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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
우리가 중동에서의 전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자국의 이익만을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치와 나아갈 길을 알아내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해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사살하고 확전에 나서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화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전으로 가는 양상이다. 미국은 이번 침공의 명목으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것과, 장거리 미사일의 위협 등을 내세웠다. 그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행태들-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제법을 송두리째 무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미국의 역할, 베네수엘라 침공 및 대통령 체포, 관세 전쟁 등- 때문에 미국의 이러한 언행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분위기는 매우 낮아졌다.
사실 이란에 대한 침공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의 목적이 핵무기 개발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미약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이 있기 전날 핵 협상을 중재했던 오만의 외교부 장관은 양국의 핵 협상에 중대한 돌파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에 전면 접근을 허용하는 것과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핵물질을 보유하지 않기로 합의한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당시 최초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보다 더 미국에 유리한 내용이 담긴 협상안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잠정 합의를 검토하지도 않은 채 다음날 이란에 대한 침공을 강행한 것이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번 전쟁으로 얻고자 하는 이익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방지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란 침공의 이유로 또 주장하는 건 이란 내 민주주의의 회복이다. 그러나 자국의 민주주의도 짓밟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민주주의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민간인 사망자는 이미 1천여 명을 넘고 있고, 민간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도 확대되고 있다. 자신들의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위해 수천만 명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는 그들이 이란의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란은 그간 경제제재 및 억압 통지 등으로 인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지배층의 지배력이 취약해져 왔다. 여기에 더해 우방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여념이 없고,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헤즈볼라의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이런 내·외적인 이유로 이란의 힘은 계속 약화 되었다. 이런 틈을 타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굴복을 강요하고 있다. 이 전쟁은 그들이 말한 몇 가지 이유보다는 중동 전체를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재편하고, 나아가 전 세계의 질서를 바꾸려는 시도이다.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이란은 2021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중국은 25년간 4천억 달러(약 588조 원)를 이란에 투자하기로 약속했고 이란은 중국에 석유 공급을 계속하기로 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미국 지도부가 ‘4주’의 시간을 언급한 건 단지 우연으로 봐야 할까? 만약 미국이 단기간에 승리를 확정 짓는다면 중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대로 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은 걸프전과 같이 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떠나 대한민국과 동북아 정세에 끼칠 영향도 크다. 전쟁의 결과에 따라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나, 전략적 재편을 요구받는 주한미군의 역할 등 많은 변화가 따라올 것이다. 우리가 중동에서의 전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유가 폭등과 주가 불안정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이전의 국제법이 무시되고 자국의 이익만을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치와 나아갈 길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전쟁이 하루빨리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모든 민중의 삶을 파괴한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이란에 새로운 정권이 성립되어도 그것이 이란 민중들의 이해와 일치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전쟁을 일으킨 자들을 비판하고, 전쟁을 멈추고 평화적인 길을 모색하라고 그들에게 외쳐야 할 때이다.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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