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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준호 칼럼] 장윤기 수사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 승인 2026.08.02|(346호)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장윤기 부실 수사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가 경찰이나 검찰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 5월 5일 광주에서 17세 여고생 이채원 양을 살해한 장윤기에 대한 경찰의 증거 인멸과 부실 수사 의혹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의 진실은 경찰의 초동수사가 아니라 이후 진행된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건 직후 광주 광산경찰서는 장윤기를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성폭행 목적 범행이라는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증거자료들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고, 확보된 자료조차 검찰에 넘기지 않았음이 드러났으며, 경찰조직의 구조적 유착과 은폐 혐의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경찰이 이 사건의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부실 수사를 벌인 가장 큰 이유는 장윤기의 부친이 현직 경찰 신분이며, 광산경찰서에 작년 3월까지 근무한 이력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드러난 범행과, 반성이 전혀 없는 점 등만을 보더라도 장윤기의 죄질은 매우 나쁘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비판받는 건 몇몇 증거가 사라졌다는 것만이 아니다. 경찰 내부의 수사 정보가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전달된 점이 중요한데, 이는 경찰 수사가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경찰조직에서 ‘제 식구 감싸기’는 오래전부터 있어 온 관행이었다. 같은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보호하고, 내부 문제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작태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이런 기제가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 조직적 공모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경찰 특별수사팀은 담당 과장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경찰서장과 경찰청 간부들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이 사건을 형사 몇 명의 판단 착오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누구든 증거를 놓칠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지만 은폐한 건 중대한 범죄라는 점이고, 이 과정에 수많은 개입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수사가 확대되는 것이다. 이 사건의 수사는 왜 처음부터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는지, 수사자료는 왜 누락시켰는지, 수사 정보는 어떻게 장윤기의 부친에게 전달되었는지를 투명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면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욱 떨어질 것이고, 공정성은 더욱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이 국민의 관심을 더욱 끈 점은 피의자나 그 가족이 경찰조직과 연결된 사건에서 얼마만큼 공정성을 획득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대다수 국민은 이번 사건을 몇몇 경찰의 도덕적 해이만으로 보지 않고 구조적 문제로 본다. 경찰은 수사와 관련하여 막강한 힘을 가진 기관이다. 초동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사건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높은 공정성이 요구되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 사건으로 보완수사권과 관련한 검찰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수사권을 독점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여기서 멈춘다. 이 사건을 자신의 정치적 이해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역시 수많은 봐주기 수사를 벌여 왔고, 보완수사권을 그들의 이해에 맞게 이용해 왔다. 문제는 어느 한쪽이 더 수사를 잘할 수 있냐가 아니다. 문제가 생기면 다른 조직에 더 큰 힘을 실어주는 것은 ‘돌려막기’밖에 되지 않는다. 경찰이나 검찰이 공정성을 획득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민주적 통제 장치이다. 자체적인 자정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외부의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 장윤기와 진실을 은폐하려 한 경찰 라인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당연하다. 이에 더해 이 사건을 몇몇 개인의 일탈행위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봐,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국가는 만들어야 할 것이다.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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