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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 전면 시행 코앞에... 연결허브 시급해초고령·소멸위기 횡성...통합돌봄센터는 ‘선택’ 아닌 ‘생존 전략
조만회 | 승인 2026.02.21|(335호)
지난해 12월 19일 김선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과 보건복지부, 중앙사회서비스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횡성군에서 진행된 '강원 농촌형 통합돌봄 지원사업 현장방문'.

의료·요양·돌봄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통합돌봄 정책이 오는 3월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다. 병원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치료 이후의 삶까지 책임지겠다는 국가적 전환이다. 그러나 초고령 농촌지역인 횡성에서 이 정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의료·간호·재활·복지를 연결하는 ‘통합돌봄센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경험한 횡성군이 이제 구조적 결단의 기로에 서 있다.

▲병원 치료 이후의 공백, 왜 통합돌봄인가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 이른바 통합돌봄 정책은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뒤 지역사회로 돌아온 이후의 삶까지 하나의 연속 과정으로 책임지겠다는 정책적 전환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장기 입원과 시설 수용을 줄이고, 고령자와 취약계층이 살던 곳에서 존엄한 노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그동안 의료는 의료대로, 요양은 요양대로, 돌봄은 돌봄대로 분절돼 운영되면서 퇴원 이후 재활과 돌봄이 끊기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통합돌봄 정책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의료·간호·재활·복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고령·소멸위기 횡성, 통합돌봄이 더 절실한 이유

통합돌봄 정책은 특히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농촌지역에서 더욱 절실하다. 의료 접근성이 낮고 돌봄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치료 이후 관리가 끊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횡성군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데다 인구 감소와 의료 인프라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소멸 위험지역이다. 중증 질환이나 수술 치료를 위해 원주·춘천 등 인근 도시 상급병원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지만, 퇴원 이후 재활과 만성질환 관리, 돌봄 연계 과정에서는 구조적인 공백이 반복돼 왔다. 특히 면 단위 고령 인구의 경우 이동 자체가 큰 장벽이 되면서 치료 이후 관리가 사실상 단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시범사업으로 확인된 ‘사람 중심 돌봄’의 가능성

이러한 현실 속에서 횡성군은 그동안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방문건강관리,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장기요양 연계, 사례관리 기반 취약노인 지원 등 다양한 돌봄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현장 중심 돌봄의 효과는 분명하게 확인됐다.
돌봄매니저는 독거노인과 취약노인을 발굴해 건강·생활·주거·정서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개인별 돌봄계획을 수립해 왔다. 돌봄활동가는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안부 확인과 생활 지원, 병원 동행, 정서적 지지를 담당하며 현장의 최전선 역할을 수행했다. 이는 행정 중심 돌봄이 아닌, 사람을 매개로 한 돌봄 전달체계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의료 공백 메운 왕진 서비스

시범사업 과정에서 특히 중요성이 확인된 분야는 왕진(방문진료) 서비스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나 퇴원 직후 회복기 환자에게 병원 방문은 큰 부담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병원 접근성 문제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상태가 악화된 이후에야 응급실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왕진 서비스는 의사와 간호 인력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진료와 건강 모니터링을 수행함으로써 이러한 의료 공백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돌봄매니저와 돌봄활동가가 대상자의 상태 변화를 조기에 포착해 왕진으로 연결하는 구조는 재입원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성과에도 불구하고 드러난 구조적 한계

그러나 시범사업은 동시에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 의료, 간호, 재활, 복지 서비스가 각기 다른 사업과 체계로 운영되다 보니 대상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돌봄활동가가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해도 의료 체계로의 연계가 지연되거나, 왕진을 통해 건강 악화가 확인돼도 재활·복지 서비스 전환이 늦어지는 사례가 반복됐다. 이는 개별 인력이나 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과 조정을 담당할 중간거점조직 부재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다.

▲통합돌봄센터, 왜 필요한가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제시되는 대안이 바로 통합돌봄센터다. 통합돌봄센터는 병원과 지역사회를 잇는 중간거점으로, 대상자 발굴부터 종합평가, 개인별 통합돌봄계획 수립, 의료·간호·재활·복지 연계, 지속적인 사례관리까지 한 흐름으로 운영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단순한 상담 창구가 아니라, 돌봄의 방향을 설계하고 서비스 흐름을 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기존 복지 조직과는 역할이 다르다.

▲횡성형 통합돌봄센터가 맡아야 할 역할

횡성형 통합돌봄센터는 기존 시범사업에서 축적된 자산을 하나로 묶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돌봄매니저, 돌봄활동가, 왕진 서비스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구조에서 벗어나, 하나의 팀 체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병원 퇴원 이후 재활과 돌봄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현장에서 발견된 문제를 즉각 의료·간호 체계로 환류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통합돌봄센터 구축의 과제

통합돌봄센터 구축은 결코 간단한 과제가 아니다. 공간 확보와 전문 인력 배치, 병원·재활기관·요양기관·복지기관 간 협약, 안정적인 예산 구조 마련이 동시에 요구된다. 무엇보다 부서 간 칸막이를 넘어선 행정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
통합돌봄은 특정 부서의 사업이 아니라, 군정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맞게 될 혼란

통합돌봄 전면 시행 시점이 다가올수록 준비된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제도 시행 이후 현장은 분절된 돌봄 체계 속에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지금 결단한다면, 횡성은 초고령 농촌지역에 적합한 통합돌봄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서의 통합돌봄센터

횡성군은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통합돌봄의 필요성을 경험했고, 사람 중심 돌봄이라는 중요한 자산도 축적해 왔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경험을 통합돌봄센터라는 구조 안에 담아내는 일이다.
통합돌봄센터 구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초고령·소멸위기 지역 횡성이 지속 가능한 지역으로 남기 위한 최소 조건에 가깝다. 준비된 전환이냐, 뒤늦은 대응이냐의 갈림길에서 횡성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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