감은 높아질 것이고, 이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결국 이번 협상으로 기업들은 관세 인하, 미국에 직접 투자 등으로 인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반면 노동자 등 서민층이 얻을 이익은 없다. 대기업들의 대미 투자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국내 투자 감소를 불러와 중소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투자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세금을 국민적 동의 없이 기업에 지원하기 위한 법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AI 예산은 2025년 대비 3배가 늘어나는 등 기업 지원 예산은 대폭 늘어났고, 국방비도 8.2% 증액되었지만, 복지 예산은 대부분 자동 증가분에 머물렀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생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지만, 예산안에서 드러나듯이 성장을 위해 복지를 희생했다. 대미협상 과정 역시 서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필요한 건 달콤한 말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노동자·서민을 위한 정책이다. 이번 대미협상에서 이들을 위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본인이 대선 기간 내내 강조했던 정책을 생각한다면 이번 대미협상의 결과를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고 서민들에게 끼칠 영향을 분석해 지원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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