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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호수길 중심 관광벨트·관광마을 등 청사진 공개...관광객 기준·사업별 일정과 재원은 여전히 과제
‘500만 관광시대’를 둘러싼 횡성군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왔다.
장신상 군수는 25일 횡성군청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500만 관광객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제시하고 관광개발 기본구상, 관광 경쟁력 강화, 주요 관광시설 구축 등 3단계 추진전략을 밝혔다.
횡성호수길을 관광 허브로 만들고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관광벨트를 구축한다. 올해 10개 마을을 시범 관광마을로 선정해 ‘1마을 1특화 관광콘텐츠’를 육성하고, 주민 참여형 관광과 축제 개편, 인문관광 콘텐츠 개발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500만 관광시대는 목표는 분명했지만 관광객 산정 기준과 구체적인 실행전략, 지역경제와의 연결방안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브리핑은 이에 대한 장신상 군수의 답변 성격이 강하다. ‘500만 관광시대의 설계도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군이 처음으로 목표연도와 단계별 추진 방향, 핵심사업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설계도가 나왔다고 공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는 이 설계도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2030년 500만...3단계 청사진
군이 제시한 가장 큰 변화는 500만 관광객의 목표연도를 2030년으로 못 박은 것이다.
1단계는 관광개발 기본구상을 마련하고 기존 관광자원을 보완하면서 숨은 관광자원을 발굴하는 단계다. 관광마을 육성도 함께 추진한다.
2단계에서는 관광객 편의시설을 정비·확충하고 체류형 콘텐츠를 확대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기본구상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주요 관광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부족했던 ‘큰 그림’은 어느 정도 제시된 셈이다.
문제는 중간 과정이다. 2030년이라는 최종 목표는 나왔지만 1단계와 2단계가 각각 언제까지인지, 단계별 관광객 목표는 얼마인지, 사업비는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에 나온 것은 완성된 실행계획이라기보다 관광정책의 기본 설계도에 가깝다.
▲관광의 중심은 횡성호수길
장 군수는 횡성호수길을 횡성 관광의 구심점이자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포켓정원과 포토스팟, 야간 경관조명, 전망 쉼터 등을 갖춘 호수정원을 조성하고 횡성호를 ‘힐링과 물’을 주제로 한 대표 관광자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횡성호수길을 중심으로 지역 주요 관광거점을 연결하는 ‘횡성형 관광벨트’를 구축한다. 권역별 관광코스를 만들고 여행 목적에 따른 관광상품을 개발해 1박 이상 머무는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의미가 있다. 관광객을 한 곳에 불러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곳곳으로 이동시키고 머물게 하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광벨트가 단순히 지도 위에 관광지를 선으로 연결하는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호수길에 온 관광객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에서 식사하고, 어디에서 숙박하고, 무엇을 소비할 것인지까지 연결돼야 한다. 관광지의 연결보다 관광객의 이동과 소비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관광객을 마을과 상권으로
군은 관광의 혜택을 유명 관광지에만 집중시키지 않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올해 10개 마을을 시범 관광마을로 선정하고 내년부터 ‘1마을 1특화 관광콘텐츠’를 육성한다. 향토음식과 농촌 생활문화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마을별 특화 콘텐츠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주민 참여도 강조했다. 새마을회와 주민자치회, 사회적경제조직 등과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해 주민 참여형 관광산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방향은 바람직하다. 관광객이 관광지만 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마을에 들어가 음식을 먹고 지역문화를 경험하며 지역 상품을 소비하게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관광이 지역산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마을마다 관광콘텐츠 하나를 만든다고 관광객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누가 운영할 것인지, 어떤 상품을 만들 것인지, 운영비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수익은 주민에게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까지 마련해야 한다.
▲축제도 ‘방문객 숫자’에서 벗어나야
연중 10개 축제의 체질도 바꾼다.
군은 축제마다 고유한 정체성과 독창성을 강화하고 골목과 광장 등 일상의 공간까지 축제장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킬러 콘텐츠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지역 소상공인과 연결해 축제의 경제효과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방문객 숫자가 아니다. 축제에 온 사람이 다시 횡성을 찾고, 축제를 계기로 지역 상권을 이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결국 500만 관광시대의 관광객은 ‘한 번 오는 사람’보다 ‘다시 오는 사람’이어야 한다.
▲500만 관광객, 누구를 셀 것인가
관광객 통계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기존 군 통계는 14개 관광시설을 중심으로 집계돼 실제 관광객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군은 앞으로 소규모 관광시설까지 포함하고 각 시설의 협조를 받아 관광객 데이터를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축제도 실제 관광객 비율을 조사해 통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는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500만 관광객을 어떤 기준으로 셀 것인지 군민이 알 수 있어야 한다.
방문객과 관광객은 다르고, 잠깐 머문 사람과 숙박관광객도 다르다. 단순 방문객 수를 늘리는 것과 체류형 관광객을 늘리는 것은 정책의 질이 다르다. 따라서 앞으로는 관광객 수뿐 아니라 체류시간과 숙박률, 지역 내 소비액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결국 ‘500만’보다 중요한 것은 돈의 흐름
장 군수가 이번 브리핑에서 강조한 것도 관광을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것이다.
농업과 제조업에 관광을 더해 3차 산업을 육성하고, 관광객이 머물고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관광상품권도 그 수단 가운데 하나다. 군은 관광상품권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유통 규모를 키워 지역경제 효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관광객의 숫자가 아니라 관광객의 지갑이 어디로 향하느냐다.
횡성에서 먹고, 자고, 사고, 체험하고, 지역 농축산물을 구매해야 관광이 주민 소득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앞으로 500만 관광시대의 성과는 관광객 수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숙박업 매출은 얼마나 늘었는지, 음식점과 전통시장에 관광객이 얼마나 유입됐는지, 농축산물 판매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관광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얼마나 생겼는지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군민도 관광정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다.
▲설계도는 나왔다...이제 실행계획이다
이번 브리핑으로 500만 관광시대의 큰 틀은 이전보다 분명해졌다.
2030년이라는 목표연도가 나왔고, 3단계 추진체계도 제시됐다. 횡성호수길을 중심으로 관광벨트를 만들고 관광마을을 육성하며 주민 참여와 축제 혁신, 인문관광을 추진하겠다는 방향도 나왔다.
이제 질문은 달라졌다.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로 넘어왔다. 사업별 우선순위와 연도별 일정, 필요한 예산, 국·도비 확보 방안, 민간 참여 방식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각각의 사업을 하나의 관광 흐름으로 묶어야 한다.
횡성호수길에서 시작한 관광객이 관광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마을에서 체험하고, 지역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숙박하고, 농특산물을 구매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관광객 500만 명이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
장신상 군수는 이번 브리핑에서 횡성이 농업도시와 제조업도시를 넘어 관광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관광을 통해 1·2차 산업과 3차 산업을 연결하고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설계도는 나왔다. 앞으로는 그 설계도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제대로 구현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2030년 500만 관광객이라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광객이 횡성에 머물고 소비하며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농민과 상인, 소상공인과 청년, 마을 주민의 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500만 관광시대는 군정의 구호가 아니라 횡성의 새로운 산업이 될 수 있다.
조만회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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