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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년의 우리네 집을 짓는 목수다”기획연재_한옥의 재발견2
이용희 기자 | 승인 2015.01.14|(0호)

[ 편집자주 ]
불과 몇 십 년 전에 있던 한옥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정자와 한옥들은 불균형한 모습으로 어색할 때가 많다. 이는 사회가 급변하며 전통건축문화가 단절되어 정체성을 잃은 한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옥을 통한 전통의 정체성에 대해 시대의 눈이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 이에 전통건축의 본질과 다양성에 대해 알아보고 분야별 전문가를 통해 전통건축의 시공에 대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 글싣는 순서 ]
1. 한옥의 문화적 가치와 재평가 | 박경철 국장(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2~9. 전통장인에게 듣는 한옥시공 | 이광복 도편수(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10. 한옥건축 지원제도의 현황 | 신치후 박사(총리실 국가한옥센터)
11. 한옥 그리고 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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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통장인에게 듣는 한옥시공

(1)우리 한옥의 이해


한 해를 넘길수록 소나무에 대한 애정은 그 높이를 키워가고 뿌리의 깊이가 더해 간다. 나무에 손을 타는 직업 때문이 아니다. 친구들의 목청높인 그리움과 귀향을 꿈꾸는 목소리가 먼 이국 타향살이에 목맨 망향의 그리움처럼, 우리네 나무와 흙을 갈구하는 목소리로 모아지기 때문이다. 강가에서 떠난 연어가 망해의 바다를 보고 회귀의 본능에 몸부림치며 귀향하는 자연의 이치 마냥 친구들 모두 한해가 더해 갈수록 나무와 흙에 대한 그리움을 키워간다.

귀향의 그곳에 있는 건 상념처럼 떠오르는 집과 자연이다. 뒷편의 작은 동산과 나무들 그리고 마당의 흙이 작은 그림처럼 그려지는 모습, 어쩌면 한 번도 그런 곳에서 살지 않은 이가 많은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곳에 살지 않은 이네들도 귀향의 상념 속에서 그리워하는 것은 집과 마당의 흙 그리고 산과 나무다. 추사 선생의 <세한도>에 나온 소나무와 집처럼 상념으로 그리워하는 그곳 소나무의 자연과 그 안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픈 것이 아마도 본능인가 보다. 그리고 상념의 그리움에 있는 그 집이 우리네 한옥이다.

한옥은 소나무로 짓는 것이 통례로 그 골격을 기본해 황토 흙으로 벽체를 치고, 지붕에 볏집 또는 흙으로 구운 기와로 구성을 갈무리한다. 사대부의 기와집만이 한옥이 아닌 내 마을의 나무와 흙으로 만든 초가삼간이 보통의 우리네 한옥인 셈이다. 그렇게 한옥은 주변의 소나무가 중심이 되고 황토와 볏집을 얽어 벽을 만들고, 볏집과 기와로 지붕을 만들었다.


▲ 전통한옥의 기법으로 지어진 강화도의 개인집 <학사제>입구 모습.


오랜 시간 소나무를 깎으며 집을 지을 때 무의식 중에 인지하던 ‘한옥구성의 기본요소 <칸>’의 이해가 정말 중요한 한옥 구성의 실체임을 느끼고 제자들에게 한옥의 조영에 있어 인식해야 할 기본이라는 말을 한다. 서양의 건축과 다른 우리네 기법은 구조목의 조합을 통해 집을 짓는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이를 가구식 구조라 하며 이는 중국을 비롯한 일본 등 아시아의 기본적인 건축 기법으로 통용된 전통 기술이다.

한옥 조영의 원리는 기둥이라는 수직의 구조재와 대들보라는 수평의 구조재를 결구함으로 만들어지는 공간이 기본단위가 돼서 집을 구성하는 것이다. 수평의 1차원적 평면과 수직의 2차원적 구성이 결합해 만들어낸 3차원적 공간이 그것으로, 우리는 이를 <칸>이라 일컫고 있다. <칸>은 거리와 넓이의 개념적 단위에 그치지 않고 3차원의 입체적 시스템과 연동돼 집을 만드는 공간구성의 핵심적 단위가 된다. 초가삼간이라함은 이렇게 구성된 3차원의 입체적 공간이 3개가 연동되어 집을 구성하는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평면으로 인식할 수 있는 한옥은 건물별 채분화로 구성된 목적성을 띤 형태다. 안채와 사랑채 뒷칸(화장실)이 목적에 따른 별채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안채는 대청과 안방, 건너방, 부엌 등의 실로 나눠져 있다. 이는 다른 건물도 세분화된 목적별 공간 구성을 하고 있어 실내를 나누고 있는 특징을 병행하고 있다. 이같이 한옥의 평면적 조영은 목적별 건물로 구성된 채분화의 큰 틀에서 건물별 실분화를 통해 사용하고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지붕의 마감형태를 통해 건물은 기와집, 너와집, 초가집 등으로 나뉘고 구조형태에 따라서 팔작지붕, 우진각지붕, 맞배지붕, 모임지붕 등으로 구분한다. 맞배지붕은 양쪽의 서까래가 마주한 형태로 삼각형을 이루며 구성된 한옥의 가장 오래된 지붕구조 형태다. 이어 우진각 지붕의 대표적인 형태는 숭례문으로 고려시대에 가장 발달한 형태 지붕가구 구조로 사용됐다. 팔작지붕은 용마루와 내림마루, 처마마루 등으로 구성된 구조로 근정전의 지붕형태를 꼽을 수 있다. 가장 발달된 지붕가구 구조인 팔작지붕은 조선시대에 주로 사용됐으며, 현대에 일반적인 신축 한옥에서 주로 사용하는 지붕 형태다.




▲ 강화도 <학사제>인근의초가 정자. 초가지붕의 선이주변 산세와 같다.

다양한 구조적 형태로 존재하는 한옥이지만 그 미적 가치는 곡선에 있다. 지붕 용마루의 곡    선과 처마선의 곡선은 뒷산의 산모양과 같은 곡선을 이루고 있어 마치 산마루의 연장선을 만들어 놓은 듯 짓는 것이 한옥의 형태다. 가장 많이 자연에 동화돼 있는 나무와 흙 등의 재료 구성은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지는 형태적 동질감으로 완성 될 때 비로서 진정한 한옥이라 일컬을 수 있다. 

배흘림의 기둥을 하고 지붕 용마루의 곡선은 뒷산의 산세와 같으며 대청마루 처마의 안쪽에서 바라다 보이는 안산(한옥이 정면한 곳에 기준이 되는 먼 산)이 이곳을 바라보는 모습은 산과 어우른 자연의 한 조각마냥 편히 보이는 곳. 이것이 우리가 살던 상념적 이상의 고향이고 조상이 살던 한옥이라 하겠다.



▲ 500년 소나무를 치목하고 가공하기 위해서 먹줄을 놓고 있는 이광복 도편수, 나무는 서울 잠실 불광사에 쓰인 대들보 목재다.



-필자 이광복(도편수)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부이사장
.창덕궁 존덕정 복원, 낙산사 빈일루 복원, 종묘 영연전서문 등 복원
.봉은사 수각, 강화 학사제, 평창 백덕제, 잠실 불광사, 화계사 동종각 등 신축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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