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 저변이 넓어지고, 코스피는 새로운 고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도 선명합니다. 다만 묻고 싶습니다. 성장의 과실은 누가 가져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의 조세제도는 이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가.
배당소득의 민낯: 1,258만 명의 연 4만 2천 원
나라살림연구소 김진욱 연구원의 「배당소득 천분위 자료 분석」(2026.4.14)은 이 질문에 불편한 답을 내놓습니다.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배당소득 하위 70%, 약 1,258만 명의 1인당 연간 배당소득은 고작 4만 2천 원입니다. 반면 상위 0.1%, 약 1만 7천 명의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7억 9,500만 원에 달했고, 이들이 가져간 배당소득은 전체의 46%에 이릅니다. 이 숫자들은 일시적 현상이 아닙니다. 2014년에도 상위 0.1%의 배당소득 비중은 47.5%였습니다. 10년 동안 주식시장이 2.4배 성장하는 동안 배당소득 불평등 구조는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본시장이 성장할수록 불평등이 심화되는 구조, 그것이 현재 우리 금융소득 과세체계의 민낯입니다.
금투세 폐지, 그리고 분리과세 도입: 정부 논리의 허와 실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을 자본시장 활성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수단으로 제시해왔습니다. 기업의 낮은 배당 성향이 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이며, 세 부담을 낮춰야 배당이 늘고 투자자가 유입된다는 논리입니다. 이 주장을 전부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이 논리의 핵심 전제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선, 금투세 과세 대상은 연간 금융투자소득 5천만 원 이상인 상위 0.9%에 불과합니다. 즉, 금투세 폐지의 실질적 수혜자는 대다수 개미투자자가 아니라 소수의 고액 투자자입니다.
2025년 국회를 통과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고배당 상장기업 배당소득에 대해 2,000만 원 이하 14%, 2,000만~3억 원 20%, 3억~50억 원 25%, 50억 원 초과 30%의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이 제도는 기존 최고 45%와 비교하면 사실상 고액 배당소득자를 위한 대폭 감세입니다. 참여연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상위 0.1%를 위한 부자 감세이며, 이로 인한 배당 증대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명백히 비판합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세체계
시장이 성숙해지면 제도도 함께 성숙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논의 흐름을 보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은 계속 확대되는 반면 공평과세를 위한 제도 개선은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2020년 여야 합의로 도입된 금투세는 두 차례 유예 끝에 2025년 결국 폐지됐고, 그 자리에 분리과세라는 새로운 감세 제도가 들어섰습니다. 이런 식의 '활성화' 논리가 반복된다면 조세 정책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집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은, 자본소득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하위 70% 투자자가 연 4만 2천 원을 받는 구조에서 고액 배당소득자만 실질 세율이 낮아지는 제도는 '시장 활성화'가 아니라 불평등의 제도화입니다. 진정한 자본시장 활성화는 더 많은 국민이 그 성장의 혜택을 공정하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복지·교육·인프라 투자는 유지될 수 없습니다. 공평과세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은 없습니다. 자본시장이 커질수록, 자본소득에 대한 정상적인 과세체계로의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지금이 그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입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