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끝났다. 치열했던 선거는 막을 내렸고 이제 남은 것은 결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군정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검증이다. 선거 기간 횡성군민들은 수많은 약속을 들었다. 500만 관광시대, 농어촌 기본소득, 햇빛소득마을,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유입 확대 등 장신상 당선인이 내놓은 공약들은 분명 군민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선거는 비전으로 치르지만 군정은 현실로 운영하는 것이다.
최근 장 당선인이 농어촌 기본소득 공모 탈락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재도전 의지를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자체 재원 마련 방안으로 햇빛소득마을을 제시하고 좋은 정책은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과연 횡성군이 직면한 문제는 새로운 정책이 부족해서인가. 아니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정치문화 때문인가.
횡성은 오랫동안 선거가 끝나면 편이 갈리고 군정이 바뀌면 사업도 바뀌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다. 전임 군수가 추진하던 사업은 부정되고 새로운 군수는 새로운 이름의 사업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인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농어촌 기본소득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장 당선인이 제시한 햇빛소득마을은 태양광 발전 수익을 주민소득으로 연결하는 정책이다. 김명기 군정이 추진한 행복소득은 주민들의 다양한 경제활동을 통해 지역 내 소득을 확대하자는 정책이었다.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주민소득 확대와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목표는 사실상 같다.
그렇다면 군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다. 정책의 이름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나아지는지가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재원이다. 선거 기간 TV토론과 공약 발표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공약들이 제시됐지만 정작 재원 조달 방안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광객 500만 명 유치도 마찬가지다. 숫자는 누구나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횡성의 관광 인프라와 체류형 관광 기반, 민간 투자 여건을 고려할 때 500만 관광객이 지역경제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고 이를 위해 무엇을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관광객 숫자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관광객이 횡성에서 얼마나 머무르고 얼마나 소비하느냐다. 하루 들렀다 가는 관광객 500만 명보다 하룻밤 이상 머물며 지역 상권에 돈을 쓰는 관광객 100만 명이 더 큰 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관광도 양이 아니라 질의 문제다.
농어촌 기본소득 역시 마찬가지다. 기본소득은 지급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지역에 사람이 살게 만드는 수단이어야 한다. 일자리와 주거, 교육과 문화, 의료 환경 개선 없이 현금을 지급한다고 해서 인구감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장 당선인이 제시한 햇빛소득마을 역시 태양광 발전 몇 개를 설치하는 수준으로는 지속 가능한 재원을 만들기 어렵다. 신안군의 햇빛연금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태양광 시설 때문이 아니라 주민참여형 수익 구조를 수년간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민선 9기 장신상 군정은 출범과 동시에 냉정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지방소멸은 이미 현재진행형이고 지역경제 침체도 심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선거 과정에서 깊어진 지역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수습하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제다.
군민들이 원하는 것은 승자의 군정이 아니다. 횡성 전체의 군정이다. 선거 과정에서 경쟁했던 사람들까지 포용하고 전임 군정의 성과 가운데 계승할 것은 계승하며 잘못된 것은 과감히 바로잡는 성숙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민선 9기 성공 여부는 화려한 공약의 숫자가 아니라 실행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500만 관광시대도, 농어촌 기본소득도, 햇빛소득마을도 결국 군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장신상 군정이 보여줘야 할 것은 더 많은 약속이 아니라 약속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이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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