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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6일 청일면사무소에서 열린 햇빛소득마을 주민설명회 |
마을회관 안이 술렁였다. "정부 사업이라 무조건 된다." "수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만 도장을 찍으면 된다."
최근 횡성지역 일부 마을에서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둘러싼 설명회가 이어지면서 기대와 함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주민소득을 높이겠다는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는 일부 민간업체의 과장 홍보와 맞물리며 불안감까지 낳고 있는 것이다. 횡성군도 최근 허위·과장 홍보 사례가 잇따르자 주민들에게 계약과 동의서 작성에 신중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햇빛소득마을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정책이다. 주민들이 협동조합 등을 구성해 태양광발전소를 직접 운영하고, 발전수익을 주민과 마을 공동기금으로 환원해 농촌의 새로운 소득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태양광 시설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생산의 이익을 지역 안에서 다시 나누는 '주민주도형 지역경제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존 개발 방식과 차별성을 갖는다.
횡성군도 이러한 정책 방향에 맞춰 1차 공모사업을 신청한 데 이어 2차 공모를 준비하고 있으며, 주민설명회와 상담회를 통해 사업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불안이 먼저
하지만 정책의 취지가 현장으로 내려오는 과정은 생각만큼 순탄하지 않다.
횡성군이 공개한 사례를 보면 일부 민간업체가 "우리 업체를 통하면 선정이 보장된다", "군청과 이미 협의가 끝났다", "수익은 확실하게 보장된다", "자부담은 전혀 없다"는 식의 설명으로 주민들의 계약을 유도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심지어 "공무원은 잘 모른다", "군청에 문의하지 말라"며 행정기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사례까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사업은 단순한 주민 동의만으로 추진되지 않는다.
부지 적합성은 물론 개발행위 허가, 저수지 등 관리기관 협의, 한국전력 계통연계 가능 여부, 주민 수용성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 사업이 가능하다. 군은 사업 확정 여부를 반드시 담당 부서를 통해 확인하고, 충분한 검토 없이 계약서나 동의서에 서명하지 말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가장 큰 과제는 '계통'...정부도 제도 보완 착수
현장에서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는 것은 전력계통이다.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더라도 생산한 전기를 송전망에 연결하지 못하면 사업은 사실상 추진이 어렵다. 횡성군 역시 강원지역 전력망 포화와 계통연계 제한을 사업 추진의 가장 큰 현실적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정부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에 계통 우선접속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계통이 부족한 지역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발전모델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등이 참여하는 현장지원 체계를 통해 계통연계와 인허가, 금융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도 마련하고 있다.
횡성군이 최근 개최한 햇빛소득마을 설명회 역시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한국농어촌공사 등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해 계통연계와 사업기획, 재원 조달 등을 상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홍보를 넘어 현장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체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설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
전문가들은 햇빛소득마을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태양광 기술이 아니라 주민 공동체의 역량이라고 말한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은 기술의 영역이지만, 협동조합을 20년 이상 운영하며 수익을 투명하게 배분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횡성군 역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동체 운영 역량 부족, 수익 배분 갈등, 토지 문제, 경관 훼손 민원 등이 사업을 좌초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농촌지역의 고령화로 인해 자부담과 장기 융자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적지 않은 과제로 꼽았다.
▲속도보다 신뢰가 먼저
햇빛소득마을은 단순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니다.
농촌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이익을 지역 안에서 다시 나누는 새로운 소득모델이자 지역공동체 회복사업에 가깝다. 때문에 사업의 성패는 태양광 설비의 규모보다 주민들의 신뢰와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에 달려 있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행정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허위·과장 홍보를 차단해야 하며, 정부는 계통 문제와 제도적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주민들 역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판단하고 공동체 내부의 합의를 우선해야 한다.
횡성이 햇빛소득마을의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사업을 확대하는 것보다 주민 신뢰를 먼저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 태양광 패널은 몇 달이면 설치할 수 있지만, 공동체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정부가 추진하는 햇빛소득마을 정책이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조만회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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