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총회유감(總會遺憾)
이용희 기자
-자발성과 보편성, 비판적 사고와 합리적 의사 결정 능력...이런 ‘시민’들의 모임이 우리가 알고 있고, 바라는 ‘시민단체’다. -
최근 한 단체의 정기총회에 다녀왔다. 나름 지역에서 의미있는 위치에 있는 단체라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다. 오랜 전통과 의미있는 대내외적 활동, 회원들의 자발적 헌신으로 높이 평가받아온 단체였지만 이번 총회의 진행과정은 그동안 힘들게 쌓아 올려왔던 성과들을 무색하게 했다. 지난해 총회과정에서 불거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사리사욕을 갖고 대표자가 되려는 적절하지 않은 사람인데다가 다른 임원진을 힘들게 하는 문제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인물이기에 억지 상황을 만들어서 임원진 자리를 뺏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으로 비민주적인 절차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정당화 되어서도 안된다.
바람직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평가기준과 결정이 형평성을 잃고 임의로 적용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사퇴시킬 상황을 만드는 한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물론 단체의 정관에 따라 자진사퇴 혹은 사퇴처리해야 할 사람을 임원진으로 재선출하는 고무줄 잣대는 단체의 신뢰성을 손상시킨다. 엄격한 자기 검열을 통해 오늘의 성장을 이루어낸 단체일수록 건강함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단체를 대표하는 대표자가 되겠다는 욕심이 능력에 맞지 않는 사리사욕에 근거한 것이라면 회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다. 헌신과 자발성으로 단체를 성장시켜온 회원들에 대한 믿음의 깊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씁쓸했다.
횡성에는 시민사회단체로 불리우는 단체가 백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횡성에는 시민단체가 없다’고들 한다. 횡성군(郡)이니 시민(市民)단체가 없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우스개로 넘기는 경우도 있지만 ‘시민단체가 없다’는 말이 행정단위로서의 시민(市民)이 없어서 나온 말이 아님은 분명하다.
교과서적 의미의 ‘시민’은 민주 사회의 구성원으로 권력 창출의 주체로서 권리와 의무를 가지며,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공공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사람이다. 사회 구성원 전체를 의미하지만 자발성과 보편성, 비판적 사고와 합리적 의사 결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과 대비된다. (Basic 고교생을 위한 사회 용어사전, 2006.10.30, (주)신원문화사) 이런 ‘시민’들의 모임이 우리가 알고 있고, 바라는 ‘시민단체’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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