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환경을 위해서는 적절한 비료주기가 필요하다.
곽기웅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 | 승인 2026.05.03|(340호)
곽기웅횡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kkw3047@korea.kr

나는 “60년 전인 1966년부터 현재까지 강산이 여섯 번 변하는 동안 횡성 농업은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서고에서 1970년판 제9회 횡성군 통계연보와 2024년판 제63회 횡성군 통계연보를 찾아 비교해 보았다.

주곡인 쌀의 생산 단수는 1966년에 232㎏이었으나 2024년에는 514㎏으로 222% 증가하였고, 옥수수의 단수는 102㎏에서 563㎏으로 552% 증가하였다. 특히 옥수수는 1966년 4,028㏊를 재배하여 4,121톤을 생산하였지만, 2024년에는 재배면적이 무려 3,273㏊ 감소한 755㏊에 그쳤지만 전체 생산량은 오히려 131톤 증가하였다. 그리고 콩, 감자, 배추 등 타작목의 생산 단수도 크게 증가하였는데, 그 원인으로는 품종개량, 화학비료 사용, 농약 살포, 재배기술 발전 등을 들 수 있다.

【 횡성군 주요 작물 생산 단수 및 생산량 변화】(단위 : ㎏, M/T)

특히 비료는 농업 현대화의 가장 핵심적인 동력으로 작용하였으며, 농업 학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작물 수확량 증가 요인 중 비료의 기여도를 작게는 30%, 크게는 50%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늘날의 비료 기술은 독일의 화학자인 리비히가 1840년 “최소 양분율의 법칙”을 발표하면서 크게 발전해 왔다. 이 법칙은 식물의 생장이 가장 풍부한 원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원소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비료가 되는 어떠한 성분이라도 꼭 충분히 공급해야 생산량이 증가한다는 농업인들의 인식을 확산시켜 “비료는 많이 주면 줄수록 생산량이 많아진다”는 생각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비료는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라 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음)도 늘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각종 비료

비료는 정말 좋다. 나는 몇 년 전 농업기술센터 시험 논 1,200평을 각각 600평씩 나누어 삼광벼를 재배하였다. 한쪽 600평에는 벼 표준시비량인 질소비료 14㎏을 시비하였고, 다른 600평에는 질소비료 23.2㎏을 시비하였다. 두 삼광벼 재배 시험 논에 비료 시비량만 다르게 하고 재배 방법은 동일하게 관리하였다. 가을에 삼광벼를 수확하여 쌀 생산량을 검사한 결과 질소비료 14㎏을 준 논의 쌀 생산량은 1,040㎏이었으나, 질소비료 23.2㎏을 준 논의 쌀생산량은 1,120㎏으로 14㎏을 준 논보다 80㎏의 쌀이 더 생산되었다.
그러나 밥맛을 결정하는 쌀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단백질 함량을 비교해 보면 결과는 달랐다. 단백질 함량이 6%이하인 쌀은 밥이 찰지고 부드러우며 풍미가 뛰어나지만, 7%이상이면 밥이 다소 딱딱하고 점성이 떨어지며 보온 시 군내가 난다. 질소비료 14㎏을 준 시험 논의 쌀은 단백질 함량이 5.7%이었으나, 질소비료 23.2㎏을 준 논의 쌀의 단백질 함량은 8.0%으로 품질이 크게 떨어졌다.
또한 비료를 과다하게 시비하면 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토양에 비료 염류가 집적되고, 강이나 호수의 부영향화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우리가 농사를 짓는 것은 먹고 살기 위함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경작하는 논과 밭, 산은 우리 세대만 사용하고 마는 자원이 아니다. 우리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땅에서 농사를 짓고 살다가 그 상태를 유지하여, 다음 세대에게 다시 물려주어야 한다.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양의 유기질 비료와 무기질 비료를 동시에 시용하다 보면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큰 장애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염류집적 장애라고 한다. 몇 해 전, 나이 드신 아주머니 한 분이 찾아와 비닐하우스에 봄감자를 심었는데 싹이 트지 않고, 싹이 튼 감자 포기도 이내 시들다가 누렇게 말라 죽는다며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한 비닐하우스를 방문하여 살펴보니, 중간 이랑의 감자는 거의 고사하였고 고랑에는 소금 같은 하얀 가루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고사되고 있는 감자의 잎 가장자리에는 황색 테두리가 형성되어 있었으며, 토양을 채취하여 전기전도도를 측정한 결과 8.5dS/m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참고로 감자밭의 적정 전기전도도는 1.0~2.0dS/m이다. 감자가 고사한 이유는 비닐하우스 토양에 비료가 적정치보다 약 4배 많았기 때문이었다.

비료살포

일반적으로 적정하게 비료를 살포한 밭에서는 뿌리 내부 용액의 농도가 높고 토양 용액의 농도가 낮아 삼투압 차이에 의해 양분과 수분이 흡수되지만, 반대로 비료를 과다 시비한 토양에서는 토양 용액의 농도가 더 높아져 역삼투압이 발생한다. 이 경우 작물은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뿌리 내부의 수분이 토양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즉 전기전도도가 높으면 작물 뿌리의 세포가 탈수 상태가 되어 잎이 가장자리부터 황화하기 시작하고, 심하면 말라 죽는다. 또한 뿌리의 신장이 멈추고 갈색으로 변하며, 칼슘 흡수가 억제되어 배꼽썩음병이 나타나고 기형과 발생이 많아진다. 비료를 토양에 뿌리면 토양 속의 미생물과 효소에 의해 분해된 후 토양 입자나 유기물에 흡착되어 있다가 작물이 필요로 할 때 공급된다. 토양이 비료를 붙잡아 둘 수 있는 능력을 양이온치환용량(CEC)이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10~15me/100g이 적정하다.
횡성군 토양의 모암은 화강암으로 모래 성분이 많아 양분 보유력이 약 9me/100g으로 낮아, 비료가 빗물에 쉽게 씻겨 내려가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양이온치환용량이 8me/100g인 밭에 대표적인 양이온 비료인 칼륨(가리) 비료 20개를 시비하였다면, 칼륨 이온 8개는 토양에 흡착되고 나머지 12개는 토양 용액에 녹아 있다가 작물에 흡수되거나 물과 함께 용탈되어 유실된다. 토양에 한 번 준 비료는 농업인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양분이 유실되어도 잃어버린 사실조차 알기 어렵다. 농업인들은 주로 작물의 잎 색을 보고 비료 효과와 웃거름 시기를 판단한다. 작물을 재배할 때 밑거름과 웃거름으로 나누어 시비하는 이유도 토양 속에서 비료가 오래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양분 보유력 이상으로 시비된 비료는 지하수나 빗물에 의해 용해된 후 강이나 호수로 흘러 들어가며, 수온이 상승하면 녹조가 번성하게 된다. 여름철 강이나 호수에 발생하는 녹조는 바닥에서 휴면포자 상태로 있다가 수온이 15℃ 이상으로 올라가면 발아하여 수면으로 떠 올라 증식한다. 녹조의 주요 영양원은 가정 하수, 축산 폐수, 농경지에서 유출된 질소와 인 성분이며, 이를 먹이로 급격히 번식한다.
식물이 생육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은 산소, 수소, 탄소, 질소,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 철, 망간, 붕소, 아연, 몰리브덴, 구리, 염소 등이며, 작물마다 요구량은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품질 좋은 쌀 520㎏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질소비료 7㎏만 필요하지만, 건고추 250㎏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질소비료 19㎏나 필요하다.

비료처방기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듯 작물마다 필요한 양분도 매우 다르다. 따라서 작물에 맞는 비료 종류와 시비량, 시비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아 농사를 짓고 있는 토양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그 첫걸음은 토양 검정이다. 토양 검사를 통해 부족한 비료만 공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비 방법이다.
토양 검사는 작물 재배가 끝난 한 달 후부터 다음 작물을 심기 전까지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업기술센터의 토양 검사 및 관리 기술은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이며, 검사 결과는 토양환경정보시스템 “흙토람”을 통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횡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업인이 토양 검정을 실시하면 “토양 비료 사용 처방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농가 맞춤형 비료 사용 처방기인 “비료엔”이라는 키오스크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공익직불금 대상 농가를 중심으로 3년 이상 토양 검사를 실시하여 많은 토양분석 데이터를 축적하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분석을 통해 더 많은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비료엔은 농협 경제사업장에 설치하여 비료 구매 전에 즉시 처방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해 비료 낭비를 줄이고, 농업인이 경험이 아닌 데이터 기반으로 농사를 짓도록 하였다.
과거에는 “작년에 쓰던 것 주세요”라는 방식으로 비료를 구매하던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비료엔에 지번을 입력하면 “흙토람”의 토양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맞춤형 처방서를 받아 비료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농업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처방서의 글자 크기도 확대하였고, 분석 결과를 색상으로 구분하여 가독성을 높였으며, 비료 사용량을 ‘㎏’과 ‘포’ 단위로 함께 표시하였다. 그리고 비료는 질소, 인산, 칼륨 등 주요 원자재를 대부분 해외에 의존해 생산되기 때문에 미·이란 전쟁 등과 같은 국제정세 변화와 환율변동에 따라 수급도 불안정해지고 가격도 쉽게 오른다. 비료의 과다한 사용은 농가 경영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외화 낭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작물을 키우는 일은 토양 관리에서 시작된다. 가장 이상적인 토양은 비료 성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씨앗을 파종하고, 작물 생육기에는 전기전도도 1.0~2.0dS/m를 유지하고, 수확이 끝난 후에는 다시 낮은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유지될 때 토양은 건강하다고 할 수 있으며, 작물 생산성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매년 한 번 이상 토양 검정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비료를 적정하게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곽기웅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곽기웅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