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지속성·실효성 확보가 관건… 정책 실험 넘어 구조 변화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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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일 열린 횡성군청 시무식 |
김명기 횡성군수가 1월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횡성군 정책 추진의 핵심 과제로 ‘횡성형 행복소득’, ‘통합 돌봄 체계 구축’, ‘AI 시대 대응’을 제시하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인구소멸과 지역경제 침체, 급변하는 기술 환경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군정의 방향을 ‘사람 중심’으로 명확히 한 이번 발언은 새해 횡성 군정의 성격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군수는 시무식에서 올해 군정 운영의 중심을 주민 삶의 질 향상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 연장선에서 제시된 세 가지 핵심 과제는 단순한 개별 사업이 아니라, 횡성이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첫 번째로 언급된 ‘횡성형 행복소득’은 이미 지난해부터 지역사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논쟁을 불러온 정책이다. 횡성군은 중앙정부의 기본소득 논의와 더불어 신안군의 햇빛연금, 일부 지자체의 지역형 소득 실험을 참고해, 횡성 실정에 맞는 소득 보전 모델을 구상해 왔다. 농업과 축산업 비중이 높고 고령 인구가 많은 횡성의 구조상, 안정적인 소득 기반 마련은 곧 지역 유지의 핵심 과제로 꼽혀 왔다.
행복소득 정책의 취지는 분명하다. 최소한의 소득 안정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불안을 완화하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경제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과 고령층, 소득 변동성이 큰 농가에 대한 정책적 보호막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동안 지역 언론에서도 “복지 정책을 넘어 지역 생존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평가가 이어진 바 있다.
그러나 동시에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다. 일회성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고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전제돼야 한다. 대상 선정 기준, 지급 방식, 기존 복지 제도와의 관계 설정 또한 세밀한 설계가 요구된다. 자칫하면 형평성 논란이나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책의 취지와 효과를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넓혀가는 과정이 필수적인 이유다.
두 번째 핵심 과제인 ‘통합돌봄’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횡성의 현실을 정면으로 반영한 정책이다. 현재 횡성군은 노인 인구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독거노인과 돌봄 사각지대 문제는 이미 행정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통합돌봄은 복지, 보건, 의료, 주거 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주민 개개인의 삶을 촘촘히 지원하겠다는 개념이다.
그동안 돌봄 서비스는 부서별, 제도별로 분절돼 운영되면서 현장에서는 혼선과 공백이 발생해 왔다. 김 군수가 강조한 통합돌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찾아가는 행정’과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할 때, 통합돌봄 체계 구축은 주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통합돌봄 역시 선언만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은 아니다. 인력 확보와 전문성 강화, 관련 기관 간 협업 구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현장 인력의 업무 부담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민간 자원과의 연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는 형식에 그칠 수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체계가 생겼다’는 말보다 ‘실제로 도움이 되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세 번째로 제시된 ‘AI 시대 대응’은 앞선 두 정책과는 결이 다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횡성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평가된다. AI와 디지털 기술의 확산은 이미 산업과 행정 전반을 바꾸고 있으며, 농업·축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스마트 농업, 데이터 기반 행정, 디지털 교육 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김 군수가 AI 대응을 핵심 과제로 언급한 것은 횡성이 변화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새로운 산업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반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언론에서도 “미래 산업에 대한 준비 없이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AI 정책 역시 막연한 구호에 머물 경우,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농촌 지역의 디지털 격차 문제, 고령층의 기술 접근성, 인프라 구축 비용 등 현실적인 제약 요인이 분명히 존재한다. AI를 ‘첨단 기술’로만 접근하기보다, 주민 생활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필요하다. 교육과 체험, 단계적 도입 없이는 정책이 현장과 괴리될 수 있다.
종합해 보면, 김 군수가 제시한 세 가지 핵심 과제는 각각 다른 영역을 다루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사람 중심’이라는 키워드로 연결된다. 소득 안정, 돌봄 강화, 미래 대응이라는 축은 인구소멸과 지역 침체라는 횡성의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방향성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실행력이다. 올해는 지방선거를 앞둔 해이기도 하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성과를 내고 주민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비전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반대로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쳐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 낸다면, 횡성 군정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정책이다. 김명기 군수가 강조한 세 가지 핵심 과제가 횡성의 현실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비판과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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