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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칼럼] 빈대 잡자고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 승인 2026.02.08|(334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민주당의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은 빈대 잡자고 초가집을 태우는, 몇몇 문제를 해결하고자 표현의 자유 전체를 억압할 수 있는 법안이다. 당연히 폐기되어야만 한다.

 

개정된 정보통신망법(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 법은 지난 12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후 국민의힘과 시민단체들의 거부권 요구에도 불구하고 12월 3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쳤고 올해 7월 시행이 확정되었다. 불법·허위·조작 정보임을 알면서도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이를 게시한 언론과 온라인 게시물 작성자를 징벌적 손해배상(최대 5배) 등으로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골자이다.
이 법에 대한 시민사회와 야당의 저항은 물론 미국 국무부도 대변인 명의 공식 입장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법 개정안을 승인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힐 만큼 파장이 크게 번지고 있다. 물론 미국은 메타나 구글 등 자국의 플랫폼 사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때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렇듯 각계의 반대에도 여당이나 정부가 이를 강행했던 이유로 드는 것은 기존 언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인터넷 등에서 무분별하게 올라오는 가짜뉴스 등이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가짜뉴스나 진실을 은폐한 언론 보도는 일상적인 삶을 파괴하기까지 하기에 규제는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다.
문제는 가짜뉴스나 불법 정보 등의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라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의 회피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계엄 준비 의혹이나 김건희의 부패 의혹 등을 가짜뉴스로 몰아 처벌하려 했다. 하지만 쿠데타 실패 이후 이는 사실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차남의 대학 편입 관련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에 대해 ‘가짜뉴스의 전형’이라며 1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냈었지만,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생각하는 개혁은 이런 권력자들의 일탈을 비판하고 사회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고, 권력자들이 생각하는 개혁은 자신들의 치부를 숨길 수 있는 언론 통제임에도 이를 동일시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힘으로 밀어붙인 것이 이번 정보통신망법의 본질이다.

이렇듯 권력자들에 대한 비판이 위축될 가능성과 별개로 더욱 우려되는 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더불어민주당의 독선이다. 이 법의 최소한 안전장치로 정치인이나 대기업 등에 대한 보도에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와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친고죄 전환의 약속도 없던 일이 돼버렸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법사위가 돌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안을 뒤집고, 위헌 논란이 일자 최종 본회의에서 수정하는 등의 문제는 얼마나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졸속으로 이 법이 처리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인식도 문제이다. 김현 과방위 민주당 간사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언론 보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언론의 보도로 인해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위축되는 건 어떻게 할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이 있듯이 정치인이나 대기업들의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자신들의 안위를 우선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말이다.

허위조작정보의 폐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또 이 문제의 해결은 필요하다. 그러나 권력자들에게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명분일 뿐이다. 가짜뉴스 등에 대한 폐해를 차단할 방안을 만들고 이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 권력은 그에 대한 의지는 없다. 언론을 자의적으로 통제한 이전의 권력이나 다른 국가들이 결국 어떤 길을 걸었는지 역사는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 법이 가진 맹점을 인정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빈대 잡자고 초가집을 태우는, 즉 몇몇 문제를 해결하고자 표현의 자유 전체를 억압할 수 있는 법안은 당연히 폐기되어야만 한다.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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