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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을 원주의 뒷마당 취급”... “원 시장 망언 사과하라”원강수 원주시장 ‘원주–횡성 통합’ 제안에 횡성 전방위 반발...군·이장연합회·번영회 일제히 규탄
조만회 | 승인 2026.02.08|(334호)
27일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원강수 원주시장의 일방적 원주-횡성 통합 제안을 규탄하는 김명기 군수와 이장연합회, 번영회.

원강수 원주시장이 원주–횡성 행정구역 통합 논의를 전격 제안하자, 횡성군과 지역 사회가 즉각적이고 강경한 반대 입장을 쏟아내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횡성군은 “군민을 무시한 일방적 망발”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이장협의회와 번영회 등 지역 대표 단체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깔린 위험한 제안”이라고 규정하며 통합 논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 하루 만에 횡성 전역에서 조직적인 반대 여론이 형성되면서, 이번 제안은 지역 간 갈등과 정치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1월 26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원주시와 횡성군의 행정구역 통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행정 효율성 제고, 정부의 통합 인센티브 등을 거론하며 “지금이 통합을 논의할 적기”라고 주장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일부 지자체에서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재점화되는 흐름 속에서, 원주시 역시 중장기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지로 통합론을 꺼내 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제안은 사전 협의는 물론, 최소한의 물밑 논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역풍을 불러왔다. 특히 지방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인접 지자체의 존립 문제를 건드린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린 무리수라는 비판이 횡성 지역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다.

횡성군은 27일 김명기 군수 명의의 공식 성명서를 통해 원강수 시장의 발언을 “절대 묵과할 수 없는 망발”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김 군수는 성명서에서 “횡성과 원주가 역사적으로 행정구역을 같이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으며, 각각 독립된 정체성과 행정체계를 유지해 온 자치단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정구역 통합은 단체장 개인의 정치적 구상이나 선거 전략의 소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단순한 유감 표명을 넘어 실질적 압박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김 군수는 원주시가 사과와 발언 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그동안 논의돼 온 원주(횡성)공항 국제공항 승격 협력, 도로망 확대,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양 지자체 간 상생 협력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통합 논의가 단순 해프닝이 아닌, 향후 지역 협력 구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사안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지역 사회의 반발 수위는 더욱 거칠다. 횡성군 이장연합회는 같은 날 발표한 규탄문에서 원주시의 태도를 “횡성을 자기들 마음대로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원주의 뒷마당쯤으로 여기는 오만함”이라고 직격했다. 이장연합회는 “옆집과 벽을 허물자면서 정작 집주인에게는 한마디 상의도 없는 게 이웃에 대한 예의냐”고 반문하며, 이번 제안이 행정 논리를 가장한 일방 통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장연합회는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의 후폭풍도 조목조목 짚었다. 군(郡) 단위 자치가 사라지면 횡성은 원주시 행정의 변두리로 전락하고, 농촌 중심의 행정 수요가 도시 민원에 밀려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농로 하나, 수로 하나 고치는 일조차 원주 아파트 단지 민원에 밀려 하세월이 될 것”이라는 표현에는 현장 행정을 책임져 온 이장들의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담겼다.

횡성군번영회 역시 긴급 입장문을 내고 원강수 시장의 제안을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터무니없는 행정행위”라고 규정했다. 번영회는 “횡성과 단 한 차례의 협의도 없이, 군민 누구의 동의도 얻지 않은 통합 제안은 황당무계할 따름”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번영회는 특히 이번 사안을 ‘행정 효율’이나 ‘미래 전략’의 문제가 아닌, ‘자존심과 주권의 문제’로 규정했다. 인구소멸 위기 속에서도 지역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지키려는 군민들의 노력과 의지를 “원주시장 한 사람의 사리사욕으로 내팽개칠 수는 없다”며, 향후 발생하는 모든 갈등과 문제의 책임은 전적으로 원강수 시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태의 공통된 쟁점은 ‘절차의 부재’와 ‘시기의 부적절성’이다. 횡성군과 지역 단체들은 통합 논의 자체를 금기시하기보다, 최소한의 존중과 협의 과정조차 생략된 채 공개 브리핑 형식으로 던져진 제안 방식에 강한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행정구역 통합이라는 초대형 이슈를 꺼내 든 것은 지역 민심을 흔들고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한 행보로 읽힐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횡성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제안이 오히려 원주–횡성 간 오랜 협력 관계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공항, 교통, 산업단지 등 실질적 협력 의제가 진전을 보여 왔던 만큼, 통합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상생의 성과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공은 원주시로 넘어갔다. 횡성군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다시 상생의 길을 걸을지, 아니면 고립의 길을 택할지는 원주시의 선택”이라고 못 박았다. 통합 논의가 ‘미래 담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실책’으로 기록될지는 원강수 시장의 후속 대응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한편 횡성 지역 사회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지역 정체성과 자치의 의미를 다시 묻고 있다. “횡성은 원주의 도구가 아니다”라는 외침이 일회성 반발에 그칠지, 아니면 향후 지방선거 국면에서 중요한 민심의 바로미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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