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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고 기념 촬영하고 있는 횡성 지방선거 당선인들.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횡성 정치에 적지 않은 변화를 남겼다.
군수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장신상 후보가 승리하며 군정을 탈환했다. 반면 군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 도의원 선거 역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석씩 나누어 가졌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의 군수 탈환이라는 결과로 정리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단순히 승패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민심이 던진 중요한 메시지를 놓치게 된다.
이번 선거는 공천 파동과 보수 분열, 무소속 연대의 등장, 횡성읍 중심의 정치지형 강화, 면지역 정치의 변화, 그리고 오랫동안 지역사회를 지배해 온 패거리 정치문화에 대한 군민들의 피로감이 한꺼번에 드러난 선거였다.
특히 군민들은 군수는 민주당에 맡기면서도 의회 권력은 국민의힘에 남겨두는 선택을 했다. 이는 특정 정당의 일방적 승리가 아니라 견제와 균형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선거가 횡성 정치에 남긴 의미를 분야별로 짚어본다.
▲공천 파동이 만든 선거
이번 선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거 전까지 지역 정가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김명기 군수의 공천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명기 군수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공천 발표 직후 지역사회는 크게 술렁였다.
공천 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후보 선정을 넘어 공정성과 절차에 대한 문제로 확대됐다. 지역 곳곳에서는 "왜 김명기 군수가 컷오프됐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결국 김명기 군수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시점부터 선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을 넘어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실제 선거 기간 동안 지역사회에서는 정책보다 공천 이야기가 더 많이 오갔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정치권 내부의 갈등이 선거의 중심 이슈가 된 것이다.
▲숫자가 보여준 보수 진영 분열
개표 결과는 공천 파동의 후폭풍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장신상 후보는 1만4285표를 얻어 당선됐다.
국민의힘 임광식 후보는 9264표를 얻었고 무소속 김명기 후보는 5017표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표를 단순 합산하면 장신상 후보 득표보다 불과 4표 적은 것으로 사실상 같은 수준이 된다.
물론 정치적 지지층을 단순 계산으로 합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이번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분열되지 않았다면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명기 후보 5천 표의 의미
특히 김명기 후보가 획득한 5000여 표는 단순한 개인 득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현직 군수가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얻은 표치고는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특히 우천면과 횡성읍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강한 조직력과 지지 기반을 확인했다.
이는 김명기 개인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 표출로도 해석된다.
선거 결과와 별개로 김명기 후보가 얻은 5천 표는 앞으로 횡성의 정치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향후 횡성의 각종 선거 국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승리의 배경
장신상 후보의 승리를 보수 분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민주당 역시 선거 과정에서 조직력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지방선거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권 출범 초기 기대감이 일정 부분 민주당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장신상 후보는 횡성군의 현안 해결과 군정 경험을 강조하며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보수 진영의 분열이 민주당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면, 민주당은 그 기회를 실제 표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선전과 보수 진영의 분열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였다.
▲무소속 연대가 남긴 정치적 의미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무소속 정치세력의 존재감이다.
김명기 후보는 낙선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기반을 확인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무소속 연대 움직임은 지역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단순히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불만과 지역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횡성 정치에서는 오랫동안 정당 공천 여부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정당 간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정치적 흐름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향후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정치세력이 일정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특히 지역 정당정치가 주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무소속 세력이 다시 결집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남겼다.
▲횡성읍이 결정한 선거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횡성읍이었다.
횡성읍은 인구와 유권자가 가장 많이 집중된 지역이다.
장신상 후보는 횡성읍에서 큰 격차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여기에 관외사전투표에서도 우위를 점하면서 전체 선거 흐름을 주도했다.
이는 단순한 지역별 득표 차이를 넘어 횡성 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면지역 조직력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인구가 횡성읍으로 집중되면서 정치적 영향력 역시 횡성읍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그러한 흐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다.
앞으로 횡성 선거에서 횡성읍 표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횡성읍 집중 현상과 정치지형 변화
횡성읍 집중 현상은 단순한 인구 문제를 넘어 정치구조 변화와도 직결된다.
현재 횡성군 인구의 상당수가 횡성읍에 거주하고 있다.
교육시설과 생활 인프라, 주거 환경이 집중되면서 젊은 세대 역시 횡성읍으로 모이고 있다.
반면 상당수 면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정치적 요구 역시 달라지게 만든다.
횡성읍은 정주여건 개선, 교육, 교통, 생활SOC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반면 면지역은 농업정책과 복지, 생활 기반 시설 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결국 앞으로 횡성 정치는 횡성읍 중심의 도시형 요구와 면지역 중심의 농촌형 요구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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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당선 확정 후 지지자들로부터 당선 축하를 받고 있는 장신상 횡성군수 당선인 |
▲면지역 정치도 달라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면지역 정치의 변화도 보여줬다.
과거에는 특정 지역이 특정 정치세력의 고정 지지기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선택이 나타났다.
어떤 지역은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고, 어떤 지역은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유권자들이 정당보다 지역 현안과 후보 경쟁력을 더욱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농촌지역 역시 정치적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정당 충성도보다 실질적인 성과와 정책을 중시하는 경향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군민들은 왜 권력을 나누어 주었나
이번 선거 결과의 핵심은 권력 분산이다.
군수는 민주당이 가져갔다.
하지만 군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됐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군민들은 한쪽에 모든 권력을 집중시키지 않았다.
민주당에게는 군정을 맡기고 국민의힘에게는 견제를 맡긴 것이다.
실제 군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일정한 지지를 확보했다.
이는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보다 지역정치의 균형을 고려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선거를 통해 군민들은 정치권에 협치를 요구한 셈이다.
▲패거리 정치문화에 대한 경고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된 또 하나의 흐름은 패거리 정치문화에 대한 피로감이다.
횡성은 오랫동안 사람 중심 정치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으로 평가받아 왔다.
정책보다 인맥, 비전보다 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지역사회가 오랫동안 후유증을 겪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과거와 다른 분위기도 감지됐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특정 인물이나 계파보다 정책과 능력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특히 젊은층과 중도층을 중심으로 정치문화 변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지역 정치권이 주목해야 할 변화다.
▲선거 후유증을 넘어야 할 시점
문제는 선거 이후다.
공천 갈등과 후보 간 경쟁은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 지역사회 곳곳에는 선거 과정에서 생긴 상처가 남아 있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책임론과 평가론이 이어지는 이유다.
그러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지역사회다.
지금 횡성이 직면한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농촌 고령화, 지역경제 침체는 어느 정당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선거 후유증에 매달릴 시간이 없다.
이제는 갈등을 봉합하고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횡성 정치의 새로운 출발선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군수 탈환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번 선거를 설명할 수는 없다.
공천 파동이 남긴 상처와 보수 진영 분열, 무소속 정치세력의 가능성, 횡성읍 중심 정치의 강화, 변화하는 면지역 정치, 패거리 정치문화에 대한 피로감, 그리고 견제와 균형을 선택한 군민들의 판단까지 함께 읽어야 한다.
결국 이번 선거는 승자와 패자만 남긴 선거가 아니다.
횡성 정치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선거였다.
군민들은 정치권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갈등보다 협력, 독주보다 견제, 편 가르기보다 통합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앞으로 4년은 그 메시지에 정치권이 얼마나 성실하게 답하느냐를 평가받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끝이 아니라 횡성 정치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군민들이 만들어낸 견제와 균형의 정치가 지역 발전과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 그 결과를 지켜볼 차례다.
조만회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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