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갑천 출신의 김을삼 씨와 안흥 출신인 김호영 씨는 결혼 후 34년간 안흥에서 세탁소를 운영해왔다. 여섯 명의 딸을 키운 딸부자로, 지금은 세탁소보다 복분자와 토마토 농사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
안흥면의 작은도서관 <안흥 책사랑방>에 ‘동화 읽어주는 할머니’가 나타났다. 지난 1월 24일부터 시작된 <소곤소곤 이야기보따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도서관의 단골이용객인 김을삼(68) 여사가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안흥면에서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해온 김을삼 여사는 이미 2013년부터 횡성의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아동센터 등을 다니며 동화읽어주기를 해왔는데, 안흥에 ‘작은도서관’이 생긴 덕에 동네에서도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김을삼 선생님은 여섯 명의 자녀를 뒷바라지하느라, 환갑이 넘어서야 다른 일을 찾아볼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처음 시작한 활동은 횡성문화원에 다니면서 장수춤을 배우고, 횡성의 여러 요양시설을 다니며 공연을 통한 봉사에 나선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 따라 찾아갔던 횡성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동화구연자 모집’ 광고를 보고는 “내 맘에 맞아서” 2013년부터 동화구연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들을 위해 ‘배움’의 연속,
스토리텔러 2급자격도 취득
![]() |
| ▲ 아이들의 반짝반짝 하는 눈이 김 선생님에겐 가장 반가운 선물이다. |
“초등학교 선생님이 꿈이었어요. 그걸 못 이룬 나한테 (동화읽어주기가) 제일 적합한 거 같았어요.” 처음에는 특별한 교육도 받지 않고 동화를 읽어줬다고 한다. “그냥 내 방식대로 읽어주기 시작했지.” 그러나 횡성교육도서관에서 동화구연자격증반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본격적으로 ‘동화 읽어주는 법’도 배우기 시작했다.
“교육도서관 자격증반에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았어. 그 다음이 50대, 그리고 30~40대가 많고. 그래서 내가 여기서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해보니까 되더라구. 강사가 ‘왜 이걸 하러왔냐’고 묻길래, ‘부족한 거 채우러 왔다’고 했어. 강사는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스토리텔러’ 3급 시험에 응시하는 걸 권했는데, 젊은 사람들 모두 2급 자격증 시험을 보길래, 나도 그걸 봤는데, 필기, 실기시험 모두 통과하고 자격증을 땄어.”
그렇게 ‘스토리텔러’ 2급자격증까지 획득한 김을삼 선생님은 2014년에도 계속 교육도서관에 다니면서 연구작업을 이어갔다. 주로 했던 작업은 ‘동화책 읽어주기에 필요한 보조도구’를 만드는 일이다. 안흥에 작은도서관이 생기자, 김 선생님은 굳이 횡성읍의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동화책을 빌려볼 수 있게 됐는데, 김 선생님을 눈여겨 본 안흥도서관의 담당자가 ‘무급봉사 형태로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맡아줄 수 있는지’를 제안했고, 그것을 수락하면서 일은 시작됐다.
“아이들은 기다려주면 돌아와요”
| ▲ 김을삼 선생님이 직접 제작한 ‘동화구연 도구’. 아이들이 좀 더 흥미있게 동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
“요즘 애들은 워낙 부모가 책을 읽어줘서 웬만한 건 알고 있어.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그거 알아요’라고 해. 그래서 책을 읽어줄 때 성대모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애기, 그리고 짐승의 음성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계속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아이들은 책읽는 할머니에게 집중을 잘 할까.
“모이는 아이들 가운데 한명쯤은 꼭 ‘말썽꾸러기’가 있어. 그런 아이는 막 돌아다니다가도, 어느 대목에서는 재미를 느끼고 듣기도 하다가, 그러다가 또 돌아다니고. 첨에는 삐딱하게 앉아서 듣던 아이들도 그냥 뒀다가 몇 번 칭찬도 해주면 똑바로 앉아서 들어요. 기다려주면 돌아오게 돼있어요. 지금은 ‘선생님’하고 부르면서 안아 달라기도 해.”
“애들이 옛날에 비하면 엄청 많이 알고 말도 잘하고 아는 게 많아. 애들은 한번 보면 이해도 쏙쏙 잘해. 눈이 반들반들한 아이들이 날 쳐다보다가 무언가 질문을 해올 때면, 그게 너무나 기특해. 아이들에겐 어른들에 대한 예의에 대해 가르치곤 해. 요즘엔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들이 별로 없잖아.”
동화책 자체가 재밌는지를 물었더니, 김 선생님은 “이 나이에 동화책 읽어보니 엄청 신기해서 그걸 애들한테도 읽어주고 싶어. 나한테 오히려 생동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김을삼 선생님이 풀어놓은 1월의 ‘이야기보따리’에는 6살, 7살짜리 어린 아이들이 4~5명씩 찾아왔다. 그들에게는 <도깨비방망이>, <커서 뭐가 될래.>라는 선물이 주어졌다. [이창조 기자]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외협력관, 6년 전 논란을 다시 꺼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