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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아문(如是我聞)] 새해, 횡성의 시간을 다시 묻습니다
조만회 | 승인 2026.01.19|(333호)

한 해의 시작마다 사람들은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였다고 말하지만, 그 시간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까지 깊이 묻는 일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중앙 정치의 구호는 해마다 바뀌고 정책의 이름 또한 달라지지만, 지방의 삶은 그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기보다는 여전히 무거운 현실 속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해가 밝았다고 하여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여러 해를 거치며 경험해 왔습니다.

횡성이 당면한 현실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마주한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는 인구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말은 더 이상 먼 이야기나 통계 속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을 곳곳에서, 학교와 시장에서,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확인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횡성군 또한 이 흐름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습니다. 출생아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젊은 세대는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며, 남아 있는 주민들은 고령화라는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인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지역의 소비 기반이 약화되고, 지역경제가 위축되며, 행정과 복지의 지속 가능성마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장터의 빈 점포가 늘어나는 것은 개별 상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고, 학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줄어드는 일 또한 교육 현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지역 공동체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감당해야 할 구조적인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횡성이 직면한 인구소멸의 위기는 이미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현재’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경제의 침체 또한 이러한 흐름과 깊이 맞물려 있습니다. 농업과 축산업은 여전히 횡성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이지만, 1차 산업만으로 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하기에는 시대 환경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생산비는 오르는데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기후 변화는 농업 현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고,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정책적 구호는 반복되고 있으나 체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맞이하는 새해는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더욱이 올해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이기도 합니다. 지방선거는 단순히 행정 책임자를 교체하는 절차가 아니라, 지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의 과정입니다. 특히 횡성군수 선거는 향후 수년간 횡성군의 정책 방향과 행정 철학을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공식 비공식 여론조사의 지표로 볼 때 현재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김명기 현 군수와 장신상 전 군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명기 군수는 현직으로서 지난 임기 동안의 성과와 함께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도 평가를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장신상 전 군수는 과거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비전과 정책을 어떻게 제시하실 것인지 시험대에 오르겠죠. 나머지 출마 후보자들도 최선의 노력을 할 거라 봅니다. 주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인물 간의 단순한 대결이나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횡성의 현실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책 경쟁일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바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정책의 경쟁입니다. 인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청년 세대가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외부 인구를 유입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농업과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물론, 지역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또한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역화폐나 기본소득과 같은 정책 실험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냉정한 검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횡성이 안고 있는 과제는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업 기반이 필요하며,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프라와 인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제들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기에 더욱 장기적인 안목과 일관된 정책 추진이 요구됩니다.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공약이 제시되겠지만, 주민들도 그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 임기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갈림길에 선 횡성... 다시 한번 도약의 길 찾아야

횡성은 지금 변화와 정체의 갈림길 앞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익숙한 방식에 머무는 선택이 당장은 편안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더 큰 쇠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또한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새해를 맞아 정치인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겸손한 자세일 것입니다. 군정을 이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주민들의 삶을 낮은 자리에서 바라보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통계와 숫자 뒤에 숨은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떠올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정책은 현실과 맞닿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주민들도 지방선거를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인식하길 바랍니다.

위기는 언제나 선택을 요구하며, 그 선택은 반드시 책임으로 돌아옵니다. 새해를 맞이한 횡성이 마주한 현실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그렇다고 하여 희망까지 내려놓을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 희망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치열한 정책 논쟁과 성실한 실천 위에서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모든 정치 주체들이 횡성의 미래를 두고 진지한 정책 대결을 펼쳐주기를,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횡성이 다시 한번 도약의 길을 찾기를 기대해 봅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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