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관광시대’가 횡성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장신상 군정이 관광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내세운 만큼 군민의 기대도 크다. 인구가 줄고 지역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사람을 끌어들이고 그들의 소비를 지역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방향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관광객 숫자가 늘어난다고 지역경제가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횡성을 잠시 들렀다 떠난다면 지역에 남는 것은 방문객 통계뿐이다. 반대로 숙박하고, 식사하고, 시장을 찾고, 지역 농축산물을 구입한다면 관광객 한 사람의 방문이 여러 사람의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500만이라는 목표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러올 것인가보다 그들이 횡성에 얼마나 머물고, 얼마나 소비하며, 그 소비가 주민에게 얼마나 돌아가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횡성군이 관광객 통계를 새롭게 정비하겠다고 한 것은 필요한 일이다. 관광객을 어떤 기준으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진다면 정책의 출발점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기존 관광시설뿐 아니라 소규모 관광시설과 지역축제까지 살펴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겠다는 것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확한 숫자를 세는 것만으로 관광정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 다음이 더 중요하다. 누가 횡성을 찾고, 무엇을 목적으로 방문하며, 어디에서 돈을 쓰고, 얼마나 머무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관광객의 방문을 숙박과 음식, 체험과 쇼핑으로 연결할 수 있다.
관광은 관광지 하나를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횡성을 찾은 사람이 먹을 곳과 머물 곳이 있어야 하고, 보고 즐길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도 필요하다. 관광객의 발길이 특정 관광지에 머무르지 않고 읍내 상권과 전통시장, 농촌마을까지 이어져야 한다.
군이 기존 관광시설을 정비하고 소규모 관광시설을 확충한 뒤 장기적으로 대규모 관광지 조성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시설을 만드는 것과 관광산업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 시설과 콘텐츠, 사람과 상권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야 한다.
관광상품권을 활용해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으로 유도하겠다는 구상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관광객의 방문을 실제 소비로 연결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상품권 발행액이 아니라 실제 지역경제에 어떤 효과를 냈느냐이다. 50억 원대 경제 파급효과를 목표로 한다면 그 산출 근거와 성과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관광의 혜택이 일부 사업자에게만 머물러서도 안 된다. 농민과 축산농가, 소상공인, 청년 창업자, 마을 주민에게까지 관광객의 소비가 이어져야 한다. 주민이 관광시설 운영에 참여하고 지역 농축산물을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군의 구상도 결국 주민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연결될 때 의미가 있다.
관광위원회를 만들고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위원회와 용역은 정책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 군민이 알고 싶은 것은 위원회를 언제 만드는지가 아니라 언제까지 무엇을 만들고, 얼마를 투입하며, 주민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다.
500만 관광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 모든 계획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정책 자체를 평가절하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완성해 가느냐다.
무엇보다 장신상 군정은 ‘500만’이라는 숫자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500만 명이 횡성을 다녀갔다는 기록보다 500만 명의 발길이 횡성의 골목과 시장, 농촌과 상점에 무엇을 남겼는지가 더 중요하다.
관광객이 머물고, 돈을 쓰고, 지역의 상품을 사고, 그 결과 주민의 소득과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500만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있다.
반대로 관광객 숫자만 늘고 주민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500만은 행정 성과표에 남는 숫자일 뿐이다.
장신상 군정이 말하는 500만 관광시대가 진정한 성장동력이 되려면 이제 ‘사람을 많이 부르는 관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사람을 부르고, 그 사람이 머물고, 돈이 지역에 머무는 관광. 그것이 횡성이 만들어야 할 500만 관광시대의 모습이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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