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9기 장신상 군정이 출범하면서 가장 먼저 내세운 대표 공약은 '500만 관광시대'다.
군정의 상징이고 앞으로 4년을 평가받을 대표 정책이다.
그래서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대표 공약이라면 적어도 정책의 기본 틀은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은 기대와 거리가 있다.
관광객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관광객인지, 생활인구를 포함한 방문자인지 설명이 다르다.
목표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실행전략이다. 관광위원회를 새로 만들고 연구용역을 통해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위원회도 필요하고 용역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정책을 다듬는 과정이어야 한다. 정책을 처음부터 만드는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표 공약이라면 최소한 기본 전략과 실행 방향은 이미 준비돼 있어야 정상이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정책이 검증받아야 할 시간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관광정책의 접근 방식이다.
장 군정은 스토리텔링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횡성의 문화와 역사, 설화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자. 스토리텔링은 관광의 양념이지 주재료가 아니다.
이야기가 관광객을 부를 수는 있다. 하지만 관광객을 머물게 하는 것은 숙박이고 음식이며 쇼핑이고 체험이다. 관광객이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관광산업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태기왕 이야기만이 아니다. 태기왕을 보러 온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 이유다. 노구할머니 설화를 들으러 온 관광객이 지역 식당에서 식사하고 시장에서 장을 보고 숙박까지 하게 만드는 구조다. 관광은 이야기로 시작할 수 있지만 산업으로 완성된다.
정책의 무게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대표 공약을 추진하면서 위원회를 만들고, 용역을 하고, 전략을 논의하겠다는 설명은 어딘가 순서가 맞지 않는다. 행정은 흔히 "용역을 통해 정책을 완성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용역은 정책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행정이 책임져야 할 정책을 외부에 맡기는 순간 정책의 주인은 행정이 아니라 보고서가 된다.
더구나 위원회가 30명 규모로 확대된다고 한다. 위원 수가 많다고 정책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위원회는 정책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정책을 검증하는 곳이다.
정책의 방향은 행정이 책임지고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성과도, 실패도 책임질 수 있다.
장 군정은 관광을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택했다. 그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선택만으로 성공은 보장되지 않는다.
정책은 숫자로 평가받지 않는다. 준비 정도로 평가받는다. 비전으로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이제 군민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다. 정확한 목표, 치밀한 전략, 그리고 책임지는 실행이다.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500만 관광시대'는 군정의 대표 공약이 아니라 대표 슬로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민선9기 장신상 군정은 이제 비전을 설명할 것이 아니라 정책의 완성도를 증명해야 한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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