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군민대통합위원회가 마침내 출범했다. “지역사회에 내재된 갈등을 치유”하고 “각계각층의 화합과 통합을 증진”하겠다는 것이 대통합위원회를 만든 명분이다. 그러나 조직의 인적 구성 단계에서 벌써 ‘대통합위원회’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나타내 보였다.
100명의 대통합위원회 명단이 발표됐을 때, 위원회는 이미 ‘남녀 불균형’ 상태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추후 선출된 9개 읍면의 지역위원장 명단을 보면, 그것은 성별불균형을 너머 ‘여성에 대한 배제’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위원장’ 자리가 마치 ‘금녀(禁女)’의 자리라도 되는 듯 남성들은 9개의 지역위원장을 모두 차지했고, 부위원장을 포함한 18명의 임원단 중에도 단 한 명을 제외한 17명이 남성들이다. 횡성의 낙후한 성평등(性平等) 현실을 감안한다고 해도, 이것은 ‘통합’의 명분에 전혀 맞지 않는 구성이다. 게다가 명단에서는 ‘세대(世代)통합’에 대한 고려도 보이질 않는다.
대통합위원회가 다루고자 하는 ‘갈등’과 ‘통합’은 무엇인가. 거기에 ‘남녀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직업 간 갈등’ ‘이념 간의 갈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라면, 대통합위원회는 그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포괄할 수 있게끔 인적 구성부터 ‘균형’을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대통합위원회가 ‘통합’의 진정성과 의지를 드러내면서 출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반쪽짜리 구성에 불과한 지금의 대통합위원회를 보면 앞으로의 행보가 심히 걱정스럽다. 그동안 기득권을 행사해온 집단의 또 다른 ‘친목회’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더욱 아쉬운 것은 반쪽 구성의 우려를 떨치기 위해서라도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절차 속에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로이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통합위원장이 선출되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다. 공개적인 거수방식으로 진행된 통합위원장 선출과정은 하나마나한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 횡성의 현실이다. 자칫 대통합을 외형상의 한 목소리로 착각한다면 거수기역할에 불과한 많고 많은 위원회를 하나 더 하는 것에 불과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대통합위원들은 각 기관 단체의 주요 요직을 맡고 있거나 맡아왔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다수가 그런 이들로 구성되었기에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요구된다. 대통합위원들은‘뚜껑을 열어보니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에 억울해 하거나 발끈하기에 앞서 더욱 겸허한 자세와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군민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씻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진정 대통합위원회가 ‘갈등해결과 지역통합’의 중요한 역할을 해내길 희망한다. 그러면서 횡성주민들의 훌륭한 자치역량과 성숙한 시민문화를 꽃피우는 역할을 수행하길 희망한다. 그러나 출발단계의 모습은 너무도 실망스럽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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