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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관광시대...대표 공약인데 아직 '설계도'는 없다관광객 기준도, 실행전략도 '진행형'...민선9기 핵심 공약, 이제 밑그림 그리는 단계
조만회 기자 | 승인 2026.08.13|(347호)
관광 허브 조성 사업이 추진되는 횡성호수길 포켓정원 조감도

민선9기 장신상 군정이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장 군정이 가장 먼저 내세운 군정의 핵심 비전은 '500만 관광시대'다. 관광을 횡성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횡성희망신문이 군청 관련 부서와 관광업계 등을 취재한 결과 '500만 관광시대'는 현재 정책의 방향은 제시됐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설계는 이제 시작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500만 관광객의 기준부터 단계별 추진전략, 지역경제 연계 방안까지 핵심 정책 대부분이 앞으로 구성될 관광위원회와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표 공약이 먼저 제시되고 정책의 구체적인 설계는 민선9기 출범 이후 시작되는 구조다.

▲500만 관광객은 누구를 말하는가

취재 과정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부분은 '500만 관광객'의 기준이다.

기획담당관은 생활인구 개념을 포함한 방문객 중심으로 설명했다. 반면 문화관광과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광통계를 기준으로 지난해 횡성 관광객 약 187만 명을 설명하며 500만 관광시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군청 안에서도 정책의 핵심 목표를 설명하는 기준이 다른 것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객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생활인구를 포함한 방문객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정책 목표와 추진 전략, 성과 평가 방식은 모두 달라질 수 있다.

대표 공약이라면 가장 먼저 정리돼야 할 정책의 출발점이 아직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셈이다.

▲대표 공약인데 실행전략은 이제부터 만든다

횡성군은 앞으로 약 30명 규모의 '500만 관광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9월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 관광정책 연구용역비를 편성해 중장기 관광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위원회에서는 관광정책 방향과 관광자원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하고,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마련하게 된다.

행정적으로는 정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절차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표 공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또 다른 의문도 제기된다.

군민들은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대표 공약이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실행전략과 추진계획이 이미 마련돼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현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500만 관광시대의 구체적인 정책 설계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단계다.

결국 비전은 먼저 제시됐지만 정책은 이제부터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업은 보이는데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횡성군은 횡성 관광의 방향으로 스토리텔링 관광을 제시하고 있다.

갑천 태기왕 전설과 강림 노구할머니 설화, 지역 문화유산과 자연경관 등을 관광콘텐츠로 개발하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호수길 조성과 축제 활성화, 폐탄약고 활용, 신규 관광콘텐츠 개발 등을 연계해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정책자료에는 개별 사업은 제시됐지만 이를 하나의 성장전략으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설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태기왕 스토리텔링 사업이 관광객 증가에 어떤 역할을 하고, 그것이 숙박과 음식, 전통시장 소비로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단계별 전략은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사업은 다양하지만 사업을 연결하는 전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행정은 관광을 말하고, 현장은 산업을 말한다

장신상 군정이 구상하는 관광정책의 또 다른 축은 '대규모 개발보다 횡성이 가진 자원을 활용한 관광'이다.

기획담당관은 대규모 관광시설을 새로 조성하는 방식보다 횡성이 보유한 역사와 문화, 자연자원을 발굴해 스토리텔링화하는 것이 장 군정 관광정책의 핵심 방향이라고 밝혔다.

갑천의 태기왕 전설과 강림의 노구할머니 설화, 지역 문화유산과 역사적 자원을 관광 콘텐츠로 재해석해 횡성만의 차별화된 관광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횡성의 정체성을 살리겠다는 정책 방향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그러나 관광업계가 바라보는 현실은 조금 달랐다.

지역 숙박업 관계자는 "500만 관광시대를 추진하겠다는 방향은 맞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곧바로 현실적인 고민도 털어놓았다.

"횡성을 찾은 관광객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대표 관광코스가 많지 않습니다."

"숙박시설도 오래된 곳이 많고 음식점도 관광객 눈높이에 맞추려면 시설 개선이 필요한 곳이 적지 않습니다."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게 하려면 관광콘텐츠보다 숙박과 음식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음식업 종사자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축제 때는 손님이 몰리지만 평소에는 체류형 관광객이 많지 않습니다. 관광객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기반이 함께 만들어져야 지역 상권도 살아납니다."

행정은 관광콘텐츠를 이야기하지만 현장은 관광산업의 기반을 먼저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역경제 전략은 어디에 있나

500만 관광시대의 궁극적인 목적은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정책의 본래 목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정책에서는 관광객 증가와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구체적인 전략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관광객이 늘어나면 숙박업은 얼마나 성장할 것인지, 음식업과 전통시장은 어떤 혜택을 보게 되는지, 지역 농축산물 소비는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청년 창업과 일자리는 어떤 방식으로 늘어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 부족하다.

관광정책이 지역경제 정책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관광객 숫자가 늘어나더라도 군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군민들이 궁금한 것은 '500만'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500만이 내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이다.

▲위원회가 정책을 만드는 구조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또 하나의 특징은 500만 관광위원회의 역할이다.

횡성군은 약 30명 규모의 위원회를 구성해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연구용역을 통해 세부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민관이 함께 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한 과정이다.

하지만 대표 공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또 다른 의문도 남는다.

위원회는 정책을 보완하고 자문하는 역할인지, 아니면 대표 공약의 기본 전략부터 새롭게 만드는 역할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책용역 역시 마찬가지다. 용역은 정책을 구체화하는 수단이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대표 공약의 기본 설계 자체를 용역을 통해 마련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결국 대표 공약의 준비 정도를 둘러싼 논란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횡성희망신문 팩트체크

① 500만의 기준은 명확한가

   ▶ 기획부서는 생활인구 개념을, 문화관광과는 관광객 통계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② 실행 로드맵은 마련됐는가

   ▶ 단계별 추진전략은 앞으로 정책용역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③ 정책 추진체계는 갖춰졌는가

   ▶ 약 30명 규모의 관광위원회를 새로 구성할 예정이다.

④ 지역경제 연계 전략은 제시됐는가

   ▶ 관광정책은 설명됐지만 숙박·음식·상권과 연결되는 구체적인 산업전략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⑤ 군민이 체감할 변화는 무엇인가

   ▶ 관광객 증가 목표는 제시됐지만 군민이 체감할 경제적 변화는 앞으로 정책 구체화 과정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500만'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완성도

500만 관광시대는 장신상 군정을 대표하는 핵심 공약이다.

관광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방향에도 많은 주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은 비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대표 공약일수록 목표는 명확해야 하고, 전략은 구체적이어야 하며, 실행계획은 군민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사실은 '500만 관광시대'가 실패한 정책이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군정이 내세운 가장 큰 정책이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라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500만 관광객은 누구를 의미하는가. 어떤 방식으로 500만에 도달할 것인가. 관광객은 어떻게 지역경제와 연결될 것인가. 그리고 군민들은 언제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가.

민선9기 출범 한 달. 장신상 군정의 대표 공약은 이제 비전을 넘어 정책의 완성도를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다.

조만회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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