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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불붙은 원주·횡성 통합 논란...왜 지금이었나원강수 시장 ‘기습 제안’ 이후 여진 계속
조만회 | 승인 2026.02.21|(335호)
횡성-원주 통합 추진에 대해 규탄성명을 발표하는 횡성군의회

원강수 원주시장이 지난 1월 26일 원주·횡성 행정구역 통합을 전격 제의한 이후 한 달 넘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명기 군수와 군의회, 이장협의회 등 지역사회는 즉각 “주민 무시이자 흡수 통합 시도”라며 강력 반발했지만, 원강수 시장은 이후에도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제기된 이번 통합 제안의 배경과 이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의 본질을 짚어본다.

▲사전 협의 없이 던져진 ‘통합 제안’, 논란의 시작

논란은 원강수 원주시장이 정부와 강원특별자치도에 원주·횡성 행정통합을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행정구역 통합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두고, 당사자인 횡성군과의 사전 협의나 공론화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기습 제안’이라는 비판이 즉각 제기됐다.

횡성군은 같은 날 “논의할 가치조차 없는 사안”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고, 김명기 군수 역시 통합 제안을 “단체장 개인의 정치적 구상”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횡성군의회와 이장협의회, 번영회 등 지역사회 단체들도 잇따라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원강수 시장은 왜 ‘지금’ 통합을 꺼냈나

이번 통합 제안이 특히 논란이 된 이유는 지방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 제기됐기 때문이다. 횡성 지역에서는 이를 두고 “선거용 이슈 선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원강수 시장의 통합 제안은 △인구 감소와 성장 정체에 직면한 원주시의 돌파구 모색 △대규모 행정통합을 통한 정부 인센티브 확보 △차기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주도권 확보라는 세 가지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주시는 통합이 이뤄질 경우 공항 인프라 확충, 교통망 확대, 산업 시너지, 생활 SOC 확충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공식적으로 “광역 단위 통합에 대한 인센티브는 검토 중이나, 기초자치단체 간 통합은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상생’인가 ‘흡수’인가... 횡성의 시각

횡성군과 지역사회가 통합 제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횡성군은 역사적으로 원주시와 행정구역을 함께한 적이 없으며, 독자적인 행정체계와 지역 정체성을 유지해 온 자치단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통합 논의가 “상생이라는 포장 아래 횡성을 원주의 변두리로 편입시키려는 흡수 통합 시도”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횡성사랑위원회와 전·현직 군수 출마 예정자들은 “원주가 과거 횡성 현안에 무성의했던 전례를 볼 때, 통합 이후 횡성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군의회·이장협의회까지 가세한 전면 반발

횡성군의회의 반발은 더욱 강경하다. 군의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일방적 여론몰이”라며 통합 제안을 강력 규탄했다. 특히 “통합의 주인은 정치인이 아닌 군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주민 의사가 배제된 그 어떤 논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장협의회와 번영회 등 지역사회 단체들도 “행정통합은 지역의 존립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통합 논의 자체가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고, 선거 국면에서 불필요한 분열을 낳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논란은 계속... 원주는 ‘필요성’, 횡성은 ‘철회’ 요구

그럼에도 원강수 시장은 통합의 필요성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일부 원주지역 단체들도 “기초단체 통합에도 광역 수준의 인센티브 논의를 시작해볼 필요가 있다”며 원주시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반면 횡성군은 통합 논의 철회와 공식 사과를 거듭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동안 추진해온 원주와의 각종 협력 사업 전반을 재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통합 논의가 남긴 과제

이번 원주·횡성 통합 논란은 단순한 행정구역 논쟁을 넘어,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과 지역 자치의 본질을 다시 묻게 하고 있다. 행정통합이라는 중대한 사안이 충분한 공론화 없이 제기될 경우, 지역 간 불신과 갈등만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주민의 의사와 지역의 정체성에 있다. 통합 논의가 계속될수록, 왜 지금 이 문제가 제기됐는지에 대한 질문 역시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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